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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로 읽는 세상

    스펙 가려도 SKY 안 줄었다…퇴사자만 늘린 '블라인드 채용'

    공공기관이 학력, 성별, 연령 등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지만 별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신입사원 중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이른바 ‘SKY’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여성 채용 비율에 큰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퇴사하는 비율이 높아져 인사담당자의 일만 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이 같은 진단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 21일 내놓은 ‘공공기관 채용정책에 대한 연구: 블라인드 채용제도의 도입효과 분석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담겨 있다.조세연은 정부가 2017년 발표한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강제적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공공기관 중 정보 제공에 동의한 24곳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24개 기관의 제도 도입 전후를 비교 분석하고, 이들 기관과 같은 해 블라인드 채용 도입 예외를 인정받은 공공기관을 수평 비교했다. 그 결과 블라인드 채용 방식 도입으로 신입사원 개인의 특성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24개 기관의 SKY 출신 비율은 2017년 8.5% 수준으로 파악됐다. 블라인드 채용 도입 직전인 2016년 10.0%보다는 낮아졌지만 2013년 6.0%, 2015년 7.8%보다는 높았다.면접조사에 응한 A기관 채용담당자는 “블라인드 채용으로 지원자의 능력을 판별할 수 있는 정보가 많지 않다 보니 필기시험 문제 난도를 더욱 높이게 됐다”며 “그 결과 일부 기관에서는 SKY 출신 합격자 비율이 높아지고 고졸 출신이 배제되는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극명한 변화가 나타난 항목도 있다. 1년 이내 퇴사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블라인드 채용 제도가 1년 이내 퇴사자 비중을 4%포인

  • 커버스토리

    [Cover Story-블라인드 채용 빛과 그림자] 학력·스펙보다 업무적합성 중시하는 블라인드 채용

    세상에는 다양한 관점이 있다. 현상이 같아도 해석이 다른 이유다. 계층이나 자신이 처한 입장, 또는 보수적 성향이냐 진보적 성향이냐에 따라서도 견해나 해석이 달라진다. 자유를 중시하느냐 평등을 중시하느냐에 의해서도 판단이나 평가가 다르다. 가급적 인적사항이나 스펙을 보지 않고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블라인드 채용’ 역시 논란거리다. 관점에 따라서는 기회가 균등해지는 새로운 평가시스템이 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관점에선 노력의 가치를 등한시 하는 다른 형태의 ‘역차별’이 될 수도 있다.“학력·스펙 좋다고 일 잘하는 것은 아니다”블라인드 채용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내건 공약이다. 직무 연관성이 적은 스펙이나 학력, 성별, 출신지 등을 아예 취업지원서에 적지 않게함으로써 편견 없이 필요한 사람을 뽑으라는 것이 기본 취지다. 명문대 출신이냐 일반대 출신이냐, 수도권 대학 출신이냐 지방대 출신이냐로 갈라 출발선을 달리해 평가하지 말고 오로지 업무적합성만으로 평가하라는 것이다. 성별이나 업무에 연관성이 적은 스펙들도 평가 기준에 포함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성적이 좋은 명문대 출신이 반드시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건 편견이라는 것이다.이미 고용노동부는 새로 만든 공공기관 ‘표준이력서’에서 학력, 성별, 가족관계 출신지 등의 기재 항목을 삭제했으며 공공기관은 올 하반기부터 새로 만들어진 ‘표준이력서’에 기준해 입사 지원자의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대신 직무관련 교육이나 자격증 등 직무에 직접 연관성이 있는 항목의 평가를 강화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의 취지는 ‘고른 기회’가 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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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인드 채용… 학교·스펙 안 보고 인재 뽑는다는데…

    블라인드 채용은 입사 지원서에 학력과 학교, 출신지, 가족관계, 신체조건 등 인적사항과 직무 연관성이 적은 스펙을 쓰지 않게 하고 인력을 채용하는 방식이다. 상표를 가린 채 음료 등을 마시게 한 다음 해당 상표를 식별토록 하는 ‘블라인드 테스트(Blind Test)’에서 연유된 말이다.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공공부문에선 블라인드 채용을 의무화하고 민간 대기업에도 이를 시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미 고용노동부가 만든 공공기관 ‘표준이력서’는 학력, 성별, 가족관계, 출신지 등이 삭제되고 직무 관련 교육이나 자격 사항 등만을 적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서류심사, 면접 등에서 객관적으로 직무 역량만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블라인드 채용의 취지는 한마디로 ‘기회의 평등’이다. 직무와 연관성이 적은 학력, 학교, 출신 지역, 지나친 스펙에 밀려 처음부터 취업 경쟁에서 뒤처지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명분이 좋다고 결과 또한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일각에선 블라인드 채용이 ‘노력의 가치’를 무시한다고 비판한다. 좋은 학교 성적은 시간을 쪼개 열심히 공부하고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생활한 결과인데, 이를 일률적으로 무시하는 건 그런 노력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란 얘기다. 블라인드 채용으로 과연 기업이나 조직에 필요한 인재를 효율적으로 가려낼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학력이나 스펙 또한 엄연히 인재의 역량을 구성하는 요인이다. 직무와 영역에 따라서는 이런 요인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뭘 갖고 어떻게 뽑느냐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인간은 만물의 척도’라고 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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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블라인드 채용 빛과 그림자] 민간기업도 '블라인드 채용' 실험 중

    최근 취업시장에 ‘블라인드 채용’이 화두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력서에 학벌이나 학력, 출신지, 신체조건 등 차별적 요인은 일절 기재하지 않도록 해 공정한 채용이 이뤄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력서에 각종 스펙란을 없앤 기업들은 채용 때마다 수만 명씩 몰리는 지원자와 제조업 특성상 이공계생 채용이 많다 보니 ‘완벽한 블라인드 채용’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래서 부분적 블라인드 채용을 시행 중이다.SK, 스펙 거의 안 봐…현대차·LG도 점차 줄여SK그룹은 2015년 상반기 공채부터 파격적인 채용 실험에 나섰다. 학력과 전공, 학점 등 기본적인 정보를 제외하고는 스펙을 일절 보지 않기로 한 것. 이에 따라 입사지원서에 △외국어 성적 △정보기술(IT) 활용 능력 △해외 경험 △수상 경력 △업무 경험 △논문 내용 등을 기입하는 난을 없앴다. 다만 해외영업직이나 제약 연구분야 등 특정 직무에 한해서는 외국어 성적이나 자격증을 제시토록 했다. SK그룹 인재육성위원회 관계자는 “구성원의 문제 해결 역량 등 직무수행 능력이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경영환경 변화 등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SK는 2013년부터 오디션 방식의 스펙 초월 전형 ‘바이킹 챌린저’를 통해 전체 신입사원의 10%를 뽑아 왔다. 끼와 열정을 지닌 지원자가 스펙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경험을 15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보여주는 방식이다.SK그룹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이력서에 각종 기입란을 없애는 추세다. 현대자동차는 2011년부터 5분 자기PR을 통해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블라인드 수시채용 ‘힌트(현대 인터뷰의

  • '블라인드 채용'이 특성화고에 유리할 수 있어

    하반기 공공기관(332개)과 지방공기업(149개)의 채용 방식이 모두 ‘블라인드 채용’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은행도 이러한 정부의 일자리 정책 흐름과 맞물려 하반기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어서 이런 흐름에 대비한 채용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블라인드 채용입사 지원서에 출신 지역, 신체 조건, 학력, 가족관계 등과 같은 편견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항목을 기재하지 않고 직무와 관련된 정보를 토대로 채용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 정부의 채용 방침이 블라인드 채용으로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관심을 받고 있지만 작년부터 강조되는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기반 채용과 흐름을 같이한다.하반기 은행권 채용이 변한다하반기 은행 채용 인원이 확대된다. 상반기에 채용하지 않았던 은행들이 대거 채용에 나서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 채용과 비교해서도 많아진다. 구체적으로 국민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은 전년 동기에 비해 1.5배 정도 늘려 채용한다. 평균 300명 수준이다. KEB하나은행·농협은행·기업은행은 작년 하반기와 비슷한 인원(평균 200명 수준)을 채용할 전망이다. 다만 특성화고교만 별도의 채용으로 가져가던 흐름은 은행권의 블라인드 채용 확대와 맞물리면서 은행별로 채용 인원을 줄이거나 별도로 뽑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 국민은행·우리은행 정도가 적극적인 상황이었으나 현재의 흐름이라면 별도 채용은 ‘열린 채용’ 형태로 전환하여 다른 은행들과 비슷한 흐름이 될 것으로 본다.6대 시중은행 채용의 특징은 크게 ‘블라인드 채용 확대’와 ‘IT 인재선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각 은행별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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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력·학벌 안보는 '블라인드 채용'하면 누굴 어떻게 뽑을까?

    “올해 하반기부터 공무원과 공공부문 채용 때 ‘블라인드 채용제’가 실시됐으면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공공부문 채용 방식을 바꿀 것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채용 이력서에 학벌, 학력, 출신지, 신체 조건 등 차별적 요인을 일절 적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일정 이상의 학력이나 스펙, 신체 조건을 요구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라는 단서가 붙긴 했으나 대통령의 제안이 시행될 경우 파장이 클 전망이다. 구인자들은 채용 기회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려 한다. ‘학력은 노동의 질을 나타내는 가장 신뢰성이 높은 신호다’라는 말이 있다. ‘블라인드 채용’은 자칫 열심히 공부하려는 동기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