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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글기자

    불치병 치료 가능성 높이는 인간 유전체 연구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휴먼 게놈 프로젝트)는 인간의 유전자를 완전히 해독하려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18개국 연구진이 1990년 시작해 2003년 완료했다. 당시의 기술적 한계 때문에 인간 유전체를 구성하는 약 30억 개의 DNA 중 15%는 해독하지 못했다. 이후 각국의 과학자들이 공동 연구를 거듭해 마침내 공백을 채웠다.작년 4월에는 세계 33개 연구기관 소속 114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된 텔로미어 투 텔로미어(T2T) 컨소시엄이 인간 유전체를 모두 해독한 논문 여섯 편을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양 끝에 있는 염기서열이다. T2T는 유전체 전체를 뜻한다.기존 유전체 분석에서는 DNA를 잘게 토막내 염기서열을 분석한 뒤 컴퓨터로 원래 DNA 순서를 짜 맞추는 쇼트 리드 시퀀싱 방식을 사용했다. 문제는 사람 DNA 중에는 반복되는 부분이 많아 이런 방식으로는 위치를 특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T2T 연구진은 롱 리드라는 새로운 분석법을 도입했다. DNA를 길게 잘라내 1만 개 이상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읽어 DNA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시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방식이다.과학자들은 인간 유전체의 비밀을 밝혀낸다면 유전자와 관련된 여러 질환의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사이언스는 T2T 연구 결과로 염색체 비분리로 나타나는 난임 질환과 다운증후군 등 여러 질환의 예방을 향해 한 발짝 나아갔다고 평가했다.주성현 생글기자(중국 옌타이 한국학교 12학년)

  • 과학과 놀자

    번개를 보면 '꼬마요정' 전자의 자유를 생각해보세요

    만물의 근원을 탐구하던 철학자 탈레스는 동물의 털과 호박(화석화된 송진)을 맞대고 문지르면 힘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작용의 주역은 전자의 이동이다. 호박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λεκτρον(일렉트론)에서 전자의 영어단어 electron이 유래했음은 현대인의 상식이다. 하지만 많은 상식이 그렇듯이 배경이나 근본적인 속성에 대한 이해는 막연하다.전자는 본래 물질 구성의 기본 요소인 원자 내에 존재한다. 쿨롱 힘으로 양의 전하를 띠는 원자핵에 구속되어 있다. 전자의 파동성을 고려하여 양자역학 방정식을 풀어내면 전자가 존재할 수 있는 불연속적인 상태가 구해지는데, 이를 전자궤도 혹은 오비탈이라고 한다. 원자의 성질은 전자가 들어있는, 가장 큰 궤도에 따라 정해진다. 구조가 비슷한 궤도까지 전자를 채운 원자들은 비슷하게 행동한다. 이런 개념을 확장한 것이 주기율표다.두 개 이상의 원자는 전자를 공유함으로써 화학 결합을 형성한다. 20세기 초반 GE에 근무하던 물리학자 랭뮤어가 화학자 루이스와 ‘원자가 이론’을 제안하면서 주기율표의 원소들이 화학 결합을 형성하는 방식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분자 수준에서 생명 현상을 연구하는 분자생물학이 시작되고 DNA 구조가 분석될 수 있었다. 열·에너지로 인해 원자핵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자유전자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정 구조에서 수많은 원자를 아우르는 전자궤도의 중첩 상태 같은 것이 생기는 것을 양자역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것을 에너지 밴드라고 부른다. 구리나 은과 같이 전기를 잘 통하는 도체는 밴드 내부에 자유로운 전자가 많이 있다. 부도

  • 과학과 놀자

    샤르팡티에·다우드나 교수에게 노벨화학상 안긴 유전자 가위 기술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한 공로로 스웨덴 우메오대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교수와 미국 UC버클리의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가 2020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세균이 바이러스를 물리치기 위한 생물학적 과정을 이용하여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거나 유전자 서열을 바꾸는 데 이용 가능하며, 더 나아가 치료할 수 없다고 알려진 사람의 유전질환에 대한 치료의 가능성을 열었다.인류는 생물이 가지고 있는 유전적 특성을 우리에게 유용한 방향으로 이용해왔다. 가장 오래된 방식이 품종 개량이라고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주식인 쌀은 야생 벼 품종으로부터 품종 개량을 거쳐 좀 더 맛이 좋고 알곡이 많이 열리도록 개량되었다. 벼와 같은 곡류 외에도 야채, 과일과 가축 등도 오랜 품종 개량을 거쳐왔다. 생명과학은 지난 세기 동안 DNA의 구조 발견, 핵산의 염기서열 결정,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 결정, 유전자 발현 과정의 규명 등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 과정에서 얻은 생명과학 지식은 인류가 직접 생물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이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비롯해 많은 방법이 개발되었지만, 그중 매우 간단하고 빠르게 유전자 서열을 편집하는 방법이 유전자 가위 기술이다. RNA와 CAS9 단백질 복합체로 DNA 유전자 편집유전자 가위 기술은 세균이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활용한 것이다. 세균은 자신이 과거 감염된 바이러스의 핵산 서열을 저장해 놓았다가 똑같은 서열을 가진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그 바이러스의 핵산을 잘라내 바이러스를 물리친다. 유전자 가위 기술을 ‘CRISPR 가위’ 기술이라고도 하는데 이 단어는 세

  • 과학과 놀자

    야광물질의 빛 방출은 1~2분, 철 녹스는데 수년 걸려…녹는점·끓는점·밀도처럼 '시간'도 물질의 특성을 나타낼 수 있을까

    과학이 지금까지 발전해올 수 있었던 것은 물질의 특성을 수치로 나타내는 객관적인 표현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만약 물질의 특성을 빨갛다, 파랗다, 차다, 뜨겁다 등의 주관적인 표현으로만 나타내었다면, 과학의 진보가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물질의 특성인 녹는점, 끓는점, 용해도, 밀도 등을 보면 ‘℃’, ‘g/물 100g’, ‘g/mL’ 등 여러 형태의 단위를 포함한 수치로 나타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시간과 관련이 있는 물질의 특성도 존재할까?녹는점, 용해도, 밀도, 전도도 등 물질의 특성은 어느 특정 물질이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질로서 물질의 특성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물질은 항상 그 물질로만 존재하지 않고 변한다. 또 어떤 물질이 다른 물질로 변하지는 않지만 에너지 상태가 높고 낮은 상태 사이에서 이동하기도 한다. 즉, 한 물질이 다른 물질로 변하거나 다른 상태로 변하는 일이 일어난다. 이때 그 변하는 속도가 물질마다 또 물질의 상태마다 고유하다.물질이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 ‘반감기’어떤 물질이 일정 시간 동안에 양이 변하였다면, 변화 속도는 시간과 양의 비로 나타낼 수 있다. 그러면 변화 속도는 물질의 특성을 나타내는 수치가 될 수 있을까? 물질의 수가 많으면 속도가 커진다. 즉, 양에 따라 변하는 값이므로 이는 물질의 특성을 대표할 수가 없다.그러면 조금 더 살펴보자. 이 물질이 스스로 분해하여 다른 물질로 변한다면, 이 물질의 개수는 시간에 따라 줄어드니 변화 속도는 마이너스 값을 가지고, 이 물질의 개수가 많을수록 줄어드는 양도 많다. <그림 1&g

  • 윤명철의 한국 한국인 이야기

    새 농토·풍성한 수확물 찾아 대항해 나선 한반도 남부인…1000년 동안 철기와 볍씨 쪽배에 실어 남해 건넜다

    야요이시대 사람의 생물학적 유사성일본 야요이문화를 발전시킨 이주민들의 정체는 생물학적인 성격을 분석하면 더욱 확실해진다. 유골들은 키가 크고, 얼굴이 길며, 코가 높다. 하니하라 가즈로 일본 도쿄대 교수는 몇 가지 실험을 했다. 인구 모델을 적용했더니 기원전 300년 경부터 기원후 700년까지 원주민의 비율과 도래인(진출자)의 비율은 1 대 9.6이었다. 또 두개골의 형태를 비교했더니 원주민과 이주계의 혼혈 비율이 서부 일본은 1 대 9 내지 2 대 8에 가깝고, 간토(關東) 지방은 3 대 7이었다. 1000년 동안 사람들이 대규모로 험한 바다를 건너와 정착한 것이다. 또 신라계 주민들이 주로 개척한 돗토리현의 야요이인들의 유골에서 DNA를 추출해 조사한 결과는 놀랍게도 혼슈지역 사람들은 물론이고, 현대 한국인들과 유사했다.이런 역사를 안 일본인들은 ‘내선일체론’ ‘일선동조론’ ‘동조동근론’, 즉 일본과 조선은 한 뿌리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천황의 신민인 우리는 창씨개명해야 한다며 동화정책을 폈다. 하지만 그들은 주(主)와 부(副)를 속였다. 우리가 주이고, 일본인의 원형이었다.조한(朝漢)전쟁과 한민족의 이주왜곡된 역사의 진실을 확인하는 일은 재미가 있고, 의미도 크다. 하지만 지금 더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가 있다. 왜 선조들은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넜을까? 그 동기를 알고, 신천지를 개척한 이들의 용기와 지혜를 배우는 일이다.우선 기원전 3세기 무렵부터 동아시아 세계는 대혼란기에 접어들었다. 중국 대륙은 진시황이 통일전쟁을 계속했다. 북방의 흉노가 침공하면서 숱한 유민이 생겨 동쪽으로 이주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원조선(고조선)에서는 이주민인

  • 과학과 놀자

    물질의 조합·배열 달리해 레고 쌓듯이 새 물질 만든다

    장난감 레고 빌딩블록을 떠올려보면, 기본적인 형태들이 몇 가지 존재하고 이것들의 조합과 배열로 수없이 다양한 구조물이 형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의 세계도 기본적인 단위체(편의상 앞으로 이를 빌딩블록이라 부르자)의 조합과 배열로 수없이 다양한 물질이 만들어진다.더 놀라운 것은 원자와 같은 작은 단위의 빌딩블록으로 만들어진 분자들이 다시 더 큰 구조를 구성하기 위한 하나의 빌딩블록이 되는 위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런 위계적 빌딩블록으로 자연에서는 매우 정교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물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2015년 개정 교육과정 문서에서는 물질을 구성하는 빌딩블록에 관한 내용이 여러 문장으로 제시되어 있다. 예를 들면, 통합과학 교과에서 “…생명체와 지각을 구성하는 단백질, 광물 등의 물질은 원소들 간의 규칙적인 화학 결합을 해 만들어지며, 기존 물질의 물리적 성질을 변화시켜 다양한 신소재를 개발한다…”와 같이 원자를 빌딩블록으로 하여 단백질과 광물 등의 다양한 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도록 설명한다.그리고 빌딩블록으로 구성된 다양한 물질의 사례로 규산염 사구체를 빌딩블록으로 해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광물, 탄소와 수소 원자를 빌딩블록으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탄화수소 화합물, 아미노산 및 뉴클레오티드를 빌딩블록으로 하는 단백질과 DNA를 제시하고 있다.가장 근본적인 빌딩블록은 무엇일까?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빌딩블록은 원자다. 현재까지 118개의 원자가 발견되었다. 원자들은 원자핵의 전하와 원자핵 주위의 전자가 오비탈(궤도함수)에 배치된 방식이 서로 다른데, 이러한

  • 경제 기타

    美 모더나 "임상서 전원 항체"…코로나 백신 연내 나오나

    18세기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백신 접종인 ‘종두법’을 개발하기 전까지 천연두는 치사율 30%가 넘는 감염병이었다. 제너는 소가 걸리는 ‘우두’라는 병을 앓았던 사람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우두 환자에게서 얻은 고름을 건강한 사람에게 접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 덕분에 198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천연두 종식을 선언할 수 있었다.백신이 또 한번 감염병의 위협에서 인류를 구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 1상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300억달러(약 3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코로나19 백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 간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피험자 45명 모두 항체 형성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mRNA-1273’을 성인 남녀 45명에게 투여했더니 모든 사람에게서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함께 지난 2월부터 45명의 피험자를 3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 25㎍(마이크로그램: 100만분의 1g), 100㎍, 250㎍을 약 한 달 간격으로 두 번(250㎍은 한 번) 투여했다.그 결과 25㎍과 100㎍이 투여된 모든 피험자에게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자연적으로 회복된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다. 25㎍과 100㎍을 투여받은 피험자 가운데 8명에게서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도 만들어졌다. 탈 잭스 모더나 최고의료책임자(CMO)는 “임상 1상 결과는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mRNA-1273이 25㎍ 투여로도 코로나19 감염에 의해 형성되는 만큼의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 과학과 놀자

    바이러스는 왜 변종이 발생해 치료제 개발을 어렵게할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온라인 개학, 비대면 회의 등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전례 없는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외에도 감기, 독감, 홍역, 볼거리,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등 인류를 괴롭혀온 수많은 질병을 바이러스가 일으킨다.무생물과 생물의 중간 단계인 바이러스그렇다면 바이러스란 무엇일까? 바이러스는 자신을 늘리는 목적밖에 없는 단순한 형태의 복제 기계다. 바이러스 입자는 전자현미경으로만 관찰 가능한 크기며, 단백질 등으로 구성된 껍질(캡시드)과 그 안에 있는 핵산(DNA 또는 RNA)으로 구성돼 있다. 캡시드는 핵산을 보호하고 바이러스가 침투할 숙주세포를 인식해 핵산을 세포에 주입한다. 핵산은 바이러스 증식과 관련된 여러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다. 숙주세포를 만나기 전까지 바이러스는 아무런 생명 활동을 하지 않아 무생물과 다름없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무생물과 생물의 중간 단계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바이러스의 캡시드가 숙주세포와 접촉하면 바이러스는 핵산을 숙주세포 안으로 주입한다. 주입된 DNA는 바이러스 증식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단 자신이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캡시드와 핵산을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숙주세포의 생산공장을 이용한다. 숙주가 지닌 핵산복제효소를 이용해 자신의 핵산을 복제하고,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에 담긴 단백질 성분을 만들기 위해 숙주의 단백질 생산기구를 이용한다. 단지 공장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숙주가 갖고 있던 자원도 아낌없이 쓴다. 감염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새롭게 만들어진 바이러스들로 숙주세포 내부가 가득해지고, 곧이어 바이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