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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양 기타

    조용함 속에서 피어나는 뜨거운 감동

    《소리를 삼킨 소년》은 제10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품이다. 《박상률의 청소년문학 하다》에 ‘청소년소설에 반드시 청소년이 나와야 하는 건 아니다. 어른만 나와도 무방하다. 어른의 문제 가운데 청소년의 문제로 이어지는 소재면 충분하다’는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청소년소설 주인공의 나이 분포도는 대개 만 13세부터 18세까지다. 그래서 청소년소설을 1318소설이라고도 부른다. 참고로 국가기관인 통계청에서는 9세부터 24세까지를 청소년으로 규정한다.《소리를 삼킨 소년》의 주인공은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다. ‘중2 남학생’에서 ‘중2병, 반항, 학교폭력, 나쁜 선생님, 가출, 욕’ 얘기가 나올 거라고 짐작할지도 모르겠다. 《소리를 삼킨 소년》은 클리셰를 비켜가는 스토리로 재미와 감동을 안긴다. 주인공 이태의는 경증의 아스퍼거증후군을 앓고 있으면서 어릴 적 트라우마로 말을 하지 못하는 함묵증까지 갖고 있다. 그 대신 엄청나게 빠른 문자 보내기 솜씨로 의사소통을 한다.국어 점수가 매우 낮은 태의는 상대방이 돌려서 말하면 이해하지 못하지만 답이 명확한 수학 성적은 우수하다. 참을 수 없는 몇 가지 현상이 일어났을 때 이상반응을 보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한다. 무엇보다도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고 쌍안경으로 별을 관찰하는 취미를 갖고 있다. 살인사건을 목격하다그날도 별이 보고 싶었던 태의는 밤 9시가 넘어서 공원에 나간다. 밤 10시에 돌아오는 아버지보다 조금 일찍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분 단위까지 계산하며 별을 보다가 우연히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범인이 자리를 뜨지 않았지만 태의는 집에 갈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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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감아도 통하는 그 마음이 궁금하다

    미국의 체호프로 불리는 레이먼드 카버는 1980년대 미국 단편소설 르네상스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버는 여러 권의 시집과 소설집을 냈는데 〈대성당〉은 수십 편의 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카버의 소설들은 미니멀리즘을 대변하는 듯한 단순·적확한 문체로 미국 중산층의 불안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 각각의 작품마다 등장인물과 스토리가 다르지만 마치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 덕분에 로버트 알트만 감독은 카버의 단편소설 여러 편을 조합해 《숏 컷》이란 영화를 만들었다.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카버를 “나의 가장 소중한 문학적 스승이었으며, 가장 위대한 문학적 동반자였다”고 고백했다. 하루키는 “레이먼드 카버의 번역자이고 그의 작품을 일본에 소개했다는 점이 미국 진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밝히기도 했다. 12편의 단편소설을 담은 《대성당》의 한국 번역본은 유려한 문장가인 소설가 김연수가 맡았으니 문학적 향취를 듬뿍 느끼며 카버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1938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가난한 제재소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카버는 19세에 16세 소녀와 결혼했다. 결혼하자마자 연년생 두 아이를 낳은 아내는 한참 후에야 대학에 진학했고, 카버는 에세이〈불〉에서 가족을 부양하느라 지독하게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 번도 자전적인 것을 쓴 적은 없지만 내 작품은 대부분 나 자신에 대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소통과 단절을 그린 그의 작품은 뒤죽박죽이 된 인생 행로를 푸는 과정에서 탄생한 셈이다. 맹인에게 대성당을 설명하라1979년 두 번째 아내가 된 테스와 함께하면서 안정을 찾은 카버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