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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유욕은 자기 보존의 본능에 뿌리를 두고 있다"…역사적 사례를 근거로 평등의 실현 불가능 지적

    “사적 재산 소유권이 없으면 자유도 없고, 자유가 없으면 경제성장이 있을 수 없으며 빈곤해질 수밖에 없다.” “평등이라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가치다. 사람마다 기술, 관심, 근면함이 다르기 때문에 소유를 평등하게 만든다고 하더라도 그 평등은 곧 무너진다.”리처드 파이프스 전 하버드대 교수는 폴란드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갔다. 그는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은 왜 잘 살고, 러시아와 그의 고국인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은 왜 못 사는가에 의문을 가졌다. 이런 궁금증이 《소유와 자유》(1999년 출간)를 쓴 동기가 됐다. 그는 소유권 보장이 자유를 증진시킨다는 가설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 역사적 사례를 들어가며 사유재산 제도가 자유롭고 풍요로운 사회로 진화하는 데 결정적 요인이라는 것을 밝혀내려 했다. 그는 “소유욕은 보편적 현상으로 동물은 물론 아이와 어른, 원시인, 문명인 등 구분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다”며 “이는 자기 보존의 본능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적 소유가 인정됐던 아테네인들이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용감하게 싸울 수 있던 것도 자기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영국과 러시아를 비교하며 소유권과 자유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고찰했다. 유럽 중세 말기의 도시 발전은 사적 소유권 확립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상업과 무역을 통해 부(富)를 축적한 도시민은 왕과 귀족, 성직자들로부터 토지의 특권을 획득하고자 했다. 이들은 법 제정에 참여하고 그것을 집행할 권한을 추구했다.영국에선 16세기 튜더왕조 시절 자작농을 우대하기 위해 왕이 소유하던 대규모의 영지와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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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의 바탕은 탐욕과 착취가 아니라 신뢰다"…인류번영 이끈 시장경제 핵심 가치 명쾌하게 설명

    “자본주의를 오해하는 근본 배경에는 자유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가 ‘탐욕’에서 비롯되며 한쪽이 다른 한쪽을 ‘착취한다’는 악의적인 관념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자본주의의 바탕은 탐욕과 착취가 아니라 신뢰다. (중략) 자유시장에서의 거래는 ‘최선의 이익’을 얻기 위한 것으로, 여기서의 이익은 쌍방을 위한 것이다.”“자본주의에 대한 잘못된 견해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기를 바라지만, 실제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가장 유력한 주체는 예나 지금이나 민간 부문이다. (중략) 역사에서 늘 반복되어 왔듯이, 일자리와 자본을 창출하는 기업과 기업인을 핍박하는 것은 경제를 황폐화시키는 지름길이다.”경제잡지 포브스 발행인인 스티브 포브스는 2009년 저널리스트인 엘리자베스 아메스와 함께 쓴 《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구할 것인가(How capitalism will save us)》를 통해 사회에 만연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오해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책은 무차별적으로 공격받고 있는 자유시장경제 가치의 핵심을 명쾌한 논리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부자가 모두를 더 부유하게 만든다저자들은 이 책에서 시장경제를 피도 눈물도 없는 차가운 제도로 바라보거나 자본이 노동을 착취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급증한 현실을 개탄했다. 이와 함께 인류 번영을 이끈 자본주의를 탐욕스럽고 부도덕한 체계로 여기는 세계 지식인들의 잘못된 인식이 어디서 출발하는 것인지도 조명했다.저자들은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비판하는 지식인이 적지 않은 데는 17~18세기 유럽 중상주의자들의 고루한 관념이 남아 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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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섭받지 않는 기업인의 창의력이 사회를 풍요롭게 한다"…반(反)기업 정서에 맞서 자본주의 옹호 못하는 지식인 질책

    “모든 독재정권은 몇몇 소수 그룹을 희생양으로 삼는다. 독재권력을 요구하기 위한 정치적 정당성 차원이다. 소련에서 희생양은 부르주아 유산계급이었고, 나치 독일에서는 유대인이었다. 미국에서 그 희생양은 사업가들, 특히 대기업가들이었다.”아인 랜드(Ayn Rand·1905~1982)는 20세기 미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다. 그는 소설과 에세이 등을 통해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가 1943년에 쓴 소설 《마천루(The Fountainhead)》는 2500만 부 이상 팔렸다. “인류 발전의 원천은 인간의 자비심이 아니라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더 많은 이익을 취하려는 이기심”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간섭받지 않는 기업인의 창의력이 사회를 풍요롭게 만든다”고도 했다. 1957년 발표한 《아틀라스(Atlas Shrugged)》는 당시 미국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 가운데 2위에 올랐다. 그는 이 소설에서 좌파의 선전선동과 기업 규제로 인해 몰락해가는 도시를 묘사했다.그의 저서들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앨런 그린스펀 전 중앙은행(Fed) 의장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랜드가 시장경제 선봉역을 자임한 데는 러시아에서의 어린 시절 경험이 작용했다. 러시아 혁명으로 부친이 경영하던 약국이 국유화됐고 가족은 전 재산을 잃었다. 그는 대학에 진학했지만 공산주의의 억압과 통제를 이기지 못해 미국으로 망명했다.경쟁의 궁극적 조정자는 자본시장랜드는 “국가가 할 일은 최소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력과 사기 등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고 각종 계약을 집행하는 과제만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국가만이 도덕적으로 정당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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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주는 훌륭하다고 여기는 모든 것을 할 필요는 없다"…정치는 도덕적인 이상 추구와 다르다고 주장했죠

    “군주는 악덕을 행사하지 않았을 때 자국의 존망이 위태로워질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오명(汚名) 따위는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의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의·자비심과 종교적 경건함에 반하는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 할 수만 있다면 착하게 사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지 않아야 하지만, 필요할 경우 어떻게 악해질 수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니콜로 마키아벨리(1469~1527)가 1512년에 쓴 《군주론》에 나오는 대목이다. 이 문구들 때문에 마키아벨리는 잔인하고 야비한 권모술수의 대표적 인물이라는 ‘악명’을 얻게 됐다. ‘마키아벨리즘’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이 됐다. 이런 구절도 있다. “군주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과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두려움이어야 한다. 사람들이란 은혜를 모르고 위선적이며 이익을 탐내기 때문이다.”“권모술수의 대표” vs “자유 옹호자”《군주론》은 기존 통념 또는 도덕적 규범을 뛰어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출간 이후 거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살인적인 마키아벨리’라고 비판했다. ‘악의 교사’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는 마키아벨리의 한 측면만 보고 판단한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장 자크 루소와 바뤼흐 스피노자 등은 마키아벨리를 공화주의의 대변자이자 자유의 옹호자로 치켜세웠다.옹호론자들은 《군주론》을 집필할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 나폴리 등 지역 국가들이 중국 ‘춘추전국시대’처럼 할거하면서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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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의 힘은 유연한 자기조절능력에 있다"…소유권은 창조와 혁신의 원동력이란 점도 강조

    “시장은 불완전하지만 최상의 시스템으로, 악한 자들이 끼치는 해악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시장과 정부는 서로 불편한 관계다. 시장은 중앙집중화한 그 어떤 대안보다 경제를 더 잘 조절한다. 정부는 시장을 왜곡하다 못해 심지어 파괴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장경제가 그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존 맥밀런(1951~2007)이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할 때 쓴 《시장의 탄생(Reinventing the Bazaar)》(2003)은 시장을 통한 경제 운용이 왜 효율적인지를 여러 나라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밝히고 있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실패 사례도 추적해 무엇이, 왜 잘못됐는지를 분석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케네스 애로 교수는 이 책에 대해 “시장이 왜 성공 또는 실패하거나 남용되는지 그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고 했다.소유권은 혁신의 원동력“1990년대 초 베트남의 거의 모든 트럭이 멈춰 섰다. 옛 소련에서 수입했거나 소련 기술로 제조된 트럭들이었다. 소련이 무너지면서 필요한 부품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라 전체에 운송 대란이 일어났고, 다급해진 베트남 정부는 운전기사들에게 트럭 소유권을 부여했다. 그러자 트럭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기적이 일어났다.”《시장의 탄생》 중 ‘소유권은 기적도 만들어낸다’는 장(章)에 나오는 내용이다. 맥밀런은 베트남 사례를 통해 시장이 움직이는 데 소유권이 왜 중요한지를 파헤쳤다. 원래 국가 소유였던 트럭이 자기 재산이 되자 운전사들은 폐품 속에서 필요한 부품을 찾아냈고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트럭을 고친 덕분에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또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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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적 혁명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한다"…'패러다임 변화'로 각종 현상을 분석하는 토대 제공

    “과학혁명이란 하나의 패러다임(paradigm)이 양립 불가능한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해 전체적 또는 부분적으로 대체되는 과학적 발전이다. (중략) 과학의 역사는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 건물 하나를 짓는 과정이 아니라 어느날 굴삭기로 건물을 밀어버리고 그 옆에 새 건물을 짓는 것과 비슷하다.”《과학혁명의 구조(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는 미국의 과학철학자 토머스 쿤(1922~1996)이 1962년 출간한 책이다. 과학 서적으론 이례적으로 20여 개 언어로 번역돼 100만 부 넘게 팔렸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100권의 도서’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쿤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이론물리학을 전공했지만 과학사에 관심을 뒀다. 그는 책에서 “과학발전은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 전환에 의해 혁명적으로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쿤이 창안한 용어인 ‘패러다임’은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규정하고 있는 인식의 체계, 또는 사물에 대한 이론적인 틀이나 체계를 의미한다.쿤이 제시한 새로운 과학관이전에는 과학혁명이 지식의 축적에 따라 점진적으로 이뤄진다는 게 보편적 인식이었다. “과학은 체계화된 관찰을 통해 사실을 수집하고, 수집된 사실로부터 이론을 도출해낸다. 이런 일련의 지식 축적이 과학 발전”이라는 게 ‘전통적 과학관’이다. 갈릴레이와 뉴턴 등에 의해 일반화됐다. 과학이 귀납적 추리에서 얻어진다는 점에서 ‘귀납주의 과학관’이라고도 불린다.쿤에 따르면 한 시대를 이끌어가고 있는 ‘정상과학’이 있다. 정상과학이 더 이상 현상을 설명할 수 없게 되면 ‘과

  • "목적이 수단을 거룩하게 만든다는 생각은 버려라"…모든 과거를 부정·파괴하는 프랑스 혁명세력을 비판

    “프랑스혁명은 이제까지 세상에서 벌어진 일 가운데 가장 경악스런 것이며, 온갖 종류의 죄악과 어리석은 짓이 뒤범벅이 된 쓰레기 잡탕들의 광기다.” “역사적으로 발전해온 기존 제도들은 사람들의 인식 범위를 넘어서는 효능을 지니므로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1789년 7월 프랑스혁명이 일어났을 때 영국 보수주의 정치사상가인 에드먼드 버크(1729~1797)는 초창기엔 방관자적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영국 지식층 사이에서 프랑스혁명을 자유의 새로운 여명으로 여기고, 열렬하게 지지하는 대중 선동을 시작하자 비판 쪽으로 돌아섰다. 비판 논리를 자세하게 담아 이듬해 출간한 게 《프랑스혁명에 관한 성찰》이다. 이 책은 파리의 ‘젊은 신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쓰여졌다. 프랑스혁명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이 신사가 버크에게 혁명에 관한 견해를 물어온 데 대한 답장이다.“프랑스혁명은 쓰레기 잡탕들의 광기”버크는 철두철미한 경험론자다. 인간 행동의 원칙은 탁상이론보다 관습과 전통에 근거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합리적 능력은 제한돼 있고, 사회는 이성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도덕·관습에 의해 재생산되며, 문명의 진보는 사회 안정을 통해 가능하다고 봤다. 그는 “기존 제도와 관념은 지혜의 보고(寶庫)”라며 “이런 것들이 바탕이 돼 형성된 국가는 신이 마련한 제도”라고 규정했다. 또 “옛날부터 내려오는 삶에 관한 견해와 규칙이라는 나침반을 없애면 우리는 어떤 항구로 항해하는지 뚜렷하게 알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이 때문에 폭력에 의해 ‘구체제’(루이 14~16세 시대의 절대 왕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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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인구가 10% 늘면 그 나라 1인당 생산성은 30% 향상"…도시가 반환경·반인간적이란 비판은 편견일 뿐이라고 반박

    “오랫동안 반(反)도시화 운동에 앞장섰던 마하트마 간디는 ‘진정한 인도는 몇몇 도시들이 아니라 70만 개의 마을 속에 세워져야 한다. 국가의 성장은 도시가 아니라 마을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틀린 말이다. 인도의 성장은 도시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어느 나라든지 도시화와 번영 사이에는 완벽할 정도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평균적으로 볼 때 어떤 국가건 도시 인구의 비중이 10% 늘어날 때마다 그 나라의 1인당 생산성은 30% 향상된다.”에드워드 글레이저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52)는 도시경제학 분야의 손꼽히는 권위자다. 그는 2011년에 쓴 《도시의 승리(Triumph of the city)》에서 다양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도시의 의미와 가치를 분석했다.핵심은 책의 부제(How our greatest invention makes us richer, smarter, greener, healthier, and happier)처럼 ‘도시는 인류를 더 부유하고, 더 똑똑하게, 그리고 더 친환경적이고, 더 건강하며,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든 위대한 발명품’이라는 것이다. 도시가 갖는 의미에 대한 저자의 뛰어난 식견이 책 곳곳에 담겨 있다.글레이저 교수는 절반 넘는 세계 인구가 살고 있는 도시를 반환경적·반인간적이라고 비판하는 이가 많지만, 명백하게 잘못된 편견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오히려 “도시화 현상이야말로 인류 번영과 행복의 열쇠”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가장 건강하고 친환경적이며 문화적·경제적으로 살기 좋은 곳이 도시라는 것이다.글레이저 교수는 도시를 혁신과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본다. 도시는 사람들을 한곳에 모으고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는 협력적 생산 활동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는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