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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글기자

    과학기술 경쟁력 후퇴…나라 미래 위협받아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세계 각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평가해 ‘네이처 인덱스’를 발표한다. 올해 발표된 네이처 인덱스에서 한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 비율이 5.2%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였다. 그러나 연구 성과는 세계 8위에 그쳤다.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돈에 비해 성과가 낮은 셈이다. <네이처>는 또 일본이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20명 넘게 배출한 데에 비해 한국은 아직 수상자가 없다고 지적했다.한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이 정체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전문가는 정부 정책에 휘둘린다는 점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과학기술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해 연구의 지속성과 자율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또 전문성보다 정치가 과학기술계 인사에 영향을 미쳐 연구 환경이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다 보니 우수 인재의 이탈이 심각하다. 진로를 결정하는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의대 쏠림과 이공계 기피로 나타나고 있다.올해 2월 열린 국가 과학기술 자문회의에서는 국가 핵심 과학기술 11개 분야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중국에 역전당했다고 보고했다. 중국은 과학기술로 나라를 일으키겠다는 ‘과학 굴기’를 내걸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과학기술은 국가 경제와 국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정치가 과학기술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장기적 비전을 갖고 과학자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이건영 생글기자(대전 대신고 1학년)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오시 삼십분'에 담긴 우리말 역사 한 토막

    “한성 인천 간 보내는 시간 오전 구시 오는 시간 오후 오시 삼십분 / 한성 개성 간 보내는 시간 오전 구시 오는 시간 오후 이시 삼십분…(하략)” 1986년 4월 7일 창간호를 펴낸 독립신문에는 ‘우체시간표’라는 난(欄)이 눈에 띈다. 당시 우편물을 보내는 시간과 도착하는 시간을 신문에 공지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금과 다른 독특한 표현이 나온다. 시간 표시를 ‘구시, 오시 삼십분…’ 식으로 한 게 그것이다. 요즘은 ‘아홉 시, 다섯 시 삼십 분…’이라고 한다. 시는 고유어 수사로, 분 단위는 한자어 수사로 읽는 것이다.1, 2, 3을 일, 이, 삼으로 익혀하지만 독립신문의 사례는 우리가 100년여 전, 즉 아라비아숫자가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할 즈음 시간을 이 시, 삼 시, 사 시… 식으로 읽었음을 보여준다. 지금은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당시에는 충분히 그랬을 만한 사연이 있다. 아라비아숫자가 우리 민족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불과 100년도 채 안 된다. 이는 일제강점기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펼친 ‘문자보급운동’에서 비롯됐다. 이른바 ‘브나로드운동’으로도 불린 이 문자보급운동은 ‘한글’과 ‘산수’ 두 갈래로 전개됐다. 그중 산수 교재에 아라비아숫자를 어떻게 읽고 썼는지가 나온다.①다음 숫자를 차례차례 한 자씩 쓰고 읽는 법을 가르칠 것. 一 1, 二 2, 三 3, 四 4 …. ②다음 수를 음으로 읽고 새김으로 읽고 또 쓰게 할 것. 十一 十二 十三 …. (동아일보사 <한글공부> <일용계수법> 1933년, 조선일보사 <문자보급교재> 1936년)당시엔 아라비아숫자를 한자어 ‘일, 이, 삼’으로 익혔다. 사실 1, 2, 3

  • 과학과 놀자

    온난화의 주범 '비행운' AI로 지운다

    푸른 하늘을 가르며 비행기는 때때로 하얀 구름 같은 흔적을 남긴다. 그런데 이 비행운은 지구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다. 최근 연구자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비행운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비행경로를 조금 수정하는 것만으로도 하늘을 더 맑고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항공기가 비행하면서 이산화탄소(CO₂)와 같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행기가 특정 대기에서 형성하는 비행운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2011년 독일 과학자들은 비행운이 비행기 엔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보다 더 강력한 온난화를 발생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게재했다. 이는 항공산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숨겨진 영향을 세상에 알리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2020년에 발표된 영국 서식스 대학의 연구 역시 비행운이 항공산업의 전체 환경 영향 중 약 60%를 차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비행운은 주로 비행기가 대기 상층부를 비행할 때, 엔진에서 나온 미세입자가 대기 중 수증기와 결합해 만들어진다. 이러한 비행운은 차갑고 습한 기후에서 더 쉽게 형성되며,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대기 온도가 영하 40℃ 이하, 상대 습도가 60% 이상인 고도 8000~1만2000m에서 주로 형성된다.비행운은 ‘권운(새털구름)’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다. 낮은 고도에서 권운은 태양광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효과는 일시적이며, 주로 낮에만 나타난다. 반면 밤에는 복사열을 가둬 지구 온도를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때문에 비행운은 온실가스와 비슷한 방

  • 교양 기타

    연암 박지원은 거구에 쌍꺼풀… [고두현의 아침 시편]

    연암에서 형님을 생각하며(燕巖憶先兄)우리 형님 얼굴 수염 누구를 닮았던가.아버지 생각날 때마다 형님을 쳐다봤지.이제 형님 그리운데 어디에서 볼까의관 갖춰 입고 냇물에 비춰봐야겠네.* 박지원(1737~1805) : 『열하일기』 저자.오늘 읽어드리는 시는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이 51세 때인 1787년에 형을 추모하며 쓴 것입니다. 그보다 일곱 살 위인 형 박희원(朴喜源)은 그해 7월 세상을 떠났지요. 1월에 동갑내기 부인을 떠나보낸 데 이어 맏며느리까지 잃고 난 뒤여서 그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긴 얼굴에 광대뼈 … 안색은 붉은 편연암은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나 형을 무척 따랐죠. 서른한 살 때인 1767년에 아버지 박사유(朴師愈)가 64세로 돌아가셨는데, 아버지는 백면서생으로 소일하다 늦게야 음서로 출사해 정5품 통덕랑에 머물렀습니다. 연암은 유산을 가난한 형에게 몰아주고 서대문 밖으로 집을 옮겼습니다.떨어져 사는 동안에도 연암의 형제애는 각별했지요. 형님에게 자식이 없자 둘째 아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첫아들을 양자로 보낼 정도였습니다. 정조 즉위 직후 세도를 부리던 홍국영의 표적이 돼 황해도 금천의 연암골로 피신했을 때도 형님 식구들을 설득해 함께 갔다고 합니다. 그의 호 연암은 이 골짜기 이름을 딴 것이죠.형님보다 9년 먼저 세상을 떠난 형수에게는 절절한 묘지명을 지어 바쳤습니다. 연암골 집 뒤에 마련한 형수의 묘에 형님을 합장하고 애틋한 추모시까지 바쳤으니, 연암의 속정이 얼마나 깊었는지 알 만합니다.그런데 추모시 치고는 뭔가 좀 이상하지요? 무겁고 슬픈 게 아니라 동심 같은 순수와 해학이 곁들여져 빙그레 웃음까지 짓게 만듭니다. 닮은꼴 &lsqu

  • 영어 이야기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다 'roll out'

    Baemin, South Korea’s top food delivery platform, and the country’s leading travel and accommodation booking platform operator Yanolja have thrown down the gauntlet to win the automated meal ordering market now dominated by smaller startups.Yanolja has upgraded ‘yaorder,’ a mobile ordering system developed by its subsidiary Yanolja F&B Solution, to enable diners to use it to order meals at tableside in a restaurant. Baemin and Viva Republica, operator of Korea’s leading financial super-app Toss, have joined Yanolja in the race for the country’s tableside meal-ordering market. Korea’s big platform companies are rushing to enter the self-serve meal-ordering market as they anticipate the market’s rapid growth amid rising labor costs due to the country's high minimum wage.Baemin plans to officially roll out a QR code-based tableside meal-ordering system called ‘Baemin Order’ next week.국내 1위 음식 배달 앱 배달의민족과 국내 대표 여행·숙박 예약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소규모 스타트업이 장악하고 있는 자동 식사 주문 시장(테이블오더)을 선점하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야놀자 자회사인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이 개발한 모바일 주문 시스템 ‘ya오더’를 통해 이용자들은 식당 테이블에서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 배민과 국내 대표 금융 슈퍼앱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야놀자와 함께 테이블오더 시장에 진출했다.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상승함에 따라 테이블오더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자 국내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배민은 다음 주 QR코드를 통해 테이블에서 식사 주문을 할 수 있는 ‘배민오더’를 정식으로 출시할 예정이다.해설매장 테이블에 놓인 태블릿 또는 핸드폰 QR코드를 통해 메

  • 美 금리 인하와 국내외 경제

    주니어 생글생글 제130호 커버스토리 주제는 금리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금리 인상과 인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미국 금리 인하 이후 국내외 경제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알아봤다.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사람을 매파,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사람을 비둘기파라고 부르는 이유도 설명했다. 꿈을 이룬 사람들에서는 세계 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에서 우승해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테니스 황제 노바크 조코비치를 소개했다.

  • 전 세계에 부는 원전 르네상스

    제865호 생글생글은 원전 르네상스를 커버스토리에서 다뤘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거세게 불던 탈원전 바람이 잦아들고, 원자력의 가치에 다시 주목하는 원전 르네상스가 열리고 있다.스웨덴 이탈리아 스위스 등 탈원전을 선언한 나라들도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 원전 르네상스의 배경은 무엇이며, 한국 원전은 어떤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지 살펴봤다. 대입 전략에선 2025학년도 수능 접수자 통계를 바탕으로 정시 경쟁률 등 대입 판도를 점쳐봤다.

  • 커버스토리

    '원전 르네상스'…한국도 다시 뛴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거세게 불던 전 세계적 탈원전 바람이 급격히 잦아들고 있습니다. 원전 사고의 상처를 딛고 안전한 원자력발전 기술 개발과 이용에 주목하는 ‘원전 르네상스’가 본격적으로 무르익고 있는 겁니다. 지난주엔 1979년 사고 이후 운영이 중단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원전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력 구매 계약으로 재가동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졌습니다.원전에 대한 기대와 수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안보 위기가 심화되고 막대한 전력을 요구하는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탄소 에너지원이란 공감이 확산되면서 원전에 우호적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어요.원전 르네상스는 국민투표까지 시행하며 탈원전을 결정한 스웨덴, 이탈리아, 스위스가 새롭게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분위기에서 뚜렷이 감지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최근 재개된 데다, 24조 원 규모에 달하는 체코 신규 원전의 최종 수주 건이 걸려 있어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원전의 안전성 문제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관련 기술이 이런 위험을 줄여나가고 있어 주목됩니다. 원전 르네상스 흐름을 어떻게 봐야 할지, 원전 수출이 가능한 세계 6개국 중 하나인 한국은 어떤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지 등을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신규 원전 투자로 선회하는 주요 국가들AI 전력 수요가 '원전 르네상스' 불러원자력발전소 사고는 간헐적으로 일어났어도 그 충격파는 컸습니다. 미국 스리마일섬(1979년), 러시아 체르노빌(1986년), 일본 후쿠시마(2011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