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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미꾸릿과 어류의 천국 한반도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6) 지난달 울릉도를 방문해 생태 환경을 조사하다가 민물고기인 미꾸리를 발견했다. 화산암 지형인 울릉도는 물이 땅속으로 잘 스며들어 민물고기가 살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런 곳에서 미꾸리를 발견하니 참 반가웠다. 예전에 육지에 살던 미꾸리를 가져다 울릉도 하천에 풀어 놓은 일이 있는데, 이번에 보고 온 미꾸리는 그들의 후손일 것이다.미꾸리는 미꾸라지와 같은 ‘미꾸릿과’에 속하는 물고기다. 미꾸릿과 어류는 약 2200만 년 전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인류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지구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우리나라에는 미꾸리와 미꾸라지를 포함해 총 17종의 미꾸릿과 어류가 살고 있다. 이들의 조상은 오랜 옛날 중국 황허와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에 살았던 물고기다. 이들은 과거 어느 시점에 강의 지류(큰 강에서 갈라진 작은 물줄기)를 따라 한반도에 들어왔을 것이다. 그러다 해수면 상승, 지진 등으로 지형이 바뀌면서 서로 떨어져 살게 됐을 것이다. 그렇게 떨어져 살게 된 민물고기는 다시 한데서 만나기 어렵다. 자신이 살고 있는 강의 물줄기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정한 수계(큰 강의 물줄기)에 갇혀 살면서 환경에 맞춰 각기 다른 모습으로 진화한다.따라서 원래는 같은 종이었던 물고기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다른 종이 되곤 한다. 우리나라에 사는 미꾸릿과 어류도 서식하는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미꾸릿과 어류는 지리적으로 분리돼 살아가는 생물이 서로 다른 종으로 나뉘는 ‘종 분화’의 구체적인 사례다. 별로 눈여겨보지 않았던 작은 물고기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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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조상들의 냉장고, 석빙고에 담긴 과학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5)음식을 신선하고 시원하게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는 특히 여름철에 없어선 안 될 생활필수품이다. 우리 조상들에겐 냉장고는 없었지만 더운 여름에도 얼음을 보관할 수 있는 특수한 시설이 있었다. 바로 ‘석빙고(石氷庫)’다. 돌로 지은 얼음 창고라는 뜻이다.경주 석빙고(보물 제66호)는 1471년 만들어졌으며, 내부는 길이 14m, 폭 6m, 높이 5.4m 크기다. 땅을 깊게 파고 들어간 반지하의 화강암 건축물로 외부 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최소화하고, 내부를 서늘하게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석빙고 지붕은 2중 구조인데 바깥쪽은 단열(열의 이동을 막음) 효과가 높은 진흙으로, 안쪽은 열전달이 잘되는 화강암으로 만들었다. 지붕 바깥쪽에는 잔디를 심어 태양열이 석빙고 내부로 직접 들어오는 것을 차단했다.내부 천장에는 아래쪽 구멍은 넓고 위쪽 구멍은 좁은 직사각형 기둥 모양의 환기구가 세 개 있다. 더운 공기는 위로,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향하는 성질이 있는데, 석빙고 내부 온도가 올라갈 경우 위쪽 더운 공기는 천장 환기구로 나가고 아래쪽 찬 공기는 계속 머물도록 한 것이다.또 얼음 사이에는 열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 왕겨와 짚을 넣어 얼음이 녹지 않도록 했다. 얼음이 약간 녹았을 때는 융해열로 주변 열을 흡수해 왕겨와 짚의 안쪽 온도가 낮아지면서 얼음을 더 잘 보관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석빙고는 여름철에도 냉기를 유지했다.<삼국사기>에는 신라 지증왕 6년(505년)에 왕이 얼음을 보관하라는 명을 내렸다는 기록이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석빙고는 경주 안동 창녕 청도 현풍 영산 해주(북한) 등 일곱 개로, 모두 조선 시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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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응과 진화의 왕 곤충의 생존 전략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4)우리는 곤충을 작고 하찮은 존재로 여긴다. 기껏해야 다리가 여섯 개 달린 신기한 동물 정도로 생각한다.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향해 "벌레만도 못한 놈"이라고 욕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물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곤충은 결코 무시할 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곤충은 약 4억8000만 년 전 지구상에 처음 등장했다. 그에 비해 인간의 역사는 20만 년밖에 안 된다. 약 2억 년 전 공룡이 살던 시대에도 곤충은 있었다. 곤충은 살기 좋은 온대지방은 물론 무더운 열대지방, 추운 극지방 등 지구상 모든 곳에 분포한다.수로만 따지면 전 세계 생물의 절반이 곤충이다. 열대우림처럼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워 조사하지 못한 지역까지 포함하면 지구상 생물의 80%가 곤충일 것이라고 곤충학자들은 말한다. 곤충이 오래도록 살아남은 비결은 무엇일까.나비의 날개 무늬는 천적으로부터 몸을 감추는 역할도 하지만 중요한 기능이 하나 더 있다. 체온 조절이다. 북극에 사는 네발나빗과 나비들은 몸통이 검고, 날개에 검정 무늬가 있다. 검은색은 빛을 흡수하는 성질을 지닌다. 북극의 나비들은 날개로 빛에너지를 흡수해 체온을 유지한다. 반면 더운 지방에 사는 나비들은 빛을 반사하는 흰색 날개를 갖고 있다.초여름 해질녘이 되면 우리 눈앞에서 알짱거리는 귀찮은 벌레가 있다. 깔따구라는 곤충이다. 깔따구는 남극에도 산다. 깔따구 애벌레는 남극의 차가운 얼음 속에서 2년이나 견뎌내야 어른벌레가 된다. 깔따구 애벌레는 단단한 껍질 속에 들어가 추위를 버텨낸다. 나방 애벌레들은 나뭇잎 사이에 숨거나 자신만의 집을 만들어 천적으로부터 스스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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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여름엔 '과학 바캉스'를 즐겨보자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3)어느새 2022년이 절반 가까이 지나가고 있다. 한 달 반 정도만 더 열심히 공부하면 즐거운 여름 방학을 맞는다. 아직 좀 이르긴 하지만 더위를 식히고 과학 지식도 얻을 수 있는 바캉스 방법을 소개한다. 과학관으로 떠나는 바캉스, ‘과캉스’다. 평소 가고 싶었던 과학관에 가 보는 것도 좋고, 특별히 점찍어 둔 곳이 없다면 가족과 피서를 떠나는 김에 근처에 있는 과학관을 찾아가도 좋다. 국립과학관 5곳(대전, 부산, 대구, 광주, 경기 과천)을 비롯해 종합 과학관만 전국에 29곳이 있다. 자연·생태(40곳), 천문·지질(29곳), 해양(25곳), 우주(9곳), 동물(7곳) 등 주제별 과학관도 많다과학관 위치와 전시 주제에 관한 정보는 전국 과학관 길라잡이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선 주제별, 지역별로 과학관을 찾아볼 수 있다.어느 과학관으로 갈지 정했다면 어떻게 즐길지도 생각해 보자. 과학관 관람은 편한 시간을 택해 자유롭게 할 수도 있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할 수도 있다. 여름에는 과학관마다 상설 전시 외에 특별 전시도 많이 열리니 관심이 가는 특별전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다. 과학과 좀 더 친해지고 싶다면 일정한 수강료를 내고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수강하거나 과학 캠프에 참여해 볼 것을 권한다.과학관에 직접 가는 것이 어렵다면 비대면 관람 체험을 활용할 수도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대부분의 과학관이 가상현실(VR) 등을 활용한 온라인 비대면 관람 서비스를 강화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집에서도 전국에 있는 과학관을 둘러볼 수 있다. 올여름엔 과학 속에서 휴식하고 과학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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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방사선과 돌연변이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2)‘인터스텔라’ ‘마션’ 등의 영화를 보면 우주를 탐험하고 여행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민간 우주선도 나왔으니 우주여행 시대가 곧 다가올 것 같다. 그러나 인간이 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서 사는 시대를 열기 위해선 극복해야 할 난관이 많다. 그중 하나가 우주방사선이다.우주방사선의 존재는 물리학자 빅터 헤스가 처음으로 밝혀냈다. 그는 이 연구로 193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지구에서도 인간은 항상 우주방사선에 노출된다. 다만 태양에서 지구로 불어오는 바람인 태양풍과 지구 자기장, 대기 중 산소와 질소 등이 우주방사선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해 준다. 그러나 우주에선 이런 보호막이 없어 우주방사선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우주방사선은 에너지가 워낙 강해 인간의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콧 켈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 비행사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1년간 살았다. 그에겐 쌍둥이 형제 마크 켈리가 있었는데, 두 사람의 DNA를 비교한 결과 7% 정도가 달라졌다고 한다.우주방사선에는 지구 탄생의 비밀이 담겨 있기도 하다. 원시 지구는 메탄 암모니아 수소 등이 대기 중에 가득했고, 우주방사선이 지금보다 많았다. 원시 생물은 탄생 후 26억 년간 스스로 복제해 일란성 쌍둥이를 만드는 무성 생식으로 번식했다. 우주방사선은 이 원시 생물의 유전자를 손상시키고 변화시켰다. 덕분에 생물의 종류가 다양해질 수 있었다. 돌연변이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해답을 제공할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하다.우주여행 시대를 열기 위해선 우주방사선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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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 생명체 찾아낼까?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에 쏠리는 관심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1)우주는 어떻게 탄생했으며, 초기 우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구 밖 외계 생명체는 과연 존재할까. 수많은 과학자가 오랫동안 해 온 질문들이다. 이런 의문을 풀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우주 망원경이 있다. 작년 12월 25일 발사에 성공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웹망원경)’이다.웹망원경은 1990년 인류가 최초로 우주에 발사한 허블 망원경의 뒤를 이을 우주 망원경이다. 인류가 지금껏 개발한 우주 망원경 중 가장 크고 성능도 우수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이 22년간 10조원 넘는 연구비를 투자해 개발했다. 과학자들은 웹망원경이 별과 은하의 탄생과 진화, 블랙홀의 비밀 등에 관해 새로운 발견을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계 생명체의 존재 증거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웹망원경은 18개의 육각형 거울로 우주를 관측한다. 거울의 지름은 6.5m로 허블 망원경(2.4m)의 2.7배 정도 된다. 사물을 눈으로 볼 때보다 100만 배 확대해서 볼 수 있다. 태양열과 빛으로부터 망원경을 보호하는 테니스 코트 크기의 차단막도 달려 있다. 지구에서 약 150만㎞ 떨어진 곳에서 행성과 별, 은하의 움직임을 관찰한다.현재 시험 가동 중인 웹망원경은 오는 6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 앞으로 5년간 우주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 6월 말엔 웹망원경이 처음 관측한 ‘퍼스트 라이트(first light)’ 사진을 지구에 보내올 예정이다. 인류가 개발한 가장 우수한 우주 망원경에 비친 우주는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백창현 국립중앙과학관 기상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