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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우주선이 지구 벗어나기 위한 탈출속도는 비행기의 80배

    2022년 4월 7일 개봉한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영화 ‘리턴 투 스페이스’에서는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엔지니어들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를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돌려보내 우주여행에 혁명을 일으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냉전 시대 이후 미국과 러시아는 치열한 우주경쟁을 했지만 천문학적 비용에 부담을 느낀 NASA는 유인우주선 운영을 중단하고, 2011년 이후부터는 러시아 우주선을 이용하고 있었다. 이렇게 정부 주도 우주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들자 민간기업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엔지니어들이 힘을 합쳐 NASA와 파트너십을 따내는 데 성공한다. 오랜 기간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도 끝에 2020년 5월 민간 우주선 크루드래건(Crew Dragon)에 우주인 2명을 태우고 3개월 동안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되돌아오는 데 성공한다.우주선을 우주에 보내는 데는 섬세한 과학기술과 천문학적 비용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우주선을 지구 밖으로 보내기 위해 우주선에 얼마만큼의 에너지가 필요할까. 가장 단순하게 계산하는 방법은 마찰력과 공기저항을 무시하고 역학적 에너지 보존 법칙을 이용하는 것이다. 지구는 우주선에 끊임없이 잡아당기는 인력을 작용한다. 이 힘은 중력으로 질량을 가진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이다. 중력은 각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지표면 근처 중력은 지표면 위에서의 높이가 지구 반지름에 비해 매우 작아서 두 물체 사이의 거리를 지구 반지름으로 근사하여 계산하지만, 우주로 쏘아 보내는 우주선은 그럴 수 없다.따라서 우주선이 무한대로 멀어지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무한대에 있는 우주선이 지구까지 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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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성과 목성이 겹쳐 보였다! 혹시 행성 충돌?

    과천과학관과 함께 하는 과학 이야기 (12)밤하늘을 관측하다 보면 행성과 행성, 달과 행성이 가까워졌다 멀어지기를 반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태양으로부터 가까운 행성은 공전 주기가 짧아 빠르게 돌고, 먼 행성은 공전 주기가 길어 느리게 돈다.빠르게 이동하는 행성이 느리게 이동하는 행성을 따라잡으면서 거리가 가까워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빠르게 이동하는 행성이 느리게 이동하는 행성을 따라잡을 때 두 천체는 같은 황경을 지나게 되는데 천문학에서는 이를 ‘합’이라고 부른다.황경은 하늘에서 태양이 지나는 길인 황도를 기준으로 하는 좌표로 경도와 비슷한 개념이다. 합 현상이 일어날 때 두 행성이 가까이 붙어있는 듯이 보이는 것은 태양 둘레를 도는 행성이 모두 비슷한 궤도 평면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5월 1일 새벽 동쪽 하늘에서는 금성과 목성이 마치 하나의 행성처럼 겹쳐 보이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 현상은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도 쉽게 관측할 수 있었다. 금성과 목성이 가장 밝은 행성이기 때문이다. 두 행성이 충돌한 것은 아니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지구에서 볼 때 비슷한 방향에 있어 겹쳐 보였을 뿐 실제 두 행성은 멀리 떨어져 있었다.이런 현상은 얼마나 자주 일어날까. 태양을 기준으로 지구보다 안쪽 궤도를 도는 금성은 항상 태양 근처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지구 바깥쪽을 도는 목성은 1년에 딱 한 차례 태양과 같은 방향에 나타난다. 따라서 금성과 목성이 같은 방향에서 보이는 현상은 대략 1년에 한 번 일어난다. 다만, 지난 5월 1일처럼 두 행성이 거의 겹쳐 보일 정도로 가까워지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금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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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착상 문제 해소 위한 연구과정서 시험관 아기 탄생, 난자 수 적어 임신 실패 증가…한방에서도 해법 연구 중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0년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당 출생아 수)은 0.84명으로, 2018년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떨어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출산율 감소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난임 환자 수 증가도 그중 하나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난임 환자 수는 2017년 20만8704명, 2018년 22만9460명으로 늘었고, 2019년에는 23만802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1년 신생아 8명 중 1명은 난임시술을 통해 출생했다. 난임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원인에 따른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건강한 임신 및 출산을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단계가 중요하다. 첫 번째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수정되는 과정이고, 다음은 수정란이 자궁 내막에 착상하는 단계다. 착상 후 임신이 유지되려면 수정란이 건강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건강한 정자와 건강한 난자가 만나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한 번 사정된 정액에는 1~2억 개의 정자가 있지만 그중 70~90%는 배란된 난자를 만나지 못하고 나팔관으로 가는 도중 죽는다. 이 때문에 정액 1mL에 정자 수가 1억500만 마리는 돼야 하고 그중 운동성을 가진 건강한 정자가 4%는 돼야 자연 임신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건강한 정자가 감소하는 이유는 흡연과 술, 기름진 식단과 운동 부족 등이 주원인이다.정자와 난자가 건강해도 서로 만나지 못하면 임신할 수 없다. 1976년 나팔관이 막혀 임신할 수 없었던 한 여성이 케임브리지본홀클리닉에 내원했고, 이 여성은 과배란 유도 후 배란된 난자를 채취해 시험관에서 정자와 수정시킨 뒤 다시 자궁에 이식하는 ‘체외수정 및 배아이식술(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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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부러지는 스마트폰 화면 가능케 하는 신기한 플라스틱, 전도성 고분자

    과천과학관과 함께 하는 과학 이야기 (11)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각종 전기 제품의 플러그가 플라스틱으로 덮여 있는 것도 전기가 밖으로 흐르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상식과 달리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이 있다. ‘전도성 고분자’라는 물질이다.전도성 고분자에 관한 이야기는 약 50년 전인 197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도쿄공대의 시라카와 히데키 교수 연구팀은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아세틸렌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어느 날 한 연구원이 실험 도중 실수로 원래 넣어야 할 양보다 무려 1000배나 많은 화학 약품을 폴리아세틸렌에 넣었다.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물질은 원래 얻었어야 하는 것과는 겉보기부터 완전히 달랐다. 검은색 분말 형태의 고분자 재료가 됐어야 할 물질은 마치 금속처럼 은색 광택을 띠는 얇은 막이 돼 있었다. 시라카와 교수는 이 물질이 금속과 비슷한 성질을 지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연구를 계속했다.그 결과 폴리아세틸렌에 특정한 성분을 첨가하면 전기가 흐르도록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실수로 과량 첨가한 시약이 고분자 사슬의 결합을 끊었다 붙였다 하면서 전기를 흐르게 한 것이다.그의 연구는 외국에도 알려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화학자 앨런 그레이엄 맥더미드 교수, UC 버클리의 물리학자 앨런 히거 교수와의 공동 연구로 이어졌다. 이들은 1977년 국제 학술지에 ‘전기가 흐르는 고분자’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이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200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시라카와 교수가 발견한 전도성 고분자는 아직 활용 범위가 넓지는 않다. 유기발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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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의 날씨 알아내기 위해 땅·바다·하늘·우주서 레이더·위성 등으로 모은 자료 슈퍼컴으로 분석해

    “내일 날씨는 맑겠습니다.” 매일 들어도 궁금한 것이 날씨다. 기상 관측 기술과 기상 예보는 어디까지 발전했을까? 기상 예보를 하려면 기상 관측을 해야 한다. 땅, 바다, 하늘, 지구 밖 등 다양한 곳에서 기온, 기압, 풍향, 풍속, 습도, 구름의 양, 황사나 안개 등의 기상 요소를 관측한다.땅에는 사람이 직접 관리하거나 무인으로 운영되는 기상 관측소가 있고, 바다에는 해양 기상 관측 부이나 해양 관측 기지, 해양 기상 관측선이 있다. 하늘에는 보통 하루에 두 번씩 라디오존데를 띄운다. 큰 고무풍선에 라디오존데를 달면 약 35㎞ 상공까지 올라가면서 기온, 기압, 습도 등을 측정해 지상 관측소로 보낸다.요즘 가장 주목받는 기상 관측 도구는 기상위성과 기상레이더다. 기상위성은 지구 대기권 밖에서 지구 표면과 대기의 가시 영상, 적외 영상 등을 촬영해 지구의 여러 기상 상태를 관측하는 시스템이고, 기상레이더는 전파가 공기 속 물방울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분석해 비구름을 관측하는 시스템이다. 기상위성은 보통 극궤도 위성과 정지궤도 위성이 있다. 극궤도 위성은 비교적 낮은 550~700㎞ 상공에서 남북극을 오가며 구름 모습, 바닷물의 온도, 빙하, 화산 등을 자세하게 관측한다. 반면 정지궤도 위성은 약 3만6000㎞ 적도 상공에 떠서 지구의 자전과 같은 속도로 움직여 지구에서 보면 마치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한 지역을 연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관측하는 정지위성은 적도 상공에서 약간 비스듬하게 중위도를 바라보고 있어 관측한 영상도 그렇게 보이므로 보정이 필요하다. 천리안 2A호 지구를 10분마다 관측천리안위성은 2010년 6월 발사한 정지궤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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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 분해에 450년?! 코로나가 남긴 환경 문제

    과천과학관과 함께 하는 과학 이야기 (10)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데 이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5월2일부로 종료된다. 우리 일상도 코로나가 확산되기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동안 마스크가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마스크를 벗고 다니게 되면 더 어색할지도 모르겠다.예전에 마스크는 주로 방한용으로 쓰였다. 추운 겨울 두툼한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려 차가운 공기가 몸속에 바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바깥의 찬 공기를 마스크 안쪽에 머금었다가 따뜻하게 한 뒤 우리 몸 곳곳으로 보냈다.마스크는 얼굴을 가려 신분을 감추려는 용도로도 쓰였다. 가끔 뉴스를 보면 자신을 감추려는 범죄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등장한다. 영화 속 악당이나 히어로들도 마스크를 쓴다.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할 때 마스크를 쓰기도 했지만 뭐니뭐니해도 마스크 사용이 늘어난 결정적인 계기는 코로나19였다. 지난 2년여간 마스크는 우리의 필수품이었다. 우리 국민은 평균 2.3일에 1개, 1주일에 3개꼴로 마스크를 사용해 왔다고 한다. 하루 2000만 개, 1년에 73억 개가 넘는 엄청난 양이다.마스크가 외부의 바이러스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는 기능을 하려면 폴리프로필렌(PP)이라는 소재가 꼭 필요하다.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프로필렌은 마스크 속 필터를 만드는 재료다. 폴리프로필렌을 고온에서 녹인 뒤 가느다란 실처럼 뽑아내 얇은 필터를 만들어 마스크 안에 넣는 것이다. 실 가닥이 매우 촘촘하고 불규칙하게 얽혀 있어 바이러스와 먼지처럼 미세한 입자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하지만 폴리프로필렌은 마스크가 버려지는 순간부터 골치 아픈 존재가 된다. 버려진 마스크를 땅에 묻을 경우 폴리프로필렌은 무려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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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과 화성 거주 위한 인류의 꿈 구체화되고 있지만…지구보다 중력 약해 방사선·먼지 등 해결 과제 많아

    민간인이 지구 고도 80㎞ 이상 떨어진 ‘우주’를 재활용 민간 왕복선으로 여행했다거나 화성 탐사차 큐리오시티(Curiosity)와 탐사선 엑소마스(ExoMars)가 화성 지표면과 지표면 아래에서 물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증거를 보내왔다는 뉴스를 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인류의 극소수가 우주여행을 즐기는 사이 수백t의 탄소가 배출되기도 하고, 우주자원을 특정 국가가 소유할 수 있다는 논리를 접하면 인류가 옳은 방향으로 진보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2027년에는 지구 중력 6분의 1의 인공중력으로 작동하는 우주정거장에 인류 최초 우주호텔 보이저 스테이션(Voyager Station)을 설치한다거나, 2024년 영화 촬영 스튜디오 모듈(SEE-1)을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하겠다는 계획, 다른 행성에서 살기 위한 방법이 관련 전문 학회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특정 행성에 여행 가거나 거주하겠다는 인류의 꿈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게 실감된다.인류가 우주의 다른 행성을 탐험하거나 그곳에 거주하려면 몇 가지 문제점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인류가 새로운 행성을 문명화하기 위한 연구는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던 1980년대부터 우주토목공학(SCE·Space Civil Engineering)이라고 정의되어 진행돼왔다. SCE는 인류가 우주에 문명을 펼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다. 토목공학이 지향하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SCE와 토목공학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자전주기, 공전주기, 태양과의 거리를 쉽게 떠올릴 수 있지만, 방법에서의 근본적 차이는 거주하고자 하는 달이나 화성의 중력이 지구보다 작은 데서 발생한다. 달과 화성의 중력은 지구 중력에 비해 각각 6분의 1과 3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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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위성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과천과학관과 함께 하는 과학 이야기 (9)길을 걷다 보면 리어카를 끌며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을 가끔 본다. 힘겹게 폐지를 주워 담는 모습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얼마 전 한 방송에서 이와 관련된 뉴스를 봤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리어카에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센서를 붙여 이 분들의 생활을 분석한 내용이었다.10명을 조사한 결과 노인들은 리어카를 끌고 하루평균 13㎞를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대가로 버는 돈은 1만원 남짓이었다. 기술을 활용해 가난한 어르신들의 사정을 객관적으로 살펴봤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뉴스였다.GPS는 인공위성 신호로 지구상에 있는 물체의 위치를 찾아내는 시스템이다. GPS에는 오차 보정을 위한 위성을 포함해 최소 네 개의 위성이 필요하다. 각 위성과 지상의 GPS 센서가 신호를 주고받으며 서로 간의 거리를 측정해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일상에서 가장 흔한 GPS 이용 사례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인데, 그 외에도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한 생태 탐사 프로그램에서도 GPS 기술을 이용한다. 생태 탐사 과정에서 GPS로 수집한 위치 정보를 인터넷에 공유해 전문가들이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은 회사 건물을 흰색 페인트로 칠해 태양광 반사율을 높임으로써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는 기술을 연구 중인데, 여기에도 GPS를 이용한다. 건물의 위도와 고도를 GPS로 확인하고 태양광의 입사각 등을 계산해 건물의 어느 부분을 흰색으로 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 분석하는 것이다.인간이 우주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은 폐지를 줍는 노인과 생태 탐사에 나선 사람들, 뜨거운 태양빛을 우주로 반사시키는 건물을 내려다보며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