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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드 시사경제

    실체 드러난 '불법'…홍콩 은행 두 곳 딱걸렸다

    홍콩에 있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두 곳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상습적으로 불법 공매도를 하다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BNP파리바 홍콩법인과 HSBC의 상습적인 무차입 공매도 행위를 적발했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결탁’해 불법 공매도로 잇속을 챙긴다는 의심이 파다했는데, 일부 실체가 확인된 것이다.‘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기법공매도(short selling)란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에게 주식을 빌려 파는 투자 방식이다. 특정 종목의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활용한다. 공매도에는 두 가지가 있다. 주식을 빌려서 파는 ‘차입 공매도’와 주식이 아예 없는 상태에서 판 뒤 나중에 빌려 메우는 ‘무차입 공매도’다. 국내에서는 전자만 허용되고 후자는 금지돼 있다. 두 해외 IB는 국내 110개 종목에 560억 원 규모의 무차입 공매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공매도조사팀은 올 들어 9월까지 외국인 21명을 포함, 총 30명의 무차입 공매도에 104억9000만 원의 과태료와 과징금을 부과했다. 지금까지 공매도 위반 사례는 대부분 직원 실수나 전산 오류로 인한 것이었다. 장기간 상습적으로 벌인 무차입 공매도가 꼬리를 잡힌 건 처음이다. 일반적인 투자와 달리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수록 이득이다. 그래서 주가를 떨어뜨리려는 작전세력이 활개 치게 하고 증시를 교란한다는 비판이 따라붙곤 한다. ‘작전세력의 타깃’이 된 기업의 경영진은 본업보다 주가 방어에 매달려야 하는 부작용도 있다. 반면 공매도가 주가를 끌어내린다는 증거가 불분명하고, 오히려 합리적 주가 결정에 기여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선진국이 공매도를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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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찮아서, 부끄러워서…"거스름돈 안 받아요"

    “거스름돈 가져가셔야죠” “괜찮아요. 안 가져갈래요” 서울 시내 버스 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카드를 들고 오지 않아 현금으로 요금을 내는 승객 가운데 귀찮거나 부끄럽다는 등의 이유로 거스름돈을 외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한 마을버스 기사는 “학생 중 10%는 현금을 내는데, 거스름돈을 가져가지 않는 비율이 체감상 절반 이상”이라고 했다. 교통카드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은 아예 ‘현금 없는 버스’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동전 사라지는 속도, 작년보다 2배 빨라동전을 쓰는 사람이 갈수록 줄면서 중앙은행 금고에 쌓여가는 동전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주화(鑄貨) 순환수 금액은 15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7억 원)의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순환수액이란 환수액에서 발행액을 뺀 금액이다. 이 수치가 급증한 것은 그만큼 시중의 동전 수요가 높지 않아 재발행 속도를 늦췄다는 뜻이다. 한은은 매년 꾸준히 진행하던 ‘범국민 동전 교환 운동’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2019년 5월 동전 2억2100만 개(총 322억 원어치)를 은행권으로 바꿔준 게 마지막이다. 한은은 “2018년까지만 해도 주화 수요가 상당히 높았지만, 카드와 같이 현금이 아닌 지급 수단의 이용이 확대되면서 주화 사용도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가계지출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1.6%(2021년 기준)까지 낮아졌다. 신용·체크카드(58.3%)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사실 ‘비용 효율성’을 생각하면 동전은 안 만드는 게 나은 물건이다. 액면가치보다 제조원가가 비싸서다. 동전은 구리를 비롯한 여러 비철금속을 섞어 만드는데, 국제 원자재 시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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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건만 팔던 쇼핑몰, 이젠 광고판 역할도 해요

    세계적 경기 침체와 내수 소비 부진으로 위기에 부닥친 유통 대기업 롯데와 신세계가 미래 먹거리로 ‘리테일 미디어(retail media)’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전국에 퍼져 있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채널, 그동안 축적한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리테일 미디어는 유통업체가 보유한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광고 사업이다. 사람이 몰려드는 곳에 광고주가 원하는 맞춤형 광고를 붙여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아마존·월마트 이어 롯데·신세계 진출롯데쇼핑은 지난달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 리테일 미디어 사업을 들고 나왔다. 백화점과 마트부터 슈퍼, 아웃렛, 복합몰, 편의점, 홈쇼핑, 이커머스 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유통망이 이 사업의 바탕이 된다. 올해 말께 시범 서비스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롯데 측은 “국내 최대인 4200만 명 규모의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토대로 최적의 광고 효과를 낼 수 있는 시간과 장소에 맞춤형 광고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도 최근 실적 발표 행사에서 하반기 중점 추진 전략으로 리테일 미디어를 언급했다.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과 스마트폰 앱을 연계한 통합 광고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2017년 죽전점을 시작으로 123개 매장에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를 구축하고 광고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이런 광고 사업을 더욱 고도화해 신규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디지털 사이니지가 설치된 점포는 전체 이마트 매장의 90%에 달한다. 리테일 미디어 사업은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해외 유통 업계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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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실서 키운 '인조 다이아', 보석시장 흔든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조다이아몬드 반지 수요가 늘면서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이 시장 1위 업체인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을 지난해 7월 캐럿당 약 1400달러에서 올 7월 850달러 수준으로 인하했다. 드비어스가 고가 정책을 강조하는 기업임을 고려하면 1년 새 값이 40% 떨어진 건 이례적인 일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인조다이아몬드 시장의 급성장을 꼽았다. 1~2캐럿 크기의 외알박이 다이아몬드 반지는 미국에서 청혼 반지용으로 인기가 높은데, 이 수요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는 것이다.천연 다이아와 물리적·화학적 특성 같아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열풍이 국내외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실험실(lab)에서 인공적으로 배양된(grown) 다이아몬드라는 뜻이다. 다른 투명한 광물로 만드는 모조 다이아몬드와는 다른 개념이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자연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는 환경을 인위적으로 재현해 만든다. 다이아몬드의 ‘씨앗’을 키워 만들기 때문에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적, 화학적, 광학적 특성이 100% 동일하면서 가격은 5분의 1 수준이다. 보석업계 관계자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전체 파이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천연 다이아몬드는 최소 수백만 년에 걸쳐 만들어지지만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작은 결정이 1캐럿 크기로 자라는 데까지 불과 몇 주면 충분하다. 채굴 과정이 없는 만큼 토양오염, 탄소 배출, 저개발국 노동력 착취 등의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통상 광산에서 다이아몬드 1캐럿을 얻으려면 흙을 6.5톤 파내고 물을 500L 이상 사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가치소비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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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히 살고 싶어요, 관광 그만 와주세요"

    이탈리아 피렌체는 지난 6월 역사지구 내 신규 단기 주택 임대를 금지했다. 쉽게 말해 가정집을 에어비앤비 숙소로 용도 변경할 수 없게 한 것이다. 피렌체는 해마다 평균 1500만 명이 찾는 세계적 관광도시다. 하지만 제한된 공간에 관광객이 과잉 유입되다 보니 시민들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집주인들이 수입이 짭짤한 에어비앤비 임대로 몰리면서 정작 현지 주민의 보금자리가 부족해진 문제가 대표적이다. 피렌체에서 월세를 살려면 급여의 72%를 지출해야 한다는 충격적 통계까지 나왔다. 여행자 덜 오게 하려고…입장료 걷고 규제 늘려관광객이 지나치게 몰려 주민과 관광객 모두 불편을 겪는 현상을 ‘오버투어리즘(over tourism)’이라고 한다. 오버투어리즘에 질려 여행객 유입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꺼내드는 도시가 잇따르고 있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의 구시가지에서는 바퀴 달린 여행가방을 끌다가 적발되면 벌금 265유로(약 38만 원)를 내야 한다. 돌과 자갈로 포장된 길에서 캐리어가 일으키는 소음에 고통을 호소한 주민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수상 도시 베네치아는 내년 1월부터 3~10유로(약 4000~1만4000원)의 입장료를 걷는다. 베네치아 본섬 역사지구와 리도·무라노·부라노 등 주변 섬을 찾는 당일치기 여행객이 대상이다. 숙박객에게 관광세를 부과하고 있는 만큼 당일치기 여행객에게도 부담을 지우겠다는 것이다. 늘어난 관광객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순기능도 하지만 교통체증, 환경 훼손, 임대료 상승 등의 부작용도 유발하는 만큼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얼떨결에’ 관광 명소가 되어버린 시골 마을이라면 스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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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만든 영화 두 편이 미국 성장률 끌어올렸다

    최근 미국에선 핑크색만 입히면 옷이든 액세서리든 금세 매진되는 ‘분홍 품절(pink shortage)’ 현상이 나타났다. 웬만한 자신감(?) 없인 소화하기 힘든 분홍빛 패션으로 무장한 젊은 여성을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버거킹은 핑크색 햄버거를 내놓는 등 기업마다 ‘분홍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지난 7월 개봉한 영화 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벌어진 일이다. 는 한 달여 만에 세계적으로 13억 달러 넘는 매출을 기록했으며, 아직도 그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극장 매출 20억 달러, 패션·캐릭터도 불티같은 날 선보인 영화 역시 흥행 기세가 매섭다. 가 현재까지 거둬들인 글로벌 티켓 판매 수입은 8억5000만 달러 이상이다. 연예 주간지 는 “어두운 분위기의 R등급(17세 이하는 성인을 동반해야 관람 가능) 역사물이 예상을 깨는 인기를 얻고 있다”라고 전했다. 는 인형이 현실 세계로 넘어와 겪는 에피소드를 그린 유쾌한 영화이고, 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원자폭탄 개발을 주도한 물리학자를 소재로 한 무거운 작품이다. 분위기는 정반대이지만, 나란히 대박을 터뜨린 두 작품을 외신들은 ‘바벤하이머(바비+오펜하이머)’라 부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오랜 침체기에 빠져 있던 극장 산업을 일으켜 세운 일등 공신이기 때문이다. CNN은 “바벤하이머 조합이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냈고 흥행 여파가 인형, 캐릭터 상품 등 연관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등이 유발한 수요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진정, 소비자 신뢰 회복과 함께하는 경제의 전반적인 탄력은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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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의 굴욕…美대통령 최초 '구치소 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얻었다.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머그샷(mug shot)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관련 혐의로 네 번째 기소됐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검찰에 출두한 그는 구치소에서 머그샷을 찍고 20분간 수감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전 세 차례 기소에선 구치소에 수감되거나 머그샷을 촬영하지 않았다. CNN은 “트럼프가 머그샷을 찍은 최초의 전직 미국 대통령이 됐다”라며 “역사에 길이 남을 사진”이라고 했다. 인상착의 ‘박제’ 목적…유명 인사도 예외 없어머그샷은 범죄자의 인상착의를 기록하기 위해 촬영하는 사진을 말한다. 정식 명칭은 경찰 사진(police photograph). 과거 ‘머그’라는 단어가 얼굴을 의미하는 속어로 쓰인 데서 유래했다. 머그샷 속 트럼프 전 대통령은 눈썹을 잔뜩 찌푸린 채 카메라를 노려보고 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이 사진을 올리고 “선거 방해” “항복은 절대 없다”라고 적었다. 이런 연출은 지지층 결집까지 고려한 계산된 전략이었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모진과 논의 끝에 저항적인 머그샷을 남기기로 결정했다고 CNN은 전했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피의자 머그샷이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비교적 폭넓게 공개되는 편이다. 영국 일간지 는 “미국에서 머그샷은 체포 의식의 일부”라며 “부자든 가난한 자든 법 앞에 평등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사례를 계기로 과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머그샷을 소개하기도 했다. AFP는 유명 미국 내셔널풋볼리그(NFL) 선수에서 살인 사건 피의자로 전락한 O. J. 심프슨 사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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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용 칩의 대변신…AI시대 필수품으로

    “지금 그래픽처리장치(GPU)는 희토류나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도큐가미의 진 파올리 대표는 “우수한 인재나 투자금보다 GPU를 확보하는 것이 더 절박한 업무”라고 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만들려면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 연산을 빠르게 실행하는 GPU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는 AI 서비스에 필수적인 GPU를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이 특단의 조처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벤처 투자자가 스타트업에 ‘돈’ 대신 ‘칩’을 대주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유럽계 벤처캐피털 인덱스벤처스는 오라클과 협약을 맺고 자신들이 투자한 업체에 엔비디아의 H100·A100 칩을 무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데이터 병렬 연산 가능, 생성 AI 학습에 딱GPU는 ‘그래픽처리장치’라는 이름 그대로 게임, 동영상 등 그래픽 연산에 특화한 프로세서다. 컴퓨터에서 픽셀 단위의 그래픽 정보를 빠르게 처리해 결과값을 모니터에 출력하는 역할을 한다. 1990년대 첫 등장 이후 오랫동안 게임용 부품으로 여겨졌던 GPU는 이제 ‘AI 칩’으로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AI 시대의 도래는 GPU의 발전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달리 GPU는 여러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 연산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챗GPT 수준의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CPU 서버는 960개를 돌려야 하지만, GPU 서버면 2개로 충분하다. 미국 기업 엔비디아는 세계 GPU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게임용 그래픽 카드로 잘 알려진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주가가 190% 급등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출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GPT-4에는 엔비디아의 A100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