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인문논술을 처음 접하면 긴 지문과 상당량의 자료, 자유분량이라는 글쓰기 형태에 당황하기 쉽다. 철학과 사회과학을 넘나드는 긴 지문 네 개, 복잡한 자료, 그리고 실질적으로 3000자를 넘어서는 작성 분량. 소위 빅5인 ‘연고서성한’ 중에서도 시간 대비 부담이 가장 큰 시험으로 꼽힌다.
하지만 유형 자체는 2022학년도 신유형 이후 거의 그대로 유지되어, 기출이 15개 이상 축적된 ‘정형화된 난시험’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가진다. 짧은 시간에 방대한 분량을 읽고 핵심 개념을 도출해 자료와 문제 상황에 적용하는 생산력, 바로 이것이 성균관대 논술의 요체다. 이번 칼럼에서는 성균관대 논술전형을 지원 자격, 경쟁 구조, 문제 특성, 시험 일정의 순서로 정리하면서, 시험 준비생들의 정확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대학과 계열 구조 성균관대는 취업 성과가 두드러지는 대학이다. 자료에 따르면 7년 연속 전국 4년제 종합대 취업률 1위(78.5%)를 기록했고, 인문계열 역시 서울 주요 대학 인문계 취업률 조사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인문계임에도 취업 경쟁력이 높다는 점이 지원 판단에서 자주 언급되는 강점이다.
계열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성균관대 지원의 출발점이다. 성균관대 인문 모집단위는 크게 일반계열(인문과학계열·사회과학계열·경영학과 등)과 글로벌계열(글로벌리더학부·글로벌경제학과·글로벌경영학과 등)로 나뉜다.
인문과학계열·사회과학계열은 1학년 때 계열 교육을 받은 뒤 전공을 선택하는 계열제 구조로, 다양한 과목을 경험하고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고르도록 진로 탐색의 여유를 준다. 글로벌 계열은 전공 수업 상당수를 영어로 진행하고 해외 복수학위·교환학생·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는 특성화 학과로, 글로벌 비즈니스나 국제기구 등 특정 진로를 겨냥한다. 같은 논술전형 안에서도 계열에 따라 지향점이 뚜렷이 다르므로, 학과 선택은 곧 진로 방향의 선택에 가깝다.
지원 문턱-논술 100%와 강화된 수능최저 성균관대 논술전형은 논술 100%로 선발하지만, 지원 문턱을 좌우하는 것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이다. 그리고 2027학년도의 가장 중요한 변화가 바로 이 최저 자격이다.
수능최저는 국어·수학·영어·탐구 3개 영역 등급의 합이 6 이내이며, 여기서 결정적인 변화가 있다. 탐구 반영 방식이 기존의 ‘2과목 별개’에서 ‘2과목 평균’으로 바뀌었다. 탐구 두 과목을 각각 인정하던 방식에서 평균으로 계산하는 방식으로 전환된 것으로, 겉보기보다 훨씬 실질적인 상승이다. 탐구 한 과목의 좋은 등급으로 최저를 맞추던 전략이 통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탐구는 반드시 2개 과목을 응시해야 하며, 제2외국어/한문을 1과목으로 대체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제2외국어를 공부해 온 학생들에게는 특별한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다)
계열에 따른 조건 차이도 있다. 자연과학계열·공학계열·건설환경·전자전기·컴퓨터공학 등은 수학을 최저 등급 계산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같은 모집단위라도 수학 역량에 따라 체감 난도가 크게 달라지는 구조다. 교과 성적의 영향력은 낮으나, 동점자 처리에서 작동한다. 논술 우선순위 문항 취득점수 상위자(1>2>3번 순)를 먼저 보고, 그다음 학생부 과목별 석차등급 상위자(수학>국어>사회/과학>영어>한국사 순)를 반영한다.
경쟁 구조다음은 성균관대 인문논술(언어형 시험) 모집단위의 모집정원과 지원경쟁률 추이다. 2027학년도는 모집정원만 확정된 상태이며, 경쟁률은 2022~2026 5개년을 정리했다. 신설 모집단위는 데이터가 없는 연도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 경쟁률 상승의 상당 부분이 인기 증가가 아니라 정원 축소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경영학과가 35명에서 20명으로, 글로벌 세 학과가 15~17명에서 10명으로 줄어드는 등 분모 축소가 경쟁률을 끌어올린 구조다. 따라서 숫자의 상승을 곧바로 ‘지원 쏠림’으로 읽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최저 변화가 만드는 실질 경쟁성균관대 2027학년도를 읽는 핵심은 앞서 언급한 수능최저 강화다. 탐구가 별개에서 평균으로 바뀐 것은 실질적인 대폭 상승이며, 최근 두드러지는 ‘사탐런’ 현상과 맞물려 탐구 등급에 기대던 인문계 학생들의 최저 이탈률을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점에서 명목 경쟁률과 실질 경쟁률의 간극이 벌어진다. 자료에 따르면 2026학년도 기준 명목 지원 경쟁률은 100:1 수준이지만, 실질 경쟁률은 대략 30:1로 추정된다. 최저 조건이 강화될수록 이 간극은 더 커질 수 있어, 표에 나타난 세 자릿수 경쟁률의 압박감만으로 지원을 포기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 될 수 있다.
계열별로 보면 판단이 갈린다. 인문과학계열·사회과학계열은 정원이 각각 38명·40명으로 대형 단위라 소수 정원 특유의 변동성이 작고, 수학 최저 필수 제약에서도 자유롭다. 반면 정원이 10명 안팎으로 줄어든 글로벌 계열이나 자유전공계열은 분모가 작고 최근 상승 가속도가 커, 추가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다만 이러한 계열별 판단은 해마다 조건이 바뀌므로 참고 신호로 보는 것이 안전하다.
문제 특성-긴 지문과 빠른 문해력 성균관대 인문논술은 전 계열이 동일한 유형으로 응시하며, 영어 지문과 수리 문항이 없다. 대신 문제가 묻는 것은 명확하다. 빠른 문해력과 정확한 논지 판단력이다.
제시문의 성격은 긴 지문이다. 철학 및 사회과학형 지문 4개와 복잡한 자료가 함께 주어진다. 시간 대비 분량은 100분 동안 자유 분량(실질적으로 3,000자 이상, 3문항)으로, 빅5 시간 대비 분량 비교에서 60분 환산 시 가장 많은 작성량을 요구한다. 지문이 길고 난해한 편이어서, 근본적으로 문해력이 낮으면 시간 안에 완성하기 어렵다.
역설적으로 이 유형은 정형화되어 있다. 2022학년도 신유형 이후 동일 유형으로 출제되어 왔고, 동일 유형 기출문제가 15개 이상 축적되어 있다. 답안 작성의 형식적 틀 자체는 비교적 빠르게 익힐 수 있으나, 정작 손이 그 속도를 따라주지 않는다는 것이 이 시험의 어려움이다. 그래서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는 유형이 아니며, 꾸준히 누적 연습을 해 온 수험생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기출의 ‘주제’를 일반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문제의 성격은 정리해 둘 만하다. 여러 개의 긴 제시문을 상반된 입장으로 분류하고 각 입장을 요약하게 하거나, 복잡한 표·그래프 자료를 종합적으로 해석해 앞선 입장에 대입하도록 하는 구조, 그리고 새로운 사례 상황을 제시하고 앞의 두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해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도록 하는 방식이 관찰된다.
정리하면 성균관대 논술은 ① 장(長)지문을 빠르게 읽어내는 문해력, ② 핵심 개념을 도출해 자료와 상황에 대입하는 능력, ③ 문장을 빠르게 조직하는 생산력을 한 시험 안에서 동시에 요구한다.
시험 일정 2027학년도(2026년 실시) 성균관대 논술 시험일은 11월 21일(토)로, 수능 이후에 치러진다. 1교시(8:30~10:10, 8:00 입실 완료)와 2교시(13:00~14:40, 12:30 입실 완료)로 나뉘며, 모집단위에 따라 교시가 배정된다. 자유전공계열·글로벌경제학과·글로벌리더학부·사회과학계열·건설환경공학부·공학계열·전자전기정보공학부는 1교시, 인문과학계열·경영학과·글로벌경영학과·글로벌AI융합학부·자연과학계열·컴퓨터공학과는 2교시다. 시험 장소는 인문사회과학캠퍼스(서울) 또는 자연과학캠퍼스(수원)로, 개인별 시험장은 별도 발표된다.
수능 이후 같은 날 여러 대학이 논술을 실시하므로 일정 간섭을 함께 살펴야 한다. 자료에 정리된 같은 날(11월 21일) 인근 일정으로는 경희대(인문) 9:00~11:00, 건국대 9:20~11:00, 숭실대 15:00~16:30, 한국항공대 15:00~16:30이 있으며, 숙명여대·서울여대는 시간대가 미정이다. 논술 지원은 수시 6장의 조합 안에서 판단해야 하므로, 시험일이 겹치거나 연속되는 대학들을 함께 배치해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성균관대 논술전형은 ‘길고 어려운’ 시험이라는 인상과 ‘정형화되어 준비 가능한’ 시험이라는 성격을 동시에 가진다.
긴 지문을 빠르게 처리하는 문해력이 근본 관건이라는 점, 강화된 수능최저로 명목과 실질 경쟁률의 간극이 커진다는 점, 경쟁률 상승의 상당 부분이 정원 축소에서 비롯되었다는 점, 그리고 대형 계열제 단위는 변동성이 작고 소규모·글로벌 계열은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 네 가지를 기준 삼아 자신의 문해력 수준과 수능최저(특히 탐구·수학) 충족 가능성을 함께 가늠해 보는 것이 지원 판단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본 칼럼의 경쟁률·정원 수치는 성균관대학교 2027학년도 모집단위표 및 관련 연도 수시 논술전형 경쟁률 기준이며, 실질 경쟁률과 합격 점수는 추정치, 추세 해석은 참고용 분석입니다. 최종 지원 시에는 반드시 해당 연도 모집요강을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임재관 대치 한걸음 입시논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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