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수학적 사고로 읽기
㉠ 굴절력은 무한히 멀리서 렌즈로 들어온 광선이 렌즈를 통과할 때 렌즈로부터 형성된 초점과 렌즈 사이의 거리인 초점거리를 역수로 표시하고, 디옵터(D)를 단위로 한다. 예를 들어 무한히 멀리서 렌즈로 들어온 광선이 (+)구면 렌즈를 통과한 후 1m 떨어진 거리에 초점이 맺혔다면 이 구면 렌즈의 굴절력은 +1D(=+1/1m)가 된다.[지문 키워드] 렌즈로 들어온 광선이 렌즈를 통과할 때 렌즈로부터 형성된 초점과 렌즈 사이의 거리인 초점거리철수 쌤은 알고 있어야 할 것과 글 속에서 알아나가야 할 것을 구별하며 읽는다고 했다. 지문의 ‘초점거리’는 알고 있어야 할 것이 아니라 알아나가야 할 것임을 생각하면서 읽는다. 초점거리를 고등학생 수준에서 알고 있을 필요가 없는 개념이므로 출제 선생님은 ‘초점과 렌즈 사이의 거리’라고 친절하게 설명했으나, ‘초점’과 ‘렌즈’는 고등학생 수준에서 알고 있어야 할 말이기 때문에 더 이상 설명해주지 않았다.
눈은 해부학적으로 크기가 정해진 굴절계로, 물체로부터 반사된 빛이 초점을 맺음으로써 시력을 형성한다. 눈은 굴절력이 일정한 각막과 굴절력이 변할 수 있는 수정체에 의해 초점이 망막에 맺히도록 하는데, 굴절력이 부족하거나 물체가 눈앞 가까이에 있을 경우 초점을 망막에 위치시키기 위해 수정체의 굴절력이 커지는 조절작용이 일어난다.
- 2023학년도 9월 교육청 전국연합평가 -
그런데 초점을 우리는 흔히 ‘모이는 점’이라고 알고 있다. 이 의미를 떠올리며 지문을 읽으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철수 쌤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출제 선생님이 ‘렌즈로부터 형성된’이라고 꾸미는 말로 초점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었기 때문이다. 초점을 ‘모이는 곳’이 아니라 ‘어디에 있느냐’에 신경 쓰라는 뜻이다. 실제로 지문의 뒷부분을 읽어보면 초점의 의미가 아니라 그 위치를 알아야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래서 철수 쌤은 이런 글을 다음과 같이 생각하며 이해한다.
초점거리[지문 키워드] 굴절력은 … 렌즈로부터 형성된 초점과 렌즈 사이의 거리인 초점거리를 역수로 표시 철수 쌤은 수학적 사고로 글을 읽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잘 알고 있다. 지문에서 ‘굴절력’은 수학적 사고로 이해해야 하는 개념이다. 우선 기하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렌즈로부터 형성된 초점’ ‘초점과 렌즈 사이의 거리’라는 말을 고려할 때 ‘렌즈’와 ‘초점’이 같은 위치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이해한다. ‘렌즈에 형성된’이나 ‘렌즈 위에 형성된’이라는 말과 비교해보면 그 이유를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철수 쌤은 옆의 그림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초점거리를 이해한다.
초점과 렌즈 사이의 거리
렌즈로부터 형성된
한편 ‘역수로 표시’하는 것도 수학적 사고로 이해해야 할 내용이다. 역수(易數)가 곱하여 1이 되는 두 수의 각각을 다른 수에 대해 이르는 말이라는 것은 고등학교 이전에 배운 개념이므로 알고 있어야 한다. 출제 선생님이 든 ‘1m’의 역수가 ‘1/1m’ 이라는 설명이 없더라도 알고 있어야 할 개념이다. 그런데 철수 쌤은 역수로 표시하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며 읽는 버릇이 있다. ‘y=z/x’라고 하면 y는 x에 반비례, y는 z의 비례임을 생각하기 때문에 지문에는 없지만 굴절력은 초점거리에 반비례임을 떠올린다. 이렇게 읽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문제를 잘 풀 수 있다.
5.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굴절력이 작을수록 초점거리가 짧아진다.
② 굴절력이 커질수록 초점거리의 역수도 커진다.
굴절력과 초점거리는 반비례이기 때문에 ‘굴절력이 작’으면 ‘초점거리는 짧아’지는 것이 아니라 길어지므로 ①은 적절하지 않은 설명이다. ②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수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y=x라고 하면 y와 x는 비례관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문에 ‘굴절력은 … 초점거리를 역수로 표시’한다고 했다. 굴절력을 a, 초점거리를 b라 하면 a=1/b이다. 1/b이 초점거리의 역수이므로 ②에서 ‘굴절력이 커’지면 ‘초점거리의 역수’가 커진다고 한 것은 옳은 설명이다.[지문 키워드] 굴절계‘-계’는 ‘세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이 접미사가 붙은 경우 그 개념을 구조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예컨대 태양계는 태양과 그것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천체의 집합이다. 태양과 8개의 행성, 50개 이상의 위성, 화성과 목성 사이에 흩어져 있는 소행성, 태양 주위를 지나는 혜성, 긴 빛줄기를 만드는 유성 따위로 이루어져 세계인 것이다. 태양계라 한 것은 태양이 중심 개념이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굴절계’도 구조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먼저 그 명칭으로 보아 굴절이 핵심 개념이며, 지문의 앞뒤 내용에 따라 빛, 렌즈, 초점의 개념 요소들이 굴절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떠올리며 읽는 것이 굴절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철수 쌤은 글을 읽으면서 정보에 따라 이해한 내용을 수정하며 읽는 버릇이 있다. 흔히 ‘A거나 B’라 하면 A와 B를 다른 의미로 파악한다. 그래서 철수 쌤은 ‘굴절력이 부족’한 경우와 ‘물체가 눈앞 가까이에 있’는 경우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그런데 뒤에 ‘수정체의 굴절력이 커’진다고 했다. 굴절력이 부족해도 수정체의 굴절력이 커지고, 물체가 눈앞 가까이에 있어도 수정체의 굴절력이 커진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굴절력이 부족한 것과 물체가 눈앞에 가까이 있는 것은 같은 경우라고 이해할 수 있다. 즉 물체가 눈앞에 가까이 있으면 굴절력이 부족한 꼴이 되므로 수정체를 더 커지게 하여 굴절력을 높이는 것이다.포인트 1. 알고 있다가 글을 읽어야 할 경우와 글 속에서 알아나가야 할 경우를 구별하며 읽도록 하자.
2. 글을 읽을 때 개념의 일반적인 내용보다 특정 내용을 생각하며 읽어야 할 때가 있다.
3. 역수(易數)는 곱하여 1이 되는 두 수의 각각을 다른 수에 대해 이르는 말이며, a의 역수는 1/a이다.
4. y=z/x’라고 하면 y는 x에 반비례, y는 z의 비례이고, y=x라고 하면 y와 x는 비례임을 의미한다.
5. ‘-계’는 ‘세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서, 이 접미사가 붙은 개념은 구조적으로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