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 주관적 생각 파악하기
유형원의 기본적인 생각은 … 구성원도 도덕적으로 만드는 도덕 국가의 건설이었다. 신분 세습을 비판한 유형원은 현명한 인재라도 노비로 태어나면 노비로 살아야 하는 것이 천하의 도리에 어긋난다고 보고, 노비제 폐지를 주장했다. …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사민(四民)으로 편성하고자 했다. … 도덕적 능력이 뛰어난 자를 추천으로 선발하여 여러 단계의 교육을 한 후, 최소한의 학식을 확인하여 관료로 임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중략)

정약용은 … 사농공상별로 구분하여 거주하는 것을 포함한 행정 구역 개편을 구상했다. … 도덕적 능력의 여부에 따라 추천으로 예비 관료인 ‘선사’를 선발하고 … 관료를 선발할 것을 제안했다. … 농민과 상공인에도 선사의 선발 인원을 배정하는 등 노비 이외에서 사 집단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중략)

유형원은 다스리는 자인 사와 다스림을 받는 민의 구분을 분명히 하는 것이 천하의 이치라고 보고 도덕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로 지배층인 사를 구성하고자 했다. 정약용도 … 지배층과 피지배층 간의 차등을 엄격하게 유지하고자 했다.



15. (나)를 바탕으로 다음의 ㄱ~ㄹ에 대해 판단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ㄱ. 아래로 농공상이 힘써 일하고, 위로 사(士)가 효도하고 공경

하니, 이는 나라의 기풍이 흐트러지지 않는 것이다.

ㄴ. 사농공상 누구나 인의(仁義)를 실천한다면 비록 농부의 자

식이 관직에 나아가더라도 지나친 일이 아닐 것이다.

ㄷ. 덕행으로 인재를 판정하면 천하가 다투어 이에 힘쓸 것이

니, 나라 안의 모든 이에게 존귀하게 될 기회가 열릴 것이다.

ㄹ. 양반과 상민의 구분은 엄연하니, 그 경계를 넘지 않아야 상

하의 위계가 분명해지고 나라가 편안하게 다스려질 것이다.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
[지문 키워드] ㄱ. 아래로 농공상이 힘써 일하고, 위로 사(士)가 효도하고 공경하니, 이는 나라의 기풍이 흐트러지지 않는 것이다.철수 쌤은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며 읽어야 할 경우를 잘 안다고 했다. <보기>에서 ㄱ을 읽을 때도 그러했다. ㄱ은 ‘아래로 농공상이 힘써 일하고, 위로 사(士)가 효도하고 공경하’는 사실에 대해 ‘나라의 기풍이 흐트러지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한 말이다. 그리고 철수 쌤은 대상을 추상화하며 글을 읽는 버릇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아래의 벤다이어그램처럼 신분마다 본분에 맞는 삶이라고 일반화하며 글을 읽는다.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주장에 대한 동의 여부는 관점에 따라 달라
그러면 ㄱ은 신분마다 본분에 맞는 삶에 대해 ‘나라의 기풍이 흐트러지지 않는 것’이라고 하며 긍정적으로 말하고 있는데, 이러한 평가에 유형원, 정약용은 동의할까? 이를 판단하기 위해 철수 쌤은 유형원과 정약용의 관점을 파악한다. 지문에서 유형원은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사민(四民)으로 편성하’려 했다고 한다. 정약용은 ‘사농공상별로 구분하’였다고 했다. 이러한 관점은 신분마다 본분에 맞는 삶에 동의할 것이다. [지문 키워드] ㄴ. … 인의(仁義)를 실천한다면 비록 농부의 자식이 관직에 나아가더라도 지나친 일이 아닐 것이다.‘A면 B’라는 문장 구조는 A가 B라는 결과(판단)의 조건임을 나타낸다. 이를 고려해 철수 쌤은 ㄴ이 ‘인의(仁義)를 실천’한다는 조건에 맞으면 ‘농부의 자식이 관직에 나아가더라도 지나친 일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음을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 한편 ‘지나치다’는 일정한 한도를 넘어 정도가 심하다는 뜻으로, ‘A가 지나치다’는 A를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이를 고려해 철수 쌤은 ㄴ이 ‘농부의 자식이 관직에 나아‘가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 이에 대해 유형원과 정약용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문에 “신분 세습을 비판한 유형원은 … 도덕적 능력이 뛰어난 자를 … 관료로 임명해야 한다”고 했고, “정약용은 … 도덕적 능력의 여부에 따라 … 관료를 선발할 것을 제안했다. … 농민과 상공인에도 선사의 선발 인원을 배정”하자고 했다. 이는 그들이 ‘도덕적 능력’을 ‘관료’가 되는 조건으로 생각했음을 말한다. 인의를 실천하는 것은 도덕의 한 사례이므로 ㄴ에 대해 유형원과 정약용은 동의할 것이다.
[지문 키워드] ㄷ. 덕행으로 인재를 판정하면 … 모든 이에게 존귀하게 될 기회가 열릴 것이다.철수 쌤은 비슷한 말, 반대말, 상위·하위 말 등으로 글을 이해하는 버릇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ㄷ의 ‘덕행(德行)’은 어질고 너그러운 행실을 말하는 것으로, 지문의 ‘도덕’과 관련 있는 말이다. 또한 ‘존귀’한 것은 지위나 신분이 높고 귀한 것을 말하는 것이니, ‘존귀하게 될 기회’는 ‘인재를 판정’하는 것처럼 지문의 ‘관료’를 뽑는 것과 관련 있다고 이해한다. ㄷ 또한 ‘A면 B’라는 조건과 결과(판정)를 나타내는 문장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철수 쌤은 ㄷ을 도덕적 능력에 따라 관료를 선발하는 것이 모든 사람이 관료가 될 수 있는 결과를 낳는다고 이해한다. 유형원은 ㄴ에 동의한 것처럼 ㄷ에도 동의했을 것이다. 그런데 정약용은 좀 다르다. 지문에 그는 “노비 이외에서 사 집단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는데, ‘노비’를 제외했으므로 ㄷ처럼 ‘모든 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지문 키워드] ㄹ. 양반과 상민의 구분은 엄연하니, 그 경계를 넘지 않아야 상하의 위계가 분명해지고 나라가 편안하게 다스려질 것이다.
‘A여야 Bㄹ 것이다’라는 문장 구조 또한 A라는 조건이 만족되면 B라는 결과가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따라서 ㄹ은 ‘양반과 상민’의 경계를 넘지 않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해 유형원, 정약용은 동의할까? 지문에 유형원이 “사와 … 민의 구분을 분명히 하는 것이 천하의 이치라고 보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유형원은 ‘노비제 폐지를 주장’했다. 그러므로 유형원은 ㄹ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한편 정약용은 “지배층과 피지배층 간의 차등을 엄격하게 유지하고자 했다”고 했는데, 이를 신분의 경계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앞에서 정약용은 ‘농민과 상공인에도 … 사 집단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포인트
성보고 교사
성보고 교사
1. 대상을 추상화하며 글을 읽는 경우 벤다이어그램을 이용하면 좋다.

2. ‘A면 B’, ‘A아야 Bㄹ 것이다’라는 문장 구조는 조건과 결과(판정)의 관계를 나타낸다.

3. 어휘의 비슷한 말, 반대말, 상위·하위 말 등을 이용해 글을 이해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4. 의견의 관점을 파악하면서 글을 읽어야 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