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문장구조로 글 읽기
< 18세기 이후 … 상민층에서는 ‘유학(幼學)’ 직역을 얻고자 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 유학 직역의 획득은 제도적으로 양반이 되는 것을 의미하였으나 그것이 곧 온전한 양반으로 인정받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당시 양반 집단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유교적 의례의 준행, 문중과 족보에의 편입 등 다양한 조건이 필요했다.(중략)[지문 키워드] ① ㉠은 … 신분적 정체성을 지키려는 양반층의 노력이고, ㉡은 이러한 양반층의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이다. 철수 쌤은 개념들의 상하관계를 고려하며 글을 읽는 습관이 있다고 했다. 지문에서 “유학 직역의 획득은 제도적으로 양반이 되는 것을 의미하였으나 그것이 곧 온전한 양반으로 인정받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라고 했는데, 여기에서 철수 쌤은 ‘제도적으로 양반이 되는 것’은 ‘온전한 양반’에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이 또 하나의 하위개념임을 생각하면서 옆의 계층 구조도를 그린다.
신분 세습을 비판한 유형원은 현명한 인재라도 노비로 태어나면 노비로 살아야 하는 것이 천하의 도리에 어긋난다고 보고, 노비제 폐지를 주장했다. … 그는 과거제 대신 공거제를 통해 도덕적 능력이 뛰어난 자를 추천으로 선발하여 여러 단계의 교육을 한 후, 최소한의 학식을 확인하여 관료로 임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중략)
정약용은 신분제가 동요하는 상황에서 … 도덕적 능력의 여부에 따라 추천으로 예비 관료인 ‘선사’를 선발하고 일정한 교육을 한 후, 여러 단계의 시험을 거쳐 관료를 선발할 것을 제안했다. ㉡사 거주지에서 더 많은 선사를 선발하도록 했지만, 농민과 상공인에게도 선사의 선발 인원을 배정하는 등 노비 이외에서 사 집단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중략)
유형원은 다스리는 자인 사와 다스림을 받는 민의 구분을 분명히 하는 것이 천하의 이치라고 보고 ㉢도덕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로 지배층인 사를 구성하고자 했다. >
14.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은 … 신분적 정체성을 지키려는 양반층의 노력이고, ㉡은 이러한 양반층의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이다.
② …
③ ㉠은 상민층이 … 양반으로 인정받는 것을 억제하는 장치이고, ㉢은 능력주의를 통해 인재 등용에 신분의 벽을 두지 않으려는 방안이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또한 철수 쌤은 방법(수단)과 결과(목표)의 관계를 고려하며 읽는 버릇이 있다. ‘A려는 B’는 A라는 목표와 B라는 방법을 말하는 문장 구조다. ①에서 ‘신분적 정체성을 지키려는 양반층의 노력’은 ‘양반의 노력’이라는 방법과 ‘신분적 정체성을 지키’는 목표로 이해하는 것이다. ㉠은 양반의 노력으로서, 그 결과는 신분적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라는 것이 ①의 내용이다. 여기서 철수 쌤은 추상화를 통해 글을 이해한다. 지문에서 ㉠을 신분적 정체성으로 추상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벤다이어그램을 그려가며 이해한다.
그런데 ㉠의 주체가 ‘상민층’이니 ㉠은 ‘양반’이 아니라 상민층의 노력으로 볼 수 있지 않느냐고 할 수 있다. 이때 철수 쌤은 대상을 다른 관점으로 보는 국어 능력을 발휘해 읽는다. ㉠은 상민층 입장에서는 양반의 정체성을 ‘갖기’ 위한 것이고, 양반 입장에서는 ‘지키기’ 위한 것으로, 철수 쌤은 옆의 그림처럼 이해한다.
한편 ①에서는 ㉠과 ㉡을 수단(방법)과 결과(목표)로 연결하고 있다. 즉 ㉠이라는 목표를 위해 ㉡이라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이 ①의 내용이다. 지문에 ㉡은 “‘선사’를 선발하고 일정한 교육을 한 후, 여러 단계의 시험을 거쳐 관료를 선발”할 때 한 것이다. 이로 볼 때 ㉡은 관료로 ‘사’를 더 많이 뽑기 위한 것이지 신분적 정체성을 지키려는 양반의 노력을 위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①은 적절하지 않은 설명이다.[지문 키워드] ③ ㉠은 … 양반으로 인정받는 것을 억제하는 장치이고, ㉢은 능력주의를 통해 인재 등용에 신분의 벽을 두지 않으려는 방안이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철수 쌤은 대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버릇이 있다. ㉠을 ‘상민층’과 ‘양반’이 바라볼 때를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다. ㉠은 상민층 입장에서는 ‘양반으로 인정받’기, 즉 양반으로 진입하기 위한 노력이고, 양반 입장에서는 ‘양반으로 인정받는 것을 억제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즉 옆의 그림처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A(으)로 B고자 하다’는 A라는 수단(방법)과 B라는 결과(목표)를 나타내는 문장 구조다. 따라서 ㉢은 ‘도덕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라는 수단과 ‘지배층인 사를 구성하’는 목표를 말한 것이다. 이를 ③과 연결한다면 지배층인 사를 구성하는 것은 ‘인재 등용’을 말하는 것이고 ‘능력주의’는 ‘도덕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등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능력주의가 ③에서 말하는 ‘신분의 벽을 두지 않는’ 것임을 지문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문의 “유형원은 … 노비제 폐지를 주장했다. … 그는 … 도덕적 능력이 뛰어난 자를 … 관료로 임명해야 한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을 ③과 같이 이해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삼단논법이 필요하다.
현명한 인재를 위해 노비제 폐지를 해야 한다.
(= 인재 등용을 위해 신분제를 폐지해야 한다)
도덕적 능력이 뛰어난 자를 … 관료로 임명해야 한다.
(= 능력주의에 따라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
따라서 능력주의는 인재 등용에 신분의 벽을 두지 않으려는 방안이다.포인트 1. 개념의 상하 관계를 이용해 계층 구조도를 그려가며 이해해야 하는 글이 있다.
2.‘A려는 B’는 A라는 목표와 B라는 방법을, ‘A(으)로 B고자 하다’는 A라는 수단(방법)과 B라는 결과(목표)를 말하는 문장 구조다.
3. 대상을 다른 관점으로 보면 정반대 의미일 수 있다.
4. 추상화, 즉 상위 개념을 떠올리며 내용을 이해하는 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