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판정도로 이해하는 국어 능력
통계학에서 제1종 오류란 올바른 가설이 기각되는 것이고, 제2종 오류란 잘못된 가설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말한다. 불법 행위와 관련하여 법원이 심리하는 가설이 ‘가해자가 법이 정한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라고 한다면 법원의 과실 판단에 오류가 있는 경우 가해자의 유인책에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사고 발생으로 인한 손해액이 1000원이고 각 사고 방지 주의 수준에 따른 주의 비용, 사고 확률 등이 다음과 같이 주어졌다고 하자. (중략)올바른 가설이 기각… 잘못된 가설이 받아들여지는 … ‘가해자가 법이 정한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국어 영역에서는 고등학교 수준을 넘어서는 개념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고 했다. 역시나 지문에서도 ‘제1종 오류’와 ‘제2종 오류’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그 정의에서 철수 쌤이 눈여겨본 것은 ‘올바른’과 ‘잘못된’, ‘기각’과 ‘받아들여’짐 등 대립적 의미를 지닌 어휘다. 기각(棄却)은 물품을 내버린다는 뜻이지만, 그보다 법 분야에서의 개념, 즉 소송을 수리한 법원이 소나 상소가 형식적인 요건은 갖췄으나 그 내용이 실체적으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소송을 종료한다는 뜻에 더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그 개념은 전문 용어여서 고등학생이 꼭 알아야 하는지는 의문이지만, ‘받아들여짐’과 관련지어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국어 능력이므로 기각이라는 단어가 그대로 나온 것 같다. 어쨌든 철수 쌤은 위 문장을 다음과 같이 판정도를 그려가며 이해한다. 가설…‘가해자가 법이 정한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 법은 사고 방지를 위한 적정 주의를 1수준으로 정하고 있으며 법원은 제1종 오류와 제2종 오류를 … 범할 수 있는데앞에서 개념은 개념으로 설명되므로, 끈기를 갖고 글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지문에서도 ‘제1종 오류’ ‘제2종 오류’를 이해하려면, ‘가설’이라는 개념부터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친절한 출제 선생님은 ‘가해자가 법이 정한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라는 가설을 구체적 사례로 제시해 가설이 무엇인지를 짐작하게 했다. 그런데 이 또한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글에서는 ‘사고 방지를 위한 적정 주의를 1수준으로 정하고 있’는 법의 경우를 사례로 들어 친절하게 이해시켜주고 있다.
법은 사고 방지를 위한 적정 주의를 1수준으로 정하고 있으며 법원은 제1종 오류와 제2종 오류를 각각 20%의 확률로 범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것을 가해자도 알고 있다고 하자.
-2022학년도 10월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이를 위 판정도를 고려해서 이해할 수 있다. 판정도로 이해하기 전 실제로 가해자가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가해자는 준수했다고 거짓말하거나 준수하지 않았다고 잘못을 인정하는 두 가지 경우가 발생한다. 전자는 잘못된 주장이고, 후자는 올바른 주장이 된다. 그런데 판사가 준수했다는 거짓말을 받아들였다면 제2종 오류를 범한 것이다. 또한 준수하지 않았다고 잘못을 인정했는데 그것이 도리어 거짓이라고 판사가 생각했다면 제1종 오류를 범한 것이다.(물론 실제로 이런 경우는 없지만 개념상으로는 있을 수 있다.) 그리고 판사가 준수했다는 가해자의 거짓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준수하지 않았다는 인정을 받아들였다면 오류를 범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실제로 가해자가 기준을 준수했다고 가정하면 오류 여부의 판단은 반대가 될 것이다. 이는 다음과 같이 위 판정도를 변용하며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철수 쌤은 처음에 지문을 읽으며 당황했으나, 읽으면서 나름대로 이해한 것은 다음과 같다.
통계학에서 제1종 오류란 올바른 가설이 기각되는 것이고, 제2종 오류란 잘못된 가설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불법 행위와 관련하여 법원이 심리하는 가설이 ‘가해자가 법이 정한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라고 하자. 실제로 가해자가 준수하지 않았고 이 가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법원은 제1종 오류를, 실제로 준수했는데 이 가설을 받아들였다면 제2종 오류를 범한 것이다. 이렇게 법원의위에서 빨간색 부분은 철수 쌤이 지문을 이해하고 재구성하면서 보충한 것이다. 출제 선생님은 지문을 위와 같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 것 같다. 철수 쌤이 오류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수학 선생님에게 자문했더니 잘 이해했다고 하면서 오류 관련 자료를 더 주겠다고 했다. 그때 철수 쌤은 이렇게 말했다.과실판단에 오류가 있는 경우 가해자의 유인책에 영향을 끼친다. 그 영향이 어떠한지는 다음의 사례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사고 발생으로 인한 손해액이 1000원이고 각 사고 방지 주의 수준에 따른 주의 비용, 사고 확률 등이 다음과 같이 주어졌다고 하자.
“더 많은 지식은 필요없어요. 국어는 문장을 판정도로 그릴 수만 있으면 돼요.”
실제로 철수 쌤이 위와 같이 지문을 재구성할 수 있었던 것은 통계학의 오류에 관한 지식이 아니라 판정도를 그려가며 이해하는 국어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철수 쌤은 통계학 전문가가 아니라 국어 교사가 아닌가?포인트 1. 국어 영역에선 고등학교 수준을 넘어서는 개념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2. 전문 분야의 용어는 국어 능력을 통해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
3. 판정도를 그려가며 글을 이해하는 국어 능력을 훈련해야 한다.
4. 국어는 전문 지식을 이용해 글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국어 능력으로 글을 이해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