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개념 구별의 중요성
6. (가)를 바탕으로 할 때, <보기>에 대한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① … 사후적 효율 … 사회 전체의 손실①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려면 ‘사후적 효율’과 ‘사회 전체의 손실’이 무엇인지 (가)에서 다음 내용을 통해 이해해야 할 것이다.
<보기>
… A가 B와 체결한 계약을 지키지 않았다. 그 결과 A는 0원의 이익을 얻었고, B는 100원의 손해를 입었다. 계약법은 A가 B에게 손해 배상 책임을 지게 할 수도 있고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 100원의 손해는 A가 부담하고, 후자의 경우에는 B가 부담한다. 만약 A가 손해의 일부만 배상한다면 100원의 손해를 서로 나누어 부담한다. 단, A와 B는 동일한 금액에 대해 동일한 후생을 갖는다.
① 100원의 손해를 A가 일부라도 부담하도록 계약법이 정해지면 사후적 효율 측면에서 계약 불이행으로 인한 사회 전체의 손실은 100원보다 적어지겠군.
② 100원의 손해를 A가 전적으로 부담하도록 계약법이 정해지면 사전적 효율 측면에서 A에게는 계약을 덜 파기하려는 유인책이 생기겠군.
-2022학년도 10월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효율이란 사회 전체 후생의 크기가 증가하느냐의 여부인데, 후생은 어떤 행동의 결과로 얻는 주관적인 기쁨이나 만족감을 의미한다. … 사후적 효율은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최소 비용으로 최대 산출을 얻는다는 의미… 갑의 물건을 을이 아무 허락도 받지 않고 훔쳐서 사용했다. … 해당 물건에 대한 갑과 을의 후생이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 갑의 후생이 100원이고 을의 후생이 80원이라면 사회 전체적으로는 20원의 후생 감소가 생긴다.
<보기>에 의하면 ‘손실’은 ‘손해’와 관련 있다. 그런데 개념이 다르면 구별해서 이해해야 하므로, ‘손해 입다’와 ‘손해 부담(배상)’을 구별해야 한다. <보기>의 ‘A는 0원의 이익을 얻었고, B는 100원의 손해를 입었다’에 의하면 A는 손해를 입지 않고 B가 손해를 입은 것이다. 그런데 그 손해를 A가 부담할 수도 있고, B가 부담할 수도 있고, A와 B가 나눠 부담할 수도 있다.
그러면 손실은 손해를 입는 것과 손해를 부담하는 것 중 어느 것과 관련 있을까? 지문에 의하면 손실은 ‘후생 감소’와 연관되므로, 손해를 입는 것과 관련 있다. 따라서 계약을 지키지 않아 100원의 손해가 발생한 이상 누가 손해를 얼마 부담하느냐와 상관없이 사회 전체의 후생 감소는 100원이다. 따라서 ①은 적절하지 않다.
그런데 학생들은 지문의 ‘갑의 후생이 100원이고 을의 후생이 80원이라면 사회 전체적으로는 20원의 후생 감소가 생긴다’는 구절을 오해해 문제 풀이에 적용할 수 있다. 이 내용은 예컨대 갑은 100원을 지불해서라도 사고 싶은 빵을, 을은 80원이면 사겠다고 한다는 뜻이다. 빵은 그대로인데 그에 대한 가치가 20원 줄어들었으므로 그만큼 후생 감소, 즉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보기>의 사례와는 관련이 없다. 만약 A가 20원의 손해를 부담했다면 B는 80원의 손해를 부담해야 하는데, 이는 100원이라는 사회 전체 손실이 이미 발생했기 때문이다. 관련 없는 내용을 가지고 대상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② 100원의 손해를 A가 전적으로 부담하도록 계약법이 정해지면 사전적 효율 측면에서 A에게는 계약을 덜 파기하려는 유인책이 생기겠군.②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려면 ‘사전적 효율’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하고, ‘100원의 손해 … 부담’과 ‘계약 덜 파기’ 즉 계약 이행 사이의 인과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그것은 지문의 다음 내용을 통해 가능하다.
법적으로 절도가 허용된다면 … 근로 의욕의 저하와 절도 방지 비용 지출은 사회적 후생 증가에 기여하지 못한다. 즉 사전적 효율 관점에서 볼 때, 절도가 허용되면 사회적 후생을 감소시키는 유인책이 생긴다.
이에 따르면 ‘사전적 효율’은 절도 이후에 생기는 후생 감소가 아니라 절도 이전에 나타나는 후생 감소(근로 의욕 저하, 절도 방지 비용 지출)를 고려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문에 따르면 ‘절도가 허용되면 사회적 후생을 감소시’킨다. 이는 곧 절도를 금지하는 법은 사회적 후생을 감소시키지 않게 만든다, 즉 근로 의욕을 갖게 하고 절도 방지 비용을 지출하지 않게 한다는 말이다.
이를 <보기>에 적용하면 계약 파기를 금지하는 법, 즉 계약법이 있다면 사회적 후생을 감소시키지 않게 만든다. 100원의 손해 부담은 곧 계약 파기를 금지하는 법에 해당하는 것이고, 사회적 후생을 감소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계약을 파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철수 쌤은 다음과 같이 수학적 표현법 중에 하나인 비례식을 활용해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절도 : 근로 의욕 저하, 절도 방지 비용 지출
= 계약 파기 : 계약 파기 유인
절도금지법 : 근로 의욕 증가, 절도 방지 비용 미지출
= 계약법 : 계약 파기 의도 저하
그런데 계약법이 100원이 아니라 20원의 손해 부담을 A에게 하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 사회 전체 후생은 100원이 감소하지만, A의 후생은 20원 감소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80원의 후생 감소는 B에게서 일어난다. A는 계약을 파기하더라도 후생 감소가 덜하므로 계약 파기의 가능성이 있다. 결국 ②에서 100원의 손해 부담, 즉 사회 전체 후생의 감소의 책임을 지게 하는 조건은 A가 계약을 덜 파기하는 걸 보증하는 것이다. 철수 쌤은 수를 포함한 글을 보면, 경우마다 다르게 나올 수 있는 결과를 의식하며 읽는 버릇이 있다.포인트 1. 개념이 다르면 그것의 차이를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
2. 관련 없는 내용을 가지고 대상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3. 수학에서 흔히 사용하는 비례식 a:b=c:d를 활용해 두 대상의 관계를 파악하며 읽는 것도 좋다.
4. 수를 포함한 글을 보면 경우마다 다르게 나올 수 있는 결과를 의식하며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