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정보의 선후 관계 파악
혈액 응고는 섬유소 단백질인 피브린이 모여 형성된 섬유소 그물이 혈소판이 응집된 혈소판 마개와 뭉쳐 혈병이라는 덩어리를 만드는 현상이다. 혈액 응고는 혈관 속에서도 일어나는데, 이때의 혈병을 혈전이라 한다. (중략)혈액 응고는 … 피브린이 모여 형성된 섬유소 그물이 혈소판이 응집된 혈소판 마개와 뭉쳐 혈병…를 만드는시간과 변화를 의식하며 읽어야 하는 글이 많다. ‘A아/어/여 B’ ‘A가 (B에서) C되다’ ‘A가 B를 만들다’ 등의 문장은 자주 쓰이는 유형이다. ‘-아/어/여’는 시간상의 선후 관계, 방법, 까닭이나 근거 따위를 나타내는 연결어미다. ‘-되다’는 피동의 뜻을 더하고 동사를 만드는 접미사로, 다른 것으로 바뀌거나 어떤 시기 또는 상태에 이른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좋다. ‘만들다’는 노력이나 기술 따위를 들여 목적하는 사물을 이룬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들을 사용하는 문장은 시간적 순서를 의식하며 읽어야 한다.
우선 여러 혈액 응고 인자들이 활성화된 이후 프로트롬빈이 활성화되어 트롬빈으로 전환되고, 트롬빈은 혈액에 녹아 있는 피브리노겐을 불용성인 피브린으로 바꾼다. 비타민 K는 프로트롬빈을 비롯한 혈액 응고 인자들이 간세포에서 합성될 때 이들의 활성화에 관여한다. 활성화는 칼슘 이온과의 결합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들 혈액 단백질이 칼슘 이온과 결합하려면 카르복실화되어 있어야 한다. 카르복실화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글루탐산이 감마-카르복시글루탐산으로 전환되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비타민 K에 의해 카르복실화되어야 활성화가 가능한 표적 단백질을 비타민 K-의존성 단백질이라 한다.
-2022학년도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지문에서 ‘피브린이 모여 형성된 섬유소 그물’ ‘혈소판이 응집된 혈소판 마개’ ‘섬유소 그물이 … 혈소판 마개와 뭉쳐 혈병 …를 만드는’ 등의 어구는 정보의 선후 관계를 파악해 옆의 도식과 같이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글을 읽으며 관계없는 정보를 연결하는 것이다. 예컨대 ‘피브린 모임’을 ‘혈소판 마개’와, ‘혈소판 응집’을 ‘섬유소 그물’과 연결하는 것은 잘못이다. 나아가 ‘혈병’은 ‘섬유소 그물’과 ‘혈소판 마개’가 형성된 이후에 만들어지는 것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우선 … 이후 …으로 전환되고, …으로 바꾼다. …ㄹ 때 …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려면 …어야 한다.시간을 의식해 읽어야 함을 느끼게 만드는 부사어나 서술어 등이 많다. ‘우선, 이후, 때(에)’ 등의 부사어나 ‘전환하(되)다, 바꾸다, 이루어지다’ 등의 서술어가 그것들이다. 지문 내용도 이와 같은 부사어나 서술어 등으로 이뤄져 정보들 간의 선후 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돼 있는데,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 ↗, ↓’ 등의 화살표를 사용하되, 그 방향까지 생각하는 훈련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또한 ‘A가 B로 변할 때 C가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을 위의 그림처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문에서 ‘피브리노겐’에서 ‘피브린’으로 바뀌는 것에 ‘트롬빈’이 영향을 미치고, ‘글루탐산’이 ‘감마-카르보시글루탐산’으로 바뀌는 것에 ‘비타민 K’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어떻게 그렸는지 눈여겨보도록 하자. 이런 복잡한 그림을 꼭 그려야 하느냐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찌하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음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을?
13. 윗글을 참고할 때 <보기>의 (가)~(다)를 투여함에 따라 체내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예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예컨대 ‘와파린’은 ‘비타민 K의 작용을 방해’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카르복실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그에 따라 ‘칼슘이온과의 결합’이 되지 않아, ‘혈액 응고 인자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게 만든다. ‘플라스미노겐 활성제’는 ‘피브린을 분해’한다고 했으므로, ‘섬유소 그물’을 만들지 못하게 한다.
<보기>
다음은 혈전으로 인한 질환을 예방 또는 치료하는 약물이다.
●(가) 와파린 : 트롬빈에는 작용하지 않고 비타민 K의 작용을 방해함.
●(나) 플라스미노겐 활성제 : 피브리노겐에는 작용하지 않고 피브린을 분해함.
●(다) 헤파린 : 비타민 K-의존성 단백질에는 작용하지 않고 트롬빈의 작용을 억제함.
또한 ‘헤파린’은 ‘트롬빈의 작용을 억제’한다고 했으므로, ‘피브리노겐’을 ‘피브린’으로 바꾸지 못하게 만든다. 이런 판단을 해야 하는 문제에서 아무리 복잡하다고 위와 같이 정리하지 않는다면 풀이를 제대로 할 수 없다. 포인트 1. ‘A-아/어/여 B’ ‘A가 (B에서) C되다’ ‘A가 B를 만들다’ 등의 문장은 정보의 선후 관계를 나타낸다.
2. 정보의 선후 관계를 파악할 때 관계없는 정보를 연결하거나 순서를 바꿔 파악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3. ‘우선, 이후, 때(에)’ 등의 부사어나 ‘전환하(되)다, 바꾸다, 이루어지다’ 등의 서술어가 포함된 문장은 시간을 의식해 읽어야 한다.
4. ‘A가 B로 변할 때 C가 영향을 미친다’는 문장의 내용을 어떻게 도식화하는지 알아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