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관점에 따른 판단
8. <보기>는 동양 역사가들의 견해이다. <보기>를 바탕으로 (가), (나)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의 관점에 따르면 …이라고 볼 …고 보아야 …으로 볼 ‘관점(觀點)’이란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할 때, 그 사람이 보고 생각하는 태도나 방향 또는 처지를 말한다. 관점에 따라 똑같은 대상도 달리 보인다.
< 보 기 >
ㄱ. 대부분 옛일의 성패를 논하기 좋아하고 그 일의 진위를 자세히 살피지 않는다. 하지만 진위를 분명히 한 후에야 성패가 어긋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역사 서술의 근원인 자료를 바로잡고 깨끗이 한다는 뜻이다.
ㄴ. 고금의 흥망은 현실의 객관적 형세인 시세의 흐름에 따르는 것이며, 사림(士林)의 재주와 덕행으로 말미암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므로 천하의 일은 시세가 제일 중요하고, 행복과 불행이 다음이며, 옳고 그름의 구분은 마지막이라고 하는 것이다.
ㄷ. 도(道)의 본체는 경서에 있지만 그것의 큰 쓰임은 역사서에 담겨 있다. 역사란 선을 높이고 악을 낮추며 선을 권면하고 악을 징계하는 것이다.
① ㄱ의 관점에 따르면, 『신어』에 제시된 진의 멸망 원인에 대한 지적은 관련 내용의 진위에 대한 명확한 판별 이후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겠군.
② ㄱ의 관점에 따르면, 『고려사』 편찬 과정에서 고려의 용어를 고쳐 쓰자고 한 의견은 역사 서술의 근원인 자료를 바로잡고 깨끗이 하자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군.
③ ㄴ의 관점에 따르면, 『치평요람』에 서술된 국가의 흥망은 그 원인이 인물들의 능력보다는 객관적 형세인 시세의 흐름에 있다고 보아야겠군.
④ ㄷ의 관점에 따르면, 『신어』에 제시된 진에 대한 비판은 악을 낮추고 징계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군.
⑤ ㄷ의 관점에 따르면, 『치평요람』 편찬과 관련한 세종의 생각에서 학문의 근본은 도의 본체에, 현실에서 학문의 구현은 도의 큰 쓰임에 대응하겠군.
-2022학년도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피부가 하얘야 멋있다’는 관점을 갖고 있는 사람과 ‘검은 피부는 건강미의 상징’이라는 관점을 가진 사람이 거무스름한 철수샘을 달리 평가하지 않겠는가? 결국 관점과 사물·현상의 속성이 일치하는지 여부에 아래 옆의 판정도와 같이 판단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관점은 일종의 주장이다. 따라서 <보기>의 ㄱ~ㄷ의 관점을 파악한다는 것은 각각에서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ㄱ. … 후에야 …을 수 있다 … ㄴ. …가 … 중요‘A 후에야 Bㄹ 수 있다’는 문장은 A가 B이기 위한 조건을 나타낸다. 조건을 살피면 주장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크게 아래 표와 같다. ㄱ에서 ‘진위를 분명히 한 후에야 성패가 어긋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즉 진위를 분명히 하면, 성패(성공과 실패)가 어긋나지 않는 좋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진위를 분명히 하자는 주장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A은 B가 중요하다’는 문장은 A가 B를 결정함을 주장하는 문장이다. ㄴ에서 ‘천하의 일은 시세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은 ‘시세’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천하의 일’이 ‘시세’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ㄴ. …이며, …은 아니었다. ㄷ. …란 …이다.사실과 의견을 구별하며 읽어야 할 때가 있다고 했다. 예컨대 ‘철수샘은 남자다’(참인 사실) ‘철수샘은 여자다’(거짓인 사실)와 ‘철수샘은 멋쟁이다’(타당한 의견) ‘철수샘은 멋쟁이가 아니다’(부당한 의견)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사실이 의견일 때도 있다. 예컨대 ‘한글은 세종이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새로운 증거가 발견돼 ‘한글은 세종이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사실에 관한 새로운 의견을 주장했다고 한다. 요컨대 언뜻 보면 사실을 말하는 것 같지만 의견을 말하는 문장이 있는 것이다.
ㄴ에서 ‘A는 B에 따르다(말미암다)’는 문장은 A가 결과, B가 원인임을 나타낸다. 따라서 ㄴ은 ‘고금의 흥망’의 원인으로 ‘시세의 흐름’과 ‘사림의 재주와 흥망’을 말하고 있다. 결국 ㄴ은 ‘고금의 흥망은 시세의 흐름 때문이다’ ‘고금의 흥망은 사림의 재주와 흥망 때문이다’는 사실을 말한 문장처럼 보이지만, 이는 주장을 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A이고 B가 아니다’라는 문장 구조로 보아, ㄴ에서 두 주장은 반대 관계에 있다. ‘사림(士林)’은 유학을 신봉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시세의 흐름’은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전체의 흐름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ㄴ은 고금의 흥망 원인이 유학자들이 아니라 세상의 이치에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개념의 정의는 판정 기준이 된다고 했다. 이를 확대하면 정의한 문장도 주장일 수 있다. 한때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입니다’라는 광고 문구가 유행한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구로 알고 있는 침대를 과학이라고 새로 정의한 것은 침대에 관한 새로운 의견이다.
ㄷ에서 ‘역사란 선을 높이고 악을 낮추며 선을 권면하고 악을 징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흔히 역사는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을 의미한다. 그와 달리 ㄷ에서는 역사를 권선징악(勸善懲惡)을 위한 것이라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이런 정의를 설득적 정의라고 한다. 우리 주위에는 설득적 정의가 흔한데, 이를 하나의 의견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포인트1. 사물이나 현상의 속성이 관점과 일치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을 달리한다.
2. 어떤 사람이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할 때 생각하는 태도나 방향, 처지를 말하는 관점은 그 사람의 주장이기도 하다.
3. 'A 후에야 B일 수 있다'는 문장은 A가 B이기 위한 조건을 나타내며, 조건을 살피면 주장을 알 수 있다.
4. 언뜻 보면 사실을 말하는 것 같지만 의견을 말하는 문장이 있다.
5. 설득적 정의를 말하는 문장은 주장을 말하는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