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조이 下
평범한 싱글맘에서 혁신을 낳는 기업가로 변신한 조이는 한국 경제에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정부가 조이와 같은 창업가를 더 양성해야 경제성장의 정체에서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조지프 슘페터는 저서 《경제발전의 이론》에서 “경제발전은 외부 여건 변화에 의한 단순한 순응과 수용이 아니라 경제 체제 내부에서 발생한다”며 “기업가의 혁신, 즉 생산요소의 새로운 결합이 경제발전을 자극하는 원천”이라고 주장했다. 슘페터에 따르면 기업가의 혁신만 있다면 자본주의는 무한히 발전하고, 노동자의 생활 수준도 개선된다. 2018년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인 폴 로머 뉴욕대 교수도 기술과 혁신이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내생적 성장이론’으로 슘페터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 영화는 정부가 창업 기업에 무엇을 지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보여준다. 조이가 사업화와 마케팅,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같이 수많은 창업자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많은 창업자가 효과적인 정책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기술개발·판로·마케팅·해외진출 지원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단순히 ‘돈’만 뿌릴 게 아니라 종합적이고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영화의 포스터는 눈을 맞는 조이다. 텍사스에서 회사를 살리는 협상을 끝내고 딸에게 줄 크리스마스 장난감을 사기 위해 장난감 가게 쇼윈도 앞에 서 있다가, 가게에 설치된 기계에서 흩날리는 가짜 눈을 맞는 조이를 포착한 것이다. 대체로 온난한 기후의 텍사스에 눈은 드문 일이다. 영화 포스터는 그 드문 확률을 만들어내는 조이의 기적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숨어있으면 안전하긴 하지, 아무도 못 보니까. 그렇지만 웃긴 게 뭔지 알아? 넌 너 자신한테서도 숨어버렸어.” 조이는 꿈에서 17년 전 자신으로부터 이런 일침을 듣는다. 꿈에서 깨자마자 조이는 한 발을 더 내디뎌 사업을 결심한다. 일단 자신으로부터 숨지 않기로 결심한 그는 가족으로부터 모욕을 들어도, 파산 위기에 몰려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도용당했을 때도 멈추지 않는다. 끝까지 자신에 대한 확신을 놓지 않았기 때문에 기적을 낳을 수 있었다.
김남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한 걸음 더영화 ‘조이’는 아이 셋을 홀로 키우던 싱글맘에서 생활용품 회사 사장으로 자수성가한 미국의 여성 최고경영자(CEO) ‘조이 망가노’의 창업 성공신화를 소재로 제작됐다. 그렇다면 나도 조이가 될 수 있을까. 사실 아직까지도 여성 창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성 창업자들은 창업 생태계에도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 유치나 정부 과제 심사 과정에서 이들은 아직도 ‘육아는 어떻게 하냐’ ‘남편 직업은 무엇이냐’는 부적절한 질문들을 받는 경우가 많다.
여성 중심 스타트업 커뮤니티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의 김지영 대표는 “업계 안에서도 남성 중심적 문화가 지배적이다 보니 ‘내가 창업했을 때 저 사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는 여성들이 많다”며 “여성 벤처캐피털리스트(VC), 심사역 자체가 적은 것도 스타트업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의 장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들이 주로 창업하는 분야인 돌봄이나 교육 서비스는 저평가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소셜벤처 전문 투자사 ‘소풍’은 투자 과정에서 여성 창업자에 대한 편견을 줄이기 위해 앞장서 노력하고 있다. 2018년 ‘젠더 안경을 쓰고 본 기울어진 투자 운동장’ 리포트를 내기도 한 이 회사는 투자심사역들에게 사전에 성평등과 관련된 체크리스트를 숙지하고 면접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
아직은 척박한 환경이지만 그럼에도 꿈이 있다면 도전하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창업을 결심한 여성들을 위한 기회가 점차 늘고 있어서다. NIE 포인트1. 조지프 슘페터의 저서 《경제발전 이론》을 읽고 독후감을 써보자.
2. 세계적인 기업들의 혁신 사례를 찾아보자.
3. 여성 창업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이유를 알아보고 해결 방법을 제시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