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주장과 근거
죄형 법정주의란 어떠한 행위가 범죄이고 그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 미리 성문의 법률로 규정하여야 한다는 원칙이다.(중략)범죄… 법률… 조선 시대 형법
조선 시대 형법은 범죄의 종류, 범죄자나 피해자의 신분 등을 개별적으로 구분하고 이에 따라 형량이 결정되는 정형주의적 형식을 따랐다. 조선 시대 형법의 일반법으로 적용되었던 대명률의 ‘단죄인율령조’에 따르면 죄명을 확정할 때는 반드시 율령*을 따르고 이를 위반할 경우 벌을 준다고 하였다. 이러한 규정은 법관이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법관이 임의적으로 판단해 범죄의 여부를 결정할 수 없도록 했다는 점에서 죄형 법정주의와 동일한 원리가 작동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조선 시대 형법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안을 하나하나 열거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어떤 사안에 각 조항을 곧바로 적용하기에는 용이했지만 실제 발생하는 모든 사안을 열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어떤 사건을 적용할 때 이에 대응되는 규정이 없어서 법률의 흠결이 생길 경우도 있었다. … 죄를 결정할 때 자의적인 유추가 개입할 수 있으므로 조선 시대의 형법은 죄형 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보는 입장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인율비부가 정형주의를 따랐던 조선 시대 형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인율비부는 정형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원된 법 적용 방법으로서 구체적인 법률들을 추상화하는 특수한 해석 방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조선 시대 형법에서 죄형 법정주의를 발견하려는 이들은 인율비부가 조선 시대 형법상 필연적이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본다.
- 2021학년도 10월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주장을 말하는 글에서 꼭 찾아야 할 것은 근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01.2898661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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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율령에 기재된 것이 사리(事理)를 모두 규제할 수 없으므로 만약 죄를 결정하는 데 율조가 없으면 율문 중에 가장 가까운 것에 의거하여 더할 것을 더하고 뺄 것은 빼어 죄명을 결정하여 형조에 보고하고 형조는 임금께 아뢰어 처벌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인율비부(引律比附)라고 하는데 >
이를 보면 ‘인율비부’는 ‘죄형 법정주의’에 위배된다는 문제가 있다. 그런데도 ‘어떤 이들’은 ‘조선 시대 형법에서 죄형 법정주의를 발견’할 수 있다, 즉 조선 시대 형법이 죄형 법정주의를 따랐다고 주장한다. ‘인율비부’가 자신들의 주장을 약화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주장을 강화하는 근거가 있는가 하면 약화시키는 근거가 있다. 또한 어떤 주장을 약화시키는 근거를 반박하면 그 주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이것들을 생각하며 글을 읽으면 글이 잘 이해된다. 포인트
![신철수 성보고 교사](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AA.24572621.1.jpg)
2. ‘Aㄴ/는 점에서 B고 하다’, ‘A(으)므로 B고 보다’는 문장은 A가 근거, B가 주장임을 생각하며 읽도록 하자.
3. 개념의 종차(본질)은 판정의 기준이 됨을 알아 두자.
4. ‘A는 어쩔 수 없다’, ‘A를 감안하다’의 문장은 A에 문제가 있지만 A를 수용하다의 뜻임을 알아 두자.
5. 어떤 주장을 약화시키는 근거를 반박하면 그 주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음을 알아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