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를 탐욕을 합리적으로 억제·조절하는 체제로 평가
막스 베버《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프로테스탄트(개신교)는 세속적인 직업에서 거둔 성공을 구원의
증표로 삼았고, 이윤 획득과 물질적인 성공을 신의 축복으로 여겼다.”
“직업 윤리를 통해 자본을 증식하고, 창출한 부를 또 다른 부를 창출하는 데
사용하는 개신교의 윤리와 생활방식이 자본주의 정신을 출현시켰다.”
“프로테스탄트(개신교)는 세속적인 직업에서 거둔 성공을 구원의 증표로 삼았고, 이윤 획득과 물질적인 성공을 신(神)의 축복으로 여겼다. 이런 새로운 사고방식이 전통주의적 경제 체제를 허물어버리고 근대 자본주의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막스 베버《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프로테스탄트(개신교)는 세속적인 직업에서 거둔 성공을 구원의
증표로 삼았고, 이윤 획득과 물질적인 성공을 신의 축복으로 여겼다.”
“직업 윤리를 통해 자본을 증식하고, 창출한 부를 또 다른 부를 창출하는 데
사용하는 개신교의 윤리와 생활방식이 자본주의 정신을 출현시켰다.”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1864~1920)는 평생에 걸쳐 산업사회의 새로운 발전 방식과 구조를 연구하는 데 몰두했다. 특히 큰 경제적 번영을 가져온 자본주의 발전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미국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개신교가 들어선 나라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 가톨릭 영향이 강한 나라에 비해 경제 성장이 빠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한 답을 담아 1920년 출간한 책이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다.
베버는 자본주의를 단순한 경제 체제로 보지 않고 인간의 생활양식이나 가치관, 신념 등과 연관된 문화 현상의 하나로 보았다. 그는 “금욕적 개신교의 직업 윤리관이 합리적 생활을 중시하는 근대 자본주의 정신을 탄생시킨 핵심이었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면서 증명했다.
베버는 “과거 가톨릭은 필요 이상으로 돈을 벌거나 저축해 자본을 축적하는 것을 죄악시했고, 노동을 인간의 원죄에서 비롯된 고통으로 봤다”고 했다. 그러나 개신교가 등장하면서 모든 게 변했다고 베버는 설명했다. 직업 노동과 금욕적 절제를 통해 부(富)를 축적하는 것을 신의 축복이라고 여기게 된 것이다.
“개신교 금욕주의, 자본 형성에 기여”
베버는 개신교, 특히 칼뱅파의 교리에 주목했다. 종교개혁가 장 칼뱅은 구원받은 자와 저주받은 자의 운명이 신에 의해 미리 정해졌다는 예정설(豫定說)을 내세워 현세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윤리 지침을 체계적으로 세웠다. 신자도 수도사처럼 엄격한 금욕 생활을 해야 한다고 가르침으로써 신앙과 윤리를 결합했다. 베버는 이런 금욕주의를 ‘세속적 금욕주의’라고 불렀다.
베버에 따르면 칼뱅파는 세속적인 직업 노동을 통한 부의 획득은 신의 축복이라고 여겼다. 또 지속적인 직업 노동을 금욕을 위한 최고의 수단이자 신앙의 진실성을 보여주는 증표로 삼았다. 풍요로운 하느님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사치를 배격하고 근검절약을 실천했다. “구원 가능성에 대한 불안은 금욕적인 생활을 낳고, 이런 절제와 검약이 자본 형성에 기여하게 됐다. 가난은 게으름의 결과이며 신에 대한 모독으로 여겨졌다. 개신교 신자들은 더 이상 돈 버는 일에 거리낌이 없었다. 이들은 열심히 벌어 축적한 부를 투자했다.” 베버는 이를 자본주의 태동으로 보았다.
이런 개신교의 윤리가 널리 퍼지면서 기업과 상업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탐욕적이며 이기적인 자들로 여겨지지 않게 됐다. 오히려 하느님이 맡긴 일을 성실하게 해내는 사람들로 평가됐다. 베버는 “직업 노동을 통해 자본을 증식하고, 창출한 부를 또 다른 부를 창출하는 데 사용하는 개신교의 윤리와 그 윤리를 기반으로 한 생활양식이 자본주의 정신을 출현시켰다”고 강조했다.
“자본주의, 탐욕을 합리적으로 억제”
베버는 이런 관점에서 자본주의를 ‘탐욕’ 자체와 동일시하는 기존 통념에 대해 ‘천진난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본주의는 무제한의 탐욕을 동력으로 삼아 나아가는 체제가 아니라, 그 탐욕을 합리적으로 억제하고 조절하는 체제라는 것이 베버의 관점이다.
베버가 미국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소스타인 베블런과 벌인 논쟁은 유명하다. 베블런이 자본주의를 착취의 대표적 사례라고 하자, 베버는 “자본주의 정신이야말로 약탈을 막고 건전한 소비생활을 촉진시킨다”고 반박했다.
주목되는 점은 베버가 자본주의의 장래를 걱정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세속화하면서 금욕주의를 비롯한 개신교 윤리의 퇴색과 기업의 관료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는 결국 자본주의의 활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버의 이 책은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비판론자들은 “종교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과장했다”며 베버를 관념론적인 결정론자라고 화살을 날렸다. 논쟁은 근래에도 이어졌다. 대런 애스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번영을 좌우하는 것은 종교적 믿음, 윤리 등이 아니라 국가가 만드는 제도”라고 했다.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근대 자본주의 출현을 분석한 탁월한 전범(典範)이라는 데는 이견이 별로 없다. 특히 베버의 우수성은 자신의 견해를 풍부한 사례 등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설명한 데 있다. 예를 들어 당시 상공업이 발달한 국가나 도시에서 개신교 신자 비율이 다른 곳보다 높았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통계자료를 제시해 증명했다. 이 때문에 베버는 그때까지 일반적인 학문 영역에서 분화되지 않았던 사회학을 창시한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다.
홍영식 한경비즈니스 대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