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콜린스《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다. 왜 그런가.
우리는 대개 크고 위대한 것보다는 좋은 것에 만족한다. 회사도 그렇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말은 틀렸다.
적합한 사람이 중요하다. 적합한 사람은 관리가 필요 없다"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다. 왜 그런가. 우리는 대개 크고 위대한 것보다는 좋은 것에 만족한다. 회사도 그렇다. 좋은 기업이기 때문에 위대한 기업이 되지 않는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2001)를 쓴 짐 콜린스(60)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출발한다.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바꿀 수 있는가.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할까’가 이 책의 주제다."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다. 왜 그런가.
우리는 대개 크고 위대한 것보다는 좋은 것에 만족한다. 회사도 그렇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말은 틀렸다.
적합한 사람이 중요하다. 적합한 사람은 관리가 필요 없다"
미국의 저명 경영컨설턴트인 짐 콜린스는 이 책을 포함해 모두 6권의 책을 냈다. 그가 1994년 제리 포라스와 함께 쓴 첫 저서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은 6년간 비즈니스위크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25개국 언어로 번역됐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도 10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적합한 사람이 중요하다”
이 책은 콜린스 개인이 아니라 그의 팀이 5년간 수행한 연구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연구팀은 1965년부터 1995년까지 30여 년간의 자료를 근거로 ‘좋은 기업’ 1435개를 선정한 뒤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 ‘위대한 기업’ 11개를 골라냈다. 적어도 15년간 누적 주식수익률이 시장수익률보다 3배 이상 높은 기업들이다. 구체적으로 애벗, 서킷시티, 패니매이, 질레트, 킴벌리클라크, 크로거, 뉴커, 필립모리스, 피트니보즈, 월그린즈, 웰스파고 등이다. 이 중 상당수는 일반인에게 낯설지만 IBM 코카콜라 인텔 등 유명 기업을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콜린스는 좋은 기업이 위대한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한 장의 그림으로 압축해 설명한다. 출발점은 리더십과 인재다. 그는 경험적 분석을 통해 위대한 기업의 공통점으로 ‘겸손함과 불굴의 의지를 가진’ 최고경영자(CEO)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들은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먼저 짜지 않는다. 자신의 버스(회사)에 태울 사람과 내릴 사람을 먼저 구분한다. 적임자를 적합한 자리에 앉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콜린스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말은 틀렸다. 적합한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적합한 사람들에겐 동기부여나 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동기부여하고 최선의 성과를 낸다. 부적합한 사람이 있으면 올바른 방향은 의미가 없다. 어차피 위대한 회사를 일굴 수 없기 때문이다.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은 엄격하지만 비정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비정한 것’은 마구 자르고, 배려 없이 사람들을 제멋대로 해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엄격한 것’은 시기나 직급에 관계없이 정해진 기준을 한결같이 적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엄격하지만 비정하지 않다는 것은 “인재들이 자기 자리를 걱정하지 않고 일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최고의 인재는 문제가 큰 곳이 아니라 기회가 가장 큰 곳에 배치하라”고 강조했다.
‘위대한 회사’ 되려면 냉혹한 현실 직시해야
‘위대한 회사’가 되려면 냉혹한 현실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처한 현실에 정면으로 대응할 수 있고, 위기를 맞더라도 강한 회사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콜린스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잃게 하는 방법 중 하나가 냉혹한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겸손함과 불굴의 의지를 가진 리더십과 적합한 인재 배치, 그리고 냉혹한 현실 직시는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축적 과정이다. 도약하려면 기업이 무엇에서 최고가 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저자는 이를 고슴도치 개념으로 설명했다. 여우는 다양한 방법으로 고슴도치를 공격한다. 고슴도치는 몸을 동그랗게 마는 단순 전략으로 여우를 격퇴한다. 위대한 기업들은 고슴도치처럼 단순 개념을 습득해 모든 결정의 준거 틀로 삼았다. 그는 단순 개념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일, 자신의 경제엔진을 움직이는 것(현금흐름과 수익성), 그리고 열정을 가진 일 등 세 가지 교집합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적과 도약의 전 과정을 관통하는 것은 엄격한 규율이다. 저자는 “매우 엄격하게 사고하고 규율있는 행동을 하는 자율적인 사람을 먼저 얻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위대한 기업’으로의 축적과 도약을 바퀴에 비유했다. 무거운 바퀴를 한 방향으로 돌린다고 해보자. 처음엔 힘을 써야 한 바퀴를 돌린다. 계속 밀다보면 힘을 덜 써도 속도는 빨라진다. 위대한 회사로의 전환에도 결정적인 행동, 혁명적 변화 같은 것은 없다. 일관된 행동과 결정을 축적해야 달성된다.
이 책은 수많은 경영서에 등장한 ‘성공한 기업’이 아니라 한계를 뛰어넘은 ‘위대한 기업’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개념적으로 정리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런데 당황스러운 일이 생겼다. ‘위대한 기업’ 일부가 망한 것이다. 책이 출판된 뒤 서킷시티는 파산했고, 질레트는 P&G에 인수됐다. 콜린스는 2009년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y Fall, 2009)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 그는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고, 원칙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낸 것”을 몰락의 발단으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몰락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며, 회복 역시 스스로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완 한국경제신문 지식사회부장 (전 논설위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