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물질 배출 없고 충전시간 짧지만 비싼 가격·충전소 부족 등은 개선해야
현대자동차가 한 번 충전으로 서울~광주 거리인 580㎞를 달릴 수 있는 차세대 수소연료 전기자동차를 공개했다. 내년 3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가격은 6000만원 후반대로,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실구매가는 300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가격이 비싸고 국내 충전 인프라도 부족해 큰 인기를 얻진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신차는 최대 출력을 20%가량 높였고 날씨가 추우면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등 기존 수소차의 약점을 보완해 한층 진보한 것으로 평가된다.수소차의 정식 명칭은 수소연료전지차(FCEV: fuel cell electric vehicle)다. 차내 수소탱크에서 수소와 공기공급기(컴프레서)에서 전달받은 산소를 연료전지에 보내 전기를 생산함으로써 모터를 돌려 달린다. 다른 에너지 없이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궁극의 친환경차’로도 불린다. 양극에 산소를, 음극에 수소를 흘리면 전기가 발생하는데 이때 부산물로 수증기가 나올 뿐 이산화탄소 등 공해물질은 전혀 생기지 않는다.
수소차는 전기를 외부에서 충전해야 하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보다 한 차원 앞선 친환경차로 꼽힌다. 수소차의 장점은 5분 정도만 충전하면 수백㎞를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는 급속 충전기를 꽂더라도 최소 20~30분이 걸린다. 다만 전기차에 비해 값이 비싼 것은 개선해야 할 숙제다. ㎏당 약 4500만원이나 하는 백금을 전기 생산 촉매제로 대당 70g씩 써야 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배터리만 얹으면 만들 수 있고 충전소도 수소차보다 훨씬 잘 구축돼 있다.
이 때문에 친환경차 시장에서는 당분간 전기차와 수소차가 공존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전기차는 소형·단거리에 강점이 있고 수소차는 대형 버스나 택시 등부터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차세대 수소차를 국내외에 1만 대가량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친환경차 확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더 많은 충전 인프라와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친환경차 시장은 일본 업체인 도요타, 혼다, 르노닛산이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도요타보다 1년 앞서 수소차를 양산한 현대차는 4위에 머물고 있다.
금주의 시사용어-수소차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해 모터를 구동하는 방식의 자동차. 이산화탄소 등 공해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 전기차보다 한 단계 높은 친환경차로 평가된다.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