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빅데이터·IoT 융합…기술력 갖춘 신흥국엔 새 성장 기회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산업구조의 고도화’라고 할 수 있다
[고교생을 위한 경영학] (36)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변화와 대응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류는 갈수록 뚜렷해지고 국제 경제는 자국 이기주의 열풍이 거센 가운데 소위 4차 산업혁명 물결이 새로운 경제질서를 예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 기술 패러다임이 융합하면서 나타날 변화여서 예측이 어렵기는 하지만 결국 모든 산업을 완전히 뒤바꿀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산업구조의 고도화’라고 할 수 있다. 각종 서비스와 재화에 대해 기존 수요는 훨씬 잘 맞춰주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며 생산효율 극대화를 통해 낮은 비용으로 이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 3차원(3D) 프린팅 같은 신기술과 패러다임이 다양한 방식으로 융합하고 기존 산업에 적용되면서 산업 고도화를 이뤄갈 것이다.

생태계 관점에서 보자면 과거보다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훨씬 빈번하게 탄생할 것이고, 이 생태계들은 생존을 위해 지금보다 훨씬 격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다. 이미 대부분 글로벌 기업은 신기술에 대한 자사 중심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기술의 이해는 기본이고 이를 산업에 효율적으로 적용, 수요와 공급의 혁신을 끌어낼 수 있는 경제적 비전을 만들어 내 많은 추종자가 따라오게 하는 리더십이 절실한 시기다.

[고교생을 위한 경영학] (36)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변화와 대응
산업 구조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3차 산업혁명부터 일부 산업들, 일례로 정보통신, 미디어 등의 산업과 일부 제조업의 경우 전통적인 수직적 통합 기업구조에서 수평적 분화 형태로 산업구조가 바뀌었는데 이 추세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심에는 ‘플랫폼 경영’이 있다. IoT와 자동화기술을 활용할 제조업은 가치사슬의 많은 부분, 예를 들면 금형 사출이나 조립, 3D 프린팅을 활용한 다품종 소량생산 등의 기능에서 다양한 시장에 적용될 수 있는 제조 플랫폼 기업들이 출현할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 요구를 정확히 이해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기획력을 갖춘 기업들이 각 시장의 리더가 되고, 정말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극도의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는 전문기업들은 제조업 가치사슬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면서 부가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분화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즉, 시장 분석 및 제품 기획능력을 확실히 갖추든지, 특정 분야의 플랫폼화를 가장 잘하든지 둘 중 하나는 확실하게 해야 살아남는 구조로 가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첫째, 과거 변화 사례들을 명확히 짚는 것이 필요하다. 일례로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이 왔을 때 신규 제품과 서비스 시장이 무수히 창출됐고 여기서 플랫폼 생태계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또 소프트웨어 역량과 혁신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둘째,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일관된 혁신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서는 복잡할수록 목표를 단순히 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각종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고객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잘 달성하는 기업이 선도자가 된다.

셋째,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문화를 하나로 엮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하는, 즉 근거에 기반한 경영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의 공통점은 데이터다. 크게 보면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가 제품에 접목돼 가치를 높이는 것과 데이터가 기업 업무에 접목돼 생산성을 높이는 것,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서 기업 업무는 단순히 생산과정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인사, 조직, 전략, 마케팅, 생산관리, 재무, 회계와 같은 경영의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를 근거로 의사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IoT와 AI는 예전에는 구할 수 없던 데이터를 저비용으로 확보해 이를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 낼 수 있다. 작은 업무 영역부터 시작해 모든 경영의 의사결정을 이런 데이터에 근거한 방향으로 바꾸면서 경영성과 향상을 측정하는 기업문화로 일관되게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정석 < 서울대 경영대 >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