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해 주세요^^
1987년 6·29선언 이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한층 폭넓은 발전을 했어요.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사회 구조도서서히 민주화의 길을 걷게 되었죠.
국회의사당. 1987년 6·29선언 덕분에 건국 이후 최초로 여야의 합의를 이룬 헌법 개정이 이뤄졌다.
국회의사당. 1987년 6·29선언 덕분에 건국 이후 최초로 여야의 합의를 이룬 헌법 개정이 이뤄졌다.
‘6·10 항쟁’으로 직선제 선거 ‘부활’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기 한 해 전이던 1987년 4월, 전두환 대통령은 이른바 ‘4·13호헌 조치’를 선언했습니다. 자신의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아 임기 중 헌법을 고칠 수 없으므로 이제까지의 헌법대로 다음 대통령을 뽑고 그에게 정권을 넘기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당시 국민들이 바라는 바는 대통령을 스스로의 손으로 뽑는 대통령 직선제를 부활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존에 있던 헌법대로라면 국민들은 대통령 선거인단인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을 뽑는 데 그쳐야 했지요. 또 그런 식으로 대통령 선거를 하면 전두환이 후임자로 내세운 노태우가 대통령에 뽑힐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런저런 이유로 대다수의 국민은 이 선언에 반발했습니다. 국민들은 대통령 직선제를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선언이 발표된 지 한 달 후 박종철이라는 대학생이 고문당하던 끝에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공산주의 활동을 했다는 혐의였지요. 그런데 경찰은 이 사건을 축소하고 조작하려 했습니다. 그러다 사건의 전체 모습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이때 김영삼, 김대중이 이끄는 야당과 재야 운동권은 고문 살인을 숨기려 했던 것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대학생들까지 합세하여 시위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격렬해졌습니다.

박종철·이한열의 사망 … 넥타이 부대의 시위

6월 초, 연세대 학생 이한열이 학교 앞에서 시위에 참가했다가 의식불명으로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에 머리를 맞은 것입니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습니다.

박종철 이한열의 사망은 일반 시민을 크게 자극하였습니다. 그 영향으로 6월10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습니다. 이 시위에는 이제껏 시위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30대 화이트칼라 직장인도 대거 참여했습니다. 넥타이를 맨 직장인이라는 뜻에서 그들을 ‘넥타이 부대’라고 부르기도 했지요.개헌을 요구하는 국민 시위는 전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집권 세력은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하나는 군대를 동원하여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에게 양보하여 직선제 개헌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1987년 6월29일 당시 집권당이었던 민정당의 대통령 후보 노태우는 야당과 국민들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다고 선언하였습니다. 바로 6·29선언입니다. 6·29선언의 핵심은 대통령 직선제의 부활이었지요. 이 선언 덕분에 건국 이후 최초로 여야가 합의를 이룬 헌법 개정이 이뤄졌습니다. 그해 10월, 제9차 헌법개정안이 국민투표를 거쳐 확정되었습니다. 이 개정안에는 대통령 선거를 국민 직선제로, 대통령 임기는 5년으로 바꾼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김영삼·김대중의 욕심…노태우 승리

1987년 12월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민정당의 후보 노태우가 대통령에 뽑혔습니다. 당시 대다수의 국민이 직선제 개헌을 이뤄낸 김영삼과 김대중을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후보 단일화에 실패했지요. 국민들의 표는 양쪽으로 나뉘고 그 결과 신군부 출신의 노태우가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1988년 2월 노태우가 제13대 대통령에 취임함으로써 제6공화국이 시작되었습니다. 제6공화국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목숨을 걸고 투쟁하여 6·29선언까지 이끌어냈던 민주화 세력은 신군부가 다시 집권한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노태우는 엄연히 국민의 보통선거라는 정당한 절차에 의해 권력을 잡은 대통령이었습니다. 또한 전두환은 선거로 뽑힌 후임 대통령에게 자리를 물려준 우리 헌정사 최초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민주주의의 핵심…평화적 정권교체 실현

6·29선언 이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한층 폭넓은 발전을 했습니다.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사회 구조도 서서히 민주화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물론 대한민국 앞에는 아직 멀고도 험한 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국가 경제를 선진화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정착시켜야 하며 안정적인 복지 국가도 만들어가야 합니다. 분열과 갈등도 좀처럼 가시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이미 웬만한 나라 안팎의 도전에는 흔들리지 않는 힘을 갖춘 나라가 되었습니다. 경제 성장으로 사회의 안정을 이루었고 이 번영된 나라를 지키려는 애국 시민들이 자신의 할 일을 굳건하게 다 하고 있는 덕분입니다.

글=황인희/사진=윤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