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고 김국인 쌤의 재미난 수학세계 -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과 에어디시 넘버

에이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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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가 확산되면서 매일 확진 환자가 몇 명인지 2차 감염인지 3차 감염인지 보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중동에 가본 적도 없고, 낙타를 본 지 10년도 넘었지만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에 걱정하는 것을 보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떠오른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가까운지에 대한 것으로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이라는 관계법칙이 있다. 1994년 미국에서 한 TV 토크쇼 ‘존 스튜어트 쇼’를 보던 3명의 대학생이 ‘배우 케빈 베이컨이 모든 사람을 아는 우주의 중심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방송국에 보내고 이에 흥미를 느낀 방송사가 이들을 베이컨과 함께 출연시켰다.

이 세 사람은 청중이 이름을 대는 배우들이 베이컨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입증했는데 예를 들면 배우 해리슨 포드는 캐런 앨런과 영화 ‘레이더스’에 함께 출연했고 앨런은 베이컨과 ‘애니멀 하우스’에서 주연을 맡았으므로 한 단계만 건너면 인연이 있다는 식이다. 이를 계기로 미국에서는 ‘케빈 베이컨 게임’이 유행하게 된다. 영화에 함께 출연한 관계를 1단계로 설정하고 배우들이 케빈과 몇 단계 안에 연결될 수 있는지를 빨리 찾는 게임인데, 놀랍게도 거의 모든 배우가 6단계 안에 케빈과 연결됐다.
[영·수야! 놀자] 서울과학고 김국인 쌤의 재미난 수학세계-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수학에서는 네트워크의 특성을 보여주는 예로 ‘에어디시 넘버’라는 게 있다. 헝가리의 수학자 폴 에어디시는 수백 명의 다른 수학자와 공동으로 연구해 조합론, 그래프 이론, 정수론 등에서 방대한 업적을 남겼다. 에어디시 넘버는 에어디시 자신은 0, 에어디시와 공동 논문을 발표한 사람은 에어디시 넘버 1, 이 사람들과 공동 논문을 발표한 사람은 에어디시 넘버 2, 그 다음은 에어디시 넘버 3….

이와 같은 방법으로 에어디시 넘버(k-1)인 사람과 공동 논문을 발표한 사람은 에어디시 넘버 k로 번호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의 에어디시 넘버는 2라고 한다. 약 20만명의 수학자가 에어디시 넘버를 가지고 있으며 이 중 90%가 8보다 작은 에어디시 넘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애석하게도 필자는 에어디시 넘버를 부여받지 못했다(ㅡ.ㅡ).

에어디시의 삶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폴 호프만의 ‘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라는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은 떨쳐버리고 수학 문제를 풀면서 혹시라도 수학 논문을 발표하게 되면 에어디시 넘버가 몇일지 상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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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인 선생님

김국인 선생님은 현재 서울과학고등학교에 근무하신다. 서울대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하였으며 서울대 대학원에서 수학교육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국연합 모의고사 출제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 영국식 영어 vs 미국식 영어…알송달송한 스펠링 차이

영화 [킹스맨]의 명대사 “Manners maketh man”…maketh란 단어는 영국과 미국의 차이 라기보다 중세와 현대 영어의 차이라고 보는 것이 맞아요.
영화 [킹스맨]의 명대사 “Manners maketh man”…maketh란 단어는 영국과 미국의 차이 라기보다 중세와 현대 영어의 차이라고 보는 것이 맞아요.
가끔 게시판에 ‘영어 공부를 하는 데 있어, 토플과 텝스 중 어느 것이 낳나요’라는 질문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질문을 보면 저는 고민이 되기 시작합니다. 둘 다 산모도 아닌데, 도대체 누구를 낳을 수 있는지….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생각보다 철자가 틀린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오늘은 영국과 미국 영어에서 헷갈리는 철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국 영어와 미국 영어는 쓰이는 단어가 다른 경우도 많지만 center(미국) centre(영국)나, color(미국) colour(영국)처럼 스펠링이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또 ‘회색’이란 단어를 영국에서는 주로 grey라고 쓰지만, 미국에서는 gray라고 주로 표기한답니다. 아무래도 우리에게 있어 미국식 표기가 좀 더 익숙한 게 사실이지만, 가끔 저 역시도 어느 게 영국식이고 어느 게 미국식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또, 영화 ‘킹스맨’의 명대사인 “Manners maketh man(품격이 사람을 만든다)” 역시 많은 화제를 낳은 표현입니다. 이 경우 maketh란 단어는 영국과 미국의 차이라기보다 중세와 현대 영어의 차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지만, 왠지 makes를 영국 신사라면 maketh로 쓸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들기도 합니다.

참고로 manner는 ‘방법’이란 뜻인데 ‘예의’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manners라고 표기 한답니다. 또 현대 영어에서는 manners를 주로 복수 취급하는데 이 경우에는 단수로 봐서 makes(maketh)라고 표기한 것이라고 하네요. 제가 수업 시간에도 종종 하는 말이지만 문법은 (절대적인) ‘규칙’이라기보다는 ‘관습’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면 영어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맥주병에서 draught라는 단어를 만날 수 있는데 절대 이 단어를 drought(가뭄)과 헷갈려서는 안 됩니다. 이 녀석은 미국에서 draft라고 표기하는 단어와 쌍둥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드라우트]가 아닌 [드래프트]로 발음이 되기도 하고요. 참고로 이 경우에는 ‘생맥주’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랍니다.

미국에서는 매해 단어의 철자를 맞추는 ‘스펠링 비(Spelling Bee)’란 대회가 열립니다. 결선으로 갈수록 정말 극강의 난이도를 자랑하는데, 경기를 볼 때마다 ‘아, 철자를 정확히 쓰는 게 정말 쉬운 일만은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도 철자를 정확히 쓰려는 노력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어는 이름을 (정확히) 불러줄 때 나에게 와서 (아름다운) 꽃이 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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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시원 선생님

배시원 선생님은 호주 맥쿼리대 통번역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배시원 영어교실 원장을 맡고 있다. 김영 편입학원, YBM, ANC 승무원학원 등에서 토익·토플을 강의했다. 고려대 성균관대 등 대학에서도 토익·토플을 가르치고, 한영외고 중앙고 숭문고 등에서 방과후 텝스를 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