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 논설위원과 함께하는 생활서 배우는 경제상식 (12)
우리나라는 중동과 깊은 경제교류를 하면서도 이슬람 금융에 대해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슬람 금융은 지난 30년 동안 36배나 급성장하며 국제 금융계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샤리아, 이자받는 행위 금지
이슬람 금융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돈을 빌려 주고 이자를 받는 것을 금지한 독특한 금융거래 방식을 말합니다. 이슬람교 교리인 샤리아(Sharia)는 돈을 교환 수단으로 쓸 수는 있지만 사고파는 상품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즉 돈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고 비싼 이자를 받는 고리대금업을 죄악으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고리대금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기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세 때는 기독교인이 고리대금업을 하면 파문당했을 정도입니다.
대부분 이슬람 국가의 은행들은 예금이자를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지급하지만 대출이자는 받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슬람 은행에서는 공짜로 돈을 빌려 쓸 수 있다는 말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죠. 이슬람 금융은 대출이자의 대안으로 합작 투자, 제휴를 하고 있습니다. 이자 대신 투자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이자에 해당하는 돈을 받는 것입니다. 이자 대신 투자 수익받아…
이를 테면 고객이 은행에서 대출받은 때는 부동산, 귀중품 등 자기의 재산을 은행에 팔고 돈을 받는 형식으로 빌려 갑니다. 은행은 이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임대해 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합니다. 대출 받은 사람은 원금과 이자에 해당하는 가격을 은행에 주고 자기가 판 재산을 되찾아 오면 끝납니다. 그러면 이자를 주고받은 것이 아니라 재산을 거래한 셈이 되는 것입니다. 이슬람 금융은 실물을 기반으로 한 금융거래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금융보다 안전합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돈을 떼일 위험이 낮기 때문에 대출 받은 사람이 재산을 은행에 파는 형태이므로 설사 돈을 못 갚더라도 은행은 전혀 손해볼 게 없습니다 . 돈을 빌린 사람의 재산을 팔아 돈을 회수하면 그만이니까요.
이슬람 금융이 점차 다른 나라도 확산되고 19701년대 오일쇼크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중동의 부호들은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영국의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팀까지 사들였으니 그야말로 엄청난 부자라고 할 수 있겠죠. 특히 중동 부자들은 페라리 같은 초고가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거나 값비싼 명품을 싹쓸이해 가는 큰손으로도 유명합니다.
브랜드 꽁꽁 숨기는 ‘티저광고’
가수가 신곡을 발표하거나 홍보할 때 호기심을 자극하는 티저광고 기법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도 신상품을 내놓을 때 티저광고를 많이 씁니다. 티저 광고는 회사의 이름과 상품명을 밝히지 않고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광고를 가리킵니다. 티저(teaser)는 ‘애태우다, 감질나게 하다, 놀려대다‘는 뜻의 동사 tease에서 나온 말입니다. 본래 광고는 제품을 알리는 게 목적입니다. 그런데 티저 광고는 거꾸로 무엇을 광고하는지, 어떤 회사가 만든 제품인지 알 수 없게 꽁꽁 숨깁니다. 그런 다음 소비자의 호기심이 한 껏 커졌을 때 후속 광고를 내보냅니다. 제품은 뭐고 어떤 회사인지, 베일에 감춰진 것들을 짠 하고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광고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도대체 선영이가 누구야?”
최초의 티저 광고는 1913년 새로운 담배 브랜드인 카멜을 소개하기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처음 광고는 일간지 광고면의 백지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이 찍히고 그 점은 점점 커져서 낙타 모양이 되었습니다. 이후 카멜 담배의 철자인 C, A, M, E, L 이 순서대로 한 글자씩 나타났다가 카멜이 온다는 글귀로 변하였죠. 광고 마지막 날에는 이전 모든 광고를 설명해주면서 카멜 로고가 삽입된 배경에 낙타가 서 있는 담뱃값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티저광고는 2000년 3월 갑자기 등장한 ’선영아 사랑해‘라는 현수막과 포스터였습니다. 육교, 지하철, 버스, 택시 할 것 없이 온통 ’선영아 사랑해‘라는 글귀가 붙어 있으니 사람들은 “도대체 선영이가 누구야”하고 궁금해 했습니다. 호기심과 온갖 추측이 난무하던 중 그 광고가 여성 전문 포털 사이트의 광고인 것이 알려지면서 소동은 끝이 났습니다.
2006년에는 ’MUST HAVE‘라는 대형 글자가 TV, 신문, 버스 등에 등장했습니다. 약 보름간 사람들의 호기심을 끈 이 광고는 휴대폰이 필수품이 됐다는 팬택의 광고였습니다. 티저광고는 정보홍수시대에 소비자의 주목 끌기가 어려워지면서 생겨난 광고 전략입니다. 상품에 대해 불완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호기심에 호소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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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이자 지급을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투자자들은 이자대신 배당금으로 수익을 배분받는 이슬람채권은 다음 중 무엇인가?
(1) 딤섬본드 (2) 수쿠크 (3) 사무라이본드 (4) 코란채권 (5) 모스크채권
[해설] 수쿠크는 이슬람채권을 말한다. 이슬람 율법 '샤리아(Sharia)'에서 이자 지급을 금지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 사업에 투자한 뒤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을 배당금 형태로 지급하는 점이 특징이다. 일반 채권은 자금이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돈의 액수, 돈 갚을 날짜(만기), 이자 등이 적힌 유가증권을 시장에 팔아 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수쿠크는 자금이 필요한 사람이 채권을 직접 발행하지 않고 중간에 가공의 회사를 만들어 실물거래를 하는 것처럼 꾸며 투자자에게 투자수익을 지급하게 된다. 이자를 받지 못하도록 한 율법을 피하기 위해 실물거래로 위장하는 것이다. 이슬람 율법에 반하는 술·돼지고기·도박·담배·무기 등의 사업에는 투자할 수 없고 기초자산과 발행자, 수익자를 연결하는 구조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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