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고 최경석 쌤의 '술술 읽히는 한국사' (11)
(10) 진흥왕 한강을 차지하다
(12) 원효와 의상, 서로 다른 길을 가다
(13) 발해는 결코 중국사가 될 수 없다
(14) 지금 내 옆에는 누가 있나?
(15) 역발상으로 국가를 지키다
지난 2013년 뉴욕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신라:한국의 황금 왕국’전이 개최되었습니다. 세계적인 박물관에 신라의 금관을 비롯 황금 유물이 당당히 소개된 것이지요. 여기에 전시된 유물 중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었던 것은 바로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입니다. 도난과 훼손의 우려가 있어 반출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논쟁이 있었는데요. 결국 뉴욕 한복판에 그 진짜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10) 진흥왕 한강을 차지하다
(12) 원효와 의상, 서로 다른 길을 가다
(13) 발해는 결코 중국사가 될 수 없다
(14) 지금 내 옆에는 누가 있나?
(15) 역발상으로 국가를 지키다
![국보 83호](https://img.hankyung.com/photo/201503/AA.9741834.1.jpg)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대립과 조화의 완벽한 미를 보여주는 최고의 국보 중 하나입니다. 자세히 보면 동그란 얼굴에 양눈썹에서 콧마루까지 내려오는 날카로운 선과 잔잔한 미소, 왼쪽 다리를 수직으로 세운 것에 대조적으로 오른다리를 편안하게 들어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오른손을 뺨에 댄 듯, 턱을 괸 듯한 신비로운 자세를 잡고 있지요. 그리고 상반신과 반대되는 오메가형(Ω) 옷주름이 하반신에 두드러지면서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지요.
![국보 118호](https://img.hankyung.com/photo/201503/AA.9741170.1.jpg)
그렇다면 반가사유상은 무엇일까요? 원래 왕자였던 석가모니가 생로병사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유하던 모습에서 유래하였는데요. 이것이 점차 변화하여 아직 부처가 아닌 보살의 모습으로 도솔천에 있으면서 먼 훗날 이 땅의 중생들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가 명상에 잠겨 있는 미륵보살의 반가사유상으로 형성됩니다.
자연스럽고 대칭적인 조화의 미를 선보이다
![국보 78호](https://img.hankyung.com/photo/201503/AA.9741154.1.jpg)
그런 점에서 국보 제83호와 가장 많이 비교되는 것이 국보 제78호인 금동 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일본 국보 제1호인 고류사 목조 미륵보살반가사유상입니다. 이 두 반가상 모두 자연스러움과 조화의 미가 잘 어우러져 있어요. 국보 제78호는 머리에 쓰는 ‘보관’이 매우 복잡한 형태이고 상반신에도 옷을 걸치고 있는 듯한 모습에서 차이가 날 뿐 전체적으로 날렵하고 유기적인 조화의 미는 매우 비슷합니다.
![일본 고류사 목조
미륵보살반가사유상](https://img.hankyung.com/photo/201503/AA.9741158.1.jpg)
근현대 시기 일본에서 문화재를 수정·보완하면서 얼굴 모습을 좀 더 일본인에 맞게 고쳤다는 설도 있지요. 한편 국보 제83호는 학계에선 대체적으로 신라에서 제작한 것으로 보지만 확정적이지는 않아 고등학교 교과서까지는 보통 ‘삼국시대’ 제작으로 나옵니다. 그러다 2013년 메트로폴리탄 전시전에는 ‘신라전’의 이름으로 이 국보 제83호가 뉴욕 한복판에 신라의 작품으로 소개된 것이지요.
신라 화랑도에 영향을 준 미륵 신앙
고구려, 백제, 신라 모두 자신들의 종교로 불교를 믿었으며, 미륵 신앙을 적극 수용한 것은 공통 분모입니다. 그런데 특히 신라는 미륵 신앙을 화랑도에도 수용하는 남다른 면이 있습니다. 우두머리인 화랑이 바로 중생 구제를 위해 도솔천에서 내려온 미륵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화랑도를 때론 ‘용화 향도’라고 불렀다고도 합니다. 불교적 세계관을 화랑도에 수용하고 이를 호국 불교로 활용하며 결국 통일의 지름길로 달려간 것이 신라이기도 하지요. 특히 황금 문화로 명성을 떨친 신라에서 어쩌면 금동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많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한국사 공부] 뉴욕으로 날아간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https://img.hankyung.com/photo/201503/AA.9552022.1.jpg)
■최경석 선생님
최경석 선생님은 현재 EBS에서 한국사, 동아시아사 강의를 하고 있다. EBS 진학담당위원도 맡고 있다. 현재 대원고 역사교사로 재직 중이다. ‘청소년을 위한 역사란 무엇인가’ ‘생각이 크는 인문학 6-역사’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