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치인 2% 달성 시기가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경기회복이 더디고 유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그러나 추가 양적 완화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글로벌 뉴스] 日 물가 전망 대폭 하향…추가 양적완화엔 '신중'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달 21일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2% 목표 달성 시기가) 유가 동향에 따라 다소 빨라지거나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2015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0%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목표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구로다 총재는 “(물가의) 기조적인 움직임에 변화는 없다”고 강조해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을 내비치진 않았다. 고용 회복과 임금 인상으로 물가 상승 흐름이 유지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일본은행은 2014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0.5%로 내렸지만 2015회계연도는 기존 1.5%에서 2.1%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소비 증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데다 소비세 추가 인상이 미뤄진 점을 반영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어느 시점이든 추가 완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가 0%대 초반까지 떨어져 다시 한번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서정환 한국경제신문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