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일본은행의 예상치 못한 양적 완화 확대로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덴마크 투자은행 삭소뱅크의 스틴 야콥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중국이 위안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같이 언급한 후 중국은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미국의 금융정보업체 다우존스는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하강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일본과 유럽의 양적 완화에 대응해 위안화 절상을 막으려는 의도 또한 있다”고 분석했다. 한 외환전문가는 일본의 양적 완화 확대와 중국의 금리인하가 시장이 전혀 예상치 못한 시점에 발표된 점을 들어 “선전포고 없는 통화전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 일본의 양적 완화가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며 경쟁적인 통화가치 인하 가능성을 지적했다. 2012년 9월 이후 엔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33.5%, 유로화 대비 33.2%나 폭락하면서 주변국을 긴장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통화전쟁을 촉발한 일본의 엔화약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지난 21일 “엔화 약세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내달 조기 총선을 의식한 제스처일 뿐 엔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다.

뉴욕=이심기/도쿄=서정환 한국경제신문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