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에볼라'로 돌아보는 전염병과 '재앙 경제학' 등
'에볼라'로 돌아보는 전염병과 '재앙 경제학'

유럽의 오래된 도시에 가면 곳곳에서 ‘페스트탑’을 볼 수 있다. 페스트(흑사병)이 사라진 것을 자축하는 뜻에서 세운 것이다. 없어졌다고 탑을 세울 정도로 페스트가 잔인했던 것이다. 전염병은 고대부터 인류와 함께 하며 많은 영향을 끼쳤다. ‘21세기 흑사병’이라 불리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 역사를 뒤흔들었던 전염병들을 살펴보자.

첫 번째로, 콜레라는 감염자가 과도한 설사로 인한 탈수로 사망하는 전염병이다. 그것은 19세기 전반에 걸쳐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동아시아 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콜레라는 19세기 초반 조선 인구의 10분의 1을 사망하게 했다. 주목할 점은 콜레라가 동아시아의 방역시스템이 구축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흑사병의 경제학’은 한 질병이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 내용은 이렇다. 흑사병으로 유럽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했다. 이때 노동인구의 감소로 임금은 상승했다. 반면 토지의 한계생산 감소로 지대는 하락했을 것이다. 실제로 이때 임금은 2배 상승했고, 지대는 50% 하락했다고 한다. 결국 그것은 농민들의 소득 증가와 지주들의 소득 감소를 초래했을 것이라는 것이 흑사병의 경제학이다. 그리고 이것은 중세 농노 제도의 몰락을 가속화했다.

이처럼 많은 전염병들은 역사 속에서 인류에게 큰 영향과 고통을 주었다. 요즘 유행하는 에볼라 바이러스 역시 벌써 4500명이 넘는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병의 원인도 모른 채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과거와는 다르다.

현대에는 의료기술 발전과 함께 콜레라나 흑사병은 더 이상 인류를 괴롭힐 수 없게 되었다. 에볼라 바이러스 역시 그럴 것이다.

우리가 보다 체계적인 위생관리 시스템 등을 갖추고 백신 개발에 힘쓴다면, 에볼라 바이러스에 ‘21세기 흑사병’이라는 무시무시한 수식어를 붙여주지 않아도 된다.

전경아 생글기자 (목동고 2년) dhv6854@naver.com

외국인 예능시대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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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등장하는 예능프로그램이 많아졌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모 방송국의 ‘비정상회담’이다. 이 프로그램은 외국인 11명이 한국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비정상회담’은 같은 시간대의 지상파 프로그램을 시청률 면에서 이기기도 한다.

이런 프로그램에는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하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중국, 일본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인들은 보기 드물다는 것이다. 즉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의 청년은 나오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등록외국인 통계자료를 보면, 국적별 인구 순위 2위부터 7위까지가 모두 동남아시아 국가이다.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국내 거주 외국인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선 이들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있다. 왜 그럴까. 사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차별받고 고통받는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기에 가장 적합한 내용으로 꾸며진다. 인간 스토리 같은 것이다. 이런 경향은 동남아시아인들이 차별과 고통만 받을 것이라는 우리의 선입견에서 비롯된다.

대다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시청하는 것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보다 예능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생각을 듣고, 그들에 대해 알고 싶으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는 것보다 예능에 출연시키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이문원 문화평론가는 외국인 예능이 인기인 이유를 우리 사회가 어떤 사회인지를 이른바 ‘선진국’ 사람들에게 듣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선진국 사람들의 생각은 우리나라의 발전에 필요한 일이고 궁금한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와 더 밀접한 입장에 서 있는 동남아시아 국적 외국인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 더 우선시되어야 한다. 이제는 동남아시아사람들이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모두와 함께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

김지우 생글기자 (정의여고 2년) goose25@naver.com

대학진학 포기하는 '서머 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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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고등학생이 늘고 있다고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에서 ‘서머 멜트(Summer Melt)’로 불리고 있다. 여름에 녹아버린다는 뜻에서 서머 멜트라고 이름 붙인 듯하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 것일까?

이 같은 사례는 대학에 진학하는 첫 자녀를 둔 가정에서 많이 나타난다.

대학 입학을 위해서는 각종 준비 서류가 많은데 대학 진학 경험이 없는 가정인 경우 이 서류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실 서류를 제대로 만들고 첨부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런 이유 탓에 저소득 가정 출신의 똑똑한 고교 졸업생들이 피해자라는 목소리가 많다. 충분히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소양을 갖췄지만 가정환경 탓에 대학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돈이 없는 가정인 경우도 있다. 미국 대학은 사립의 경우 등록금이 매우 비싸다. 장학금 제도가 잘 돼 있다고 하지만 모두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선 지역사회의 비영리 교육기관들이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상담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문제라는 의식도 한몫 한다. 미국 학자금 대출 규모는 무려 1300조원에 달한다. 대학을 나와도 빚더미에 앉는다는 소리다.

이번달 출간되는 ‘서머 멜트’의 공동저자 린제이 페이지와 벤저민 캐슬맨은 “여름은 대학 진학을 앞둔 고교 졸업생들에게는 취약한 시간”이라며 “학생들에게 대학 진학의 꿈을 일깨워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고교 졸업생들에게 대학 진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조금만 도와준다면 서머 멜트는 20%까지 줄일 수 있다”면서 대학이 직접 나서 학생들의 진학률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고헌 생글기자 (재헌고 1년) gogoh0402@naver.com

디트로이트 파산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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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이라고 불리는 미국 디트로이트가 파산했다. 한때 미국의 최대 공업중심지였던 디트로이트. 그런 대도시가 자동차 산업의 쇠퇴와 재정 궁핍으로 파산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디트로이트의 몰락은 산업 자체의 경쟁력 하락에서 비롯됐다. 경쟁국 자동차에 밀린 데다 강력한 노조를 뒷배로 한 노동자들의 과도한 복지 요구와 연금인상이 빚은 참사라고 한다.

이런 현상은 미국 디트로이트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발표된 세계경제포럼(WEF)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효율성은 148개국 중 73위를 달성했다. OECD 가입국 중 노동시장 유연성의 순위는 최하위권에 위치해 있다. 이렇게 노동시장이 경직된 이유은 노사문제 탓이다.

우리나라의 노동조합 중 강성노조라고 불리우는 노조가 많다. 이러한 노조들은 노동시장을 왜곡시킨다. 고용주는 한번 채용한 직원을 쉽게 해고하지 못하고 고용을 원하는 사람들은 직장을 찾는게 힘들어진다. 그로 인해 노동시장은 압축되고 노동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을 계속 높이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파업에 손실을 입은 기업들은 상품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야 한다.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존재다. 또한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협상은 분명히 필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정도가 심하여 기업의 영업과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이른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디트로이트주의 사례에서 보듯이 기업의 발목을 잡고 노동시장을 왜곡시키는 강성노조의 행동은 늘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양재영 생글기자 (단국사대부고 1년) palpun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