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제시문 비교 유형에 대해 더 설명드리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기본적인 문제 구조와 답안 형태에 대해 말씀드렸지요. 오늘은 구체적인 요약의 실례를 들면서 설명하겠습니다. 여기서 기초 요약을 다시 언급하는 이유는, 이 유형이야말로 요약에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5개의 제시문을 비교한다고 가정한다면, 요약이 5번이나 나오는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이 요약을 제법 멋스러우면서도 정확하게 해야겠지요? 최소한 똑같은 형태로 되풀이한다면 분명 채점자는 ‘뭐야, 이거 어디 학원에서 외우라고 시켰나?’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므로, 요약은 다양한 방식으로 구사될 수 있어야 합니다.
더군다나 분량은 매우 제한적이므로 요구되는 분량 안에 4개든, 5개든 집어넣을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외연과 내연이 함께 말이지요. 그러므로, 요약 자체에 꽤나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지요.
알아두어야 할 스킬
다양한 요약 패턴을 가르쳐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이 요약 방식을 ‘2번 요약’이라고 이름붙였습니다. 간단하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외연과 내연>을 합쳐서 쓰는 방식이지요. 그 연결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그냥 직접 연결해버리거나, 혹은 외연을 주어부로 만드는 방식이지요.
A구조 : 외연 다음에 내연을 그대로 이어쓰는 형태
(1) (V)하며 (하고, 하면서)
“제시문 (가)는 경제학적 혹은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하나의 사회갈등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어떠한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 을 예로 들며 / 예시를 들며
“제시문 (가)는 경제학적 혹은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하나의 사회갈등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예시를 들며, 어떠한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3) (사실)을 통해
“제시문 (가)는 경제학적 혹은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하나의 사회갈등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어떠한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4) 이므로 / 근거로 하여 / 라는 점에서
“제시문 (가)는 경제학적 혹은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하나의 사회갈등 현상을 설명할 수 있으므로, 어떠한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B구조 : 외연을 주어부로 올리는 형태
(1) 수식어구 사용
“경제학적 혹은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하나의 사회갈등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입장의) [외연] 제시문 (가) 역시 어떠한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내연]한다.”
(2) 외연을 주어로 사용하기
“인형에 대한 개념을 이미 인식하고 있던 헬렌켈러의 경우[외연]은 언어와 사고가 독립적인 관계를 가진다는 사실[내연]을 보여준다.”
(3) 예시를 부사구로 올리기
“사람들이 의복에서 이미 성역할이 고정되어 보인다는 예시[외연]에서 보듯, 일상 속에서 성역할은 어느 정도 사회적인 맥락을 가지고 있다[내연]고 할 수 있다.”
B구조의 방식, 즉 외연을 주어부로 사용하는 경우는 다수의 제시문을 한 방에 묶어서 내연까지 몰아넣는 방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외연을 몇 개로 두든 <A-외연이 B-내연을 보여준다/강조한다>와 같은 형태로 쓸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되면 2개의 제시문도 하나로 묶어버릴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제시문의 수가 많은 데에 비해 분량이 턱없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라면 분량 제한이 없으므로 상관이 없지만, 가톨릭대라면 분량이 분명 적지요. 분량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요약방식을 택하는 것뿐입니다. 다음은 그렇게 묶었을 때의 문장 형태입니다. (가)와 (나)는 이미 같은 사이드에 있습니다.
[결론] 인간은 자연적 질서에 종속된다. 이걸 묶으면 이렇게 됩니다. “자연이 일정한 법칙을 지닌다는 사실이나 하늘의 명을 어기면 벌을 받는 주장 모두 인간 < 자연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같은 내연을 생략하는 방식
위의 경우는 2개의 외연을 하나로 합쳐서 처리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중복되는 내연을 1개로 처리해버리는 방식입니다.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문제. 제시문 (가)~(라)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관련되어 있다. 이 주제에 대한 각 제시문의 관점을 비교, 설명하시오. 우리는 중간결론을 사용할 예정이므로, 전체결론을 가볍게 갔습니다. 모든 것은 분량에 따라 달린 것입니다. 만일 분량이 여유 있는 성균관대였다면 좀 더 명확하게 답을 서술했겠지요. 더군다나 성대의 경우 대개 제시문 안에 있는 특정한 단어가 답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90%이기 때문에, 그 답을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써 채점자에게 ‘여기 정답 답안지 있습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지요. 자, 그럼 중간결론이 사용된 첫 번째 파트입니다. 외연을 모두 묶어서 수식어구로 사용했습니다. 여기서 (1)은 중간결론, (2)는 내연입니다. 이 둘의 내용은 사실상 같지만, 중복을 피하기 위해 표현을 다소 우회적으로 했습니다. 어찌했든 제시문 (나)와 (다)의 외연을 묶어버림으로써, 매우 간략하게 표현되었습니다. (3)번은 일반적인 2번 요약<-하며, -한다>를 사용했습니다. (4)번의 경우 내연을 중복해서 쓸 수 없으니 <같은 맥락이다>라고 처리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중복을 피했을 뿐더러, 분량을 줄이는 효과를 거두었지요. 이 경우는 물론, 내연의 내용이 매우 비슷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만일 이게 아니었다면 구체적인 내연을 썼겠지요. 특히 키워드가 정확하게 제공된 경우에는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이렇게 살펴보니, 요약 방식 자체가 너무 다양하지요? 맞습니다. 어떤 학생은 이게 왜 중요햐냐고 물을 수도 있겠네요. 물론, 요약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요약은 그저 도구에 불과하지요. 채점자에게 내가 제시문을 올바르게 독해했다는 것을 구조적으로 보여주는 행위일 뿐입니다. 그리고 나서, 던져진 조건에 대해 답을 말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도구로서의, 혹은 과정으로서의 요약이 제대로 제시되지 않는다면 채점자는 전체 답안분량의 80%를 차지하는 그 부분에서, 길을 잃게 됩니다. “도대체 뭐라고 쓴 거지?” “이 답이 이 제시문에서 나온 게 맞나?”하고 의심하게 되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그저 답만 우겨 맞히는 경우 또한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치, 글씨를 잘 쓰는 학생이 공부를 잘하는 학생처럼 여겨지는 오해처럼, 요약을 잘하는 학생은 마치 답을 맞힌 것과 같은 착각 또한 줄 수 있습니다. 어차피 사람이 읽고 평가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그러므로, 가장 기초적인 요약부터 정확하게 구사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2대 2 비교 유형의 변형 형태를 알아보겠습니다. 제가 구성한 교재에 따르면, 이 변형 형태는 오히려 더 복잡하기도, 더 어렵기도 하지요.
여기서 한마디 더! 최근에 속속들이 발표되고 있는 대학별 모의문제들을 보면, 점차 돌연변이 유형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작년까지는 논술을 시행하지 않던 대학도 모의문제들을 발표하고 있으니, 지금부터라도 지원하려는 대학의 유형을 확인해보고, 이에 대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 세종대 문제를 확인해보세요. <공통점과 차이점 찾기>라는 최신 유행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용준 < S·논술 인문 대표강사 sgsgnote@gmail.com >
더군다나 분량은 매우 제한적이므로 요구되는 분량 안에 4개든, 5개든 집어넣을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외연과 내연이 함께 말이지요. 그러므로, 요약 자체에 꽤나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지요.
알아두어야 할 스킬
다양한 요약 패턴을 가르쳐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이 요약 방식을 ‘2번 요약’이라고 이름붙였습니다. 간단하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외연과 내연>을 합쳐서 쓰는 방식이지요. 그 연결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그냥 직접 연결해버리거나, 혹은 외연을 주어부로 만드는 방식이지요.
A구조 : 외연 다음에 내연을 그대로 이어쓰는 형태
(1) (V)하며 (하고, 하면서)
“제시문 (가)는 경제학적 혹은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하나의 사회갈등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어떠한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 을 예로 들며 / 예시를 들며
“제시문 (가)는 경제학적 혹은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하나의 사회갈등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예시를 들며, 어떠한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3) (사실)을 통해
“제시문 (가)는 경제학적 혹은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하나의 사회갈등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어떠한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4) 이므로 / 근거로 하여 / 라는 점에서
“제시문 (가)는 경제학적 혹은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하나의 사회갈등 현상을 설명할 수 있으므로, 어떠한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B구조 : 외연을 주어부로 올리는 형태
(1) 수식어구 사용
“경제학적 혹은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하나의 사회갈등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입장의) [외연] 제시문 (가) 역시 어떠한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내연]한다.”
(2) 외연을 주어로 사용하기
“인형에 대한 개념을 이미 인식하고 있던 헬렌켈러의 경우[외연]은 언어와 사고가 독립적인 관계를 가진다는 사실[내연]을 보여준다.”
(3) 예시를 부사구로 올리기
“사람들이 의복에서 이미 성역할이 고정되어 보인다는 예시[외연]에서 보듯, 일상 속에서 성역할은 어느 정도 사회적인 맥락을 가지고 있다[내연]고 할 수 있다.”
B구조의 방식, 즉 외연을 주어부로 사용하는 경우는 다수의 제시문을 한 방에 묶어서 내연까지 몰아넣는 방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외연을 몇 개로 두든 <A-외연이 B-내연을 보여준다/강조한다>와 같은 형태로 쓸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되면 2개의 제시문도 하나로 묶어버릴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제시문의 수가 많은 데에 비해 분량이 턱없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라면 분량 제한이 없으므로 상관이 없지만, 가톨릭대라면 분량이 분명 적지요. 분량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요약방식을 택하는 것뿐입니다. 다음은 그렇게 묶었을 때의 문장 형태입니다. (가)와 (나)는 이미 같은 사이드에 있습니다.
[결론] 인간은 자연적 질서에 종속된다. 이걸 묶으면 이렇게 됩니다. “자연이 일정한 법칙을 지닌다는 사실이나 하늘의 명을 어기면 벌을 받는 주장 모두 인간 < 자연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같은 내연을 생략하는 방식
위의 경우는 2개의 외연을 하나로 합쳐서 처리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중복되는 내연을 1개로 처리해버리는 방식입니다.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문제. 제시문 (가)~(라)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관련되어 있다. 이 주제에 대한 각 제시문의 관점을 비교, 설명하시오. 우리는 중간결론을 사용할 예정이므로, 전체결론을 가볍게 갔습니다. 모든 것은 분량에 따라 달린 것입니다. 만일 분량이 여유 있는 성균관대였다면 좀 더 명확하게 답을 서술했겠지요. 더군다나 성대의 경우 대개 제시문 안에 있는 특정한 단어가 답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90%이기 때문에, 그 답을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써 채점자에게 ‘여기 정답 답안지 있습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지요. 자, 그럼 중간결론이 사용된 첫 번째 파트입니다. 외연을 모두 묶어서 수식어구로 사용했습니다. 여기서 (1)은 중간결론, (2)는 내연입니다. 이 둘의 내용은 사실상 같지만, 중복을 피하기 위해 표현을 다소 우회적으로 했습니다. 어찌했든 제시문 (나)와 (다)의 외연을 묶어버림으로써, 매우 간략하게 표현되었습니다. (3)번은 일반적인 2번 요약<-하며, -한다>를 사용했습니다. (4)번의 경우 내연을 중복해서 쓸 수 없으니 <같은 맥락이다>라고 처리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중복을 피했을 뿐더러, 분량을 줄이는 효과를 거두었지요. 이 경우는 물론, 내연의 내용이 매우 비슷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만일 이게 아니었다면 구체적인 내연을 썼겠지요. 특히 키워드가 정확하게 제공된 경우에는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이렇게 살펴보니, 요약 방식 자체가 너무 다양하지요? 맞습니다. 어떤 학생은 이게 왜 중요햐냐고 물을 수도 있겠네요. 물론, 요약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요약은 그저 도구에 불과하지요. 채점자에게 내가 제시문을 올바르게 독해했다는 것을 구조적으로 보여주는 행위일 뿐입니다. 그리고 나서, 던져진 조건에 대해 답을 말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도구로서의, 혹은 과정으로서의 요약이 제대로 제시되지 않는다면 채점자는 전체 답안분량의 80%를 차지하는 그 부분에서, 길을 잃게 됩니다. “도대체 뭐라고 쓴 거지?” “이 답이 이 제시문에서 나온 게 맞나?”하고 의심하게 되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그저 답만 우겨 맞히는 경우 또한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치, 글씨를 잘 쓰는 학생이 공부를 잘하는 학생처럼 여겨지는 오해처럼, 요약을 잘하는 학생은 마치 답을 맞힌 것과 같은 착각 또한 줄 수 있습니다. 어차피 사람이 읽고 평가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그러므로, 가장 기초적인 요약부터 정확하게 구사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2대 2 비교 유형의 변형 형태를 알아보겠습니다. 제가 구성한 교재에 따르면, 이 변형 형태는 오히려 더 복잡하기도, 더 어렵기도 하지요.
여기서 한마디 더! 최근에 속속들이 발표되고 있는 대학별 모의문제들을 보면, 점차 돌연변이 유형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작년까지는 논술을 시행하지 않던 대학도 모의문제들을 발표하고 있으니, 지금부터라도 지원하려는 대학의 유형을 확인해보고, 이에 대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 세종대 문제를 확인해보세요. <공통점과 차이점 찾기>라는 최신 유행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용준 < S·논술 인문 대표강사 sgsgnote@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