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29> 논술 유형 탐구 (5) 복합문제유형 ④
지난 시간에 했던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유형>에 대한 실전 문제를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다음 문제는 2009학년도 경기대 기출문제를 간단하게 요약해놓은 것입니다.

문제. (가)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다)의 시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나)의 관점과 연관 지어 논해 보시오. (600~690자)

(가) 현대 사회에는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다.

(나) <나와 그것>의 관계란 나와 대상(물건)의 관계이다. 이래서는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나와 너>의 관계야말로 나와 당신의 대등한 관계를 나타내는 표현이다.

(다)
풀여치 한 마리 길을 가는데
내 옷에 앉아 함께 길을 간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언제 왔는지
갑자기 그 파란 날개 숨결을 느끼면서
나는
모든 살아있음의 제자리를 생각했다.
풀여치 앉은 나는 한 포기 풀잎
내가 풀잎이라고 생각할 때
그도 온전한 한 마리 풀여치
하늘은 맑고
들은 햇살로 물결치는 속 바람 속
나는 나를 잊고 한없이 걸었다.
풀은 점점 작아져서
새가 되고 흐르는 물이 되고
다시 저 뛰노는 아이들이 되어서
비로소 나는
이 세상 속에서의 나를 알았다.
어떤 사랑이어야 하는가를
오늘 알았다.
- ‘사랑’, <고등학교 문학>

(가)와 (나)는 간략히 요약했지만 (다)는 전체 제시문을 모두 보여드렸습니다. 시는 아무래도 어렵지요? 하지만, 교과서 내 출제 원칙이 강조되면서 문학 제시문에 대한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지요. 나중에 다시 다루긴 하겠지만, 문학 작품일 경우 그 자체로는 해석되지는 않습니다. 내연이 직접적으로 제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다른 제시문에 의존하여 해석되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문학작품은 외연이 1개가 아닐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외연이 2개 혹은 그 이상이 되는 경우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요약 분량이 보통 제시문에 비해 많답니다. 이점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시 다루도록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가)의 문제에 대해 (다)의 시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물어보고 있군요. (다)의 시는 독립적으로 해석이 되지 않는데도 말이죠. 그러므로, (나)를 참고로 던져준 것이지요. 물론 (나)는 그저 참고로 주어진 제시문일 뿐입니다. (다)의 시를 해석하라고 도와준 셈이지요. 저 시는 분명 <나와 그것>의 관계에서 벗어나 <나와 너>의 관계를 가지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시는 (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주겠지요. 그렇게 보면 이 문제의 구조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29> 논술 유형 탐구 (5) 복합문제유형 ④
위 문제에 대한 대답을 일반적인 구어체로 구성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지금 (가)와 같은 문제가 심각하구나. 이런 문제는 우리가 ‘나와 그것’의 관계만을 맺기 때문이야. 그러므로 ‘나와 너’의 동등한 관계가 필요하겠네. 이런 관계는 (다)에 잘 나와있구나.” 하지만 문제조건은 “(다)의 시가 어떤 의미를 갖느냐”고 물었으므로, 이에 대한 정확한 답을 어딘가에 넣어야 합니다. 답을 한번 보시지요.
[생글 논술 첨삭노트] <29> 논술 유형 탐구 (5) 복합문제유형 ④
이 답안의 경우 간단한 (가) 요약+연결형 결론 형태입니다. (다)의 시를 자세히 해석하고, 요기서 도출된 태도가 (나)의 그것이고, 그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논하는 구조이지요. 좀 더 직접적입니다. 다음의 구조도 한번 보시지요.
[생글 논술 첨삭노트] <29> 논술 유형 탐구 (5) 복합문제유형 ④
결론 부분이 좀 더 자세하지요? 위의 답안에 비해 시의 해석을 다소 간략하게 가져갔습니다. 또한, 굳이 제시문을 지칭하지 않아도 제시문이 해석되었다는 것이 드러나기 때문에 매끄러운 글쓰기를 위해 (다)나 (나)와 같은 지칭을 생략했습니다.

◎ 제시문 4개의 문제 유형 : 복수의 제시문 비교 유형

지금까지 우리가 배운 문제유형들은 제시문이 2개, 그리고 3개를 가지고 공통점을 찾거나, 비교하거나, 설명하거나, 비판하는 유형이었지요. 하면서 느꼈겠지만, 제시문 2개보다는 3개가 훨씬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제시문의 관계를 스스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자, 이제 텍스트로 된 제시문이 하나 더 추가됩니다. 더 어려워지냐구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골격 자체는 제시문 2개를 놓고 비교하는 문제 유형과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지요. 말 그대로 4개를 2 대 2로 나누기만 하면 됩니다. 이쪽 사이드에 2개가 공통적으로 묶이고, 저쪽 사이드에 2개가 공통적으로 묶이는 것이므로, <공통점 찾기+비교하기> 문제유형인 셈입니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29> 논술 유형 탐구 (5) 복합문제유형 ④
우선 이런 유형을 내는 대학들을 좀 구분해서 알아볼까요? 구분해서 알아보는 이유는, 난이도에 따라, 또 미세한 차이에 따라서 유형이 대학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2 대 2로 떨어지는 것은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서 제시문끼리의 미묘한 차이라든지, 혹은 문제가 요구하는 답안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구분해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지요. 자, 그럼, 다음주부터는 이제 제시문 4개짜리 유형에 도전해보지요!

지금까지 배운 복합문제유형에 대한 pdf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학교와 이름, 간단한 소개를 이메일로 써서 보내주세요.

이용준 < S·논술 인문 대표강사 sgsgnot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