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 - 영과 음수 이야기
우리는 생활 속에서 많은 숫자를 사용한다. 무심코 쓰는 0과 음수, (음수)×(음수)=(양수)임을 알아보자.
▨ 0과 음수의 발견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수를 표기할 때 비어 있는 자리를 나타내기 위해 쐐기꼴의 기호를 사용했지만 이것을 0이라고 할 수는 없다. 기호 0은 인도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텅 빈’이라는 의미의 인도어 ‘수냐(sunya)’에서 비롯되어 라틴어 형태인 제피럼(zephirum)에서 영어 ‘제로(zero)’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호 0의 발견으로 인류는 사칙연산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부터 약 1900년 전 만들어진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수학 책인 ‘구장산술’에서는 빨간색 막대를 양수로, 검은색 막대를 음수로 표현하였던 것으로 보아 일찍부터 중국인들은 양수와 음수의 개념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디오판토스는 득과 실의 곱은 실이고, 실과 실의 곱은 득이라고 하여 지금의 양수와 음수의 곱을 언급하였으나 이론적인 설명은 없었고, 7세기께 인도에서 재산을 양수로, 부채를 음수로 설명하면서 양수와 음수의 계산 법칙을 사용하였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의 수학자 피보나치가 음수의 개념을 소개하였지만, 음수를 완전한 의미로 도입한 사람은 프랑스 수학자 데카르트로 수직선의 개념, 음수의 위치를 정함으로써 음수를 정당한 수로 만들었다.
▨ 부정의 부정은 강한 긍정?
(음수)×(음수)=(양수)임을 설명할 때 부정의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는 표현을 가끔 쓴다. 이는 쉽게 이해하고자 하는 표현이지만 수학적으로는 뭔가 미흡한 설명이다.
그럼 (음수)×(양수)=(음수)를 이용하여 (음수)×(음수)=(양수)임을 알아보자.
(-3)×(+3)=(-9)
(-3)에 (+3)보다 1만큼 작은 수인 (+2)를 곱하면 결과는 (-9)보다 3만큼 큰 수인 (-6)이 된다.
⇒ (-3)×(+2)=(-6)
(-3)에 (+2)보다 1만큼 작은 수인 (+1)을 곱하면 결과는 (-6)보다 3만큼 큰 수인 (-3)이 된다.
⇒ (-3)×(+1)=(-3)
(-3)에 (+1)보다 1만큼 작은 수인 0을 곱하면 결과는 (-3)보다 3만큼 큰 수인 0이 된다.
⇒ (-3)×0=0
(-3)에 0보다 1만큼 작은 수인 (-1)을 곱하면 결과는 0보다 3만큼 큰 수인 (+3)이 된다.
⇒ (-3)×(-1)=(+3)
(-3)에 (-1)보다 1만큼 작은 수인 (-2)를 곱하면 결과는 (+3)보다 3만큼 큰 수인 (+6)이 된다.
⇒ (-3)×(-2)=(+6)
따라서 (-3)×(-2)=(+6)이므로 (음수)×(음수)=(양수)임을 알 수 있다.
이승민
<재미난 수학세계> 필자인 이승민 선생님은 중앙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 보성여고에서 11년 동안 수학교사로 재직했으며 재능방송 제작팀장, 마인드맵 인스트럭터 등을 지냈다. 교육부 디지털교과서 개발위원, 국제수학경시대회(WMC) 출제위원, 배재대 수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화신교육그룹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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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 Win hands down…두손 안쓰고도 손쉽게 이길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선 손(hand)을 활용한 영어 표현들을 한번 알아보자.
먼저 “get/take the upper hand”라는 표현부터 알아보자. 그대로 직역하면 “위쪽 손을 취하다”인데, “우위를 점하다, 우세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손과 우세하다는 것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 표현의 유래에 대해선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그럴듯한 것은 미국에서 아이들이 야구경기를 하기 위해 팀을 가를 때 하는 간단한 게임에서 기원했다는 설이다. 이 게임은 선수를 선발할 각 팀 주장 두 명을 정한 뒤, 그 두 명의 주장이 먼저 자신의 팀에 속할 선수를 뽑을 권한을 놓고 겨루는 게임이다. 게임의 방식은 이러하다. 한 주장이 먼저 야구방망이의 가장 아래쪽을 움켜쥐면 상대편 주장은 그 바로 위쪽을 움켜쥔다. 이런 식으로 끄트머리에 도달할 때까지 번갈아서 점점 위를 향해 방망이를 움켜쥐는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상대방이 쥘 공간이 없으면, 마지막으로 방망이의 가장 윗부분을 쥐고 있는 사람이 “upper hand(우세, 우위)”를 갖게 되는 것이고, 자신의 팀에 넣을 선수를 먼저 고를 권한을 갖게 된다.
한편 “Talk to the hand(cause the face ain’t listening)!”라는 표현도 있다. 비교적 최근(1990년대) 미국에서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표현이다. 말 그대로 “손에다 얘기해! (얼굴은 듣고 있지 않으니까)”라는 뜻으로, 듣기 싫은 말을 하는 상대방에게 손바닥을 펼쳐 보이며, 나한테 말하지 말고 손에나 대고 말하라는 것이므로, 다소 무례한 표현이다.
또한 “Keep one’s hands clean”이라는 표현도 있다. 문자 그대로 손을 깨끗이 한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잘못이 없다, 청렴결백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될 수도 있는 표현이다. 더러운 일을 하여 손을 더럽히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말에서도 비슷한 표현 하나가 떠오르지 않는가? “나 손 씻었어”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우리말에서도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 것 이외에도 “부정적인 일이나 찜찜한 일에 대하여 관계를 청산하다”라는 의미로 “손(을) 씻다”라는 표현을 쓴다.
마지막으로 “win hands down”이란 표현이 있다. 직역하면 “양손을 내린 채 이기다”라는 의미인데, “쉽게 이기다”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표현이다. 이 표현은 경마에서 유래하였다. 말을 타고 있는 기수는 말이 계속 달리도록 하기 위해서 고삐의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하지만 만약 1등으로 달리는 기수가 어느 정도 속도를 늦춰도 될 만큼 2등과의 격차를 대단히 크게 벌렸을 경우, 고삐를 쥐지 않고 손을 내려 버리더라도 여전히 이길 수 있다. 여기에서 win hands down이란 표현이 유래하였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우리말에도 역시 “어떤 것을 다루거나 어떤 일을 하기가 퍽 쉽다”라는 의미로 “손”을 활용한 “손쉽다”라는 표현이 있다. 지구 정 반대편에 있는 두 나라의 언어에서 이렇게 비슷한 표현이 존재한다는 것이 흥미롭다.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유티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많은 숫자를 사용한다. 무심코 쓰는 0과 음수, (음수)×(음수)=(양수)임을 알아보자.
▨ 0과 음수의 발견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수를 표기할 때 비어 있는 자리를 나타내기 위해 쐐기꼴의 기호를 사용했지만 이것을 0이라고 할 수는 없다. 기호 0은 인도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텅 빈’이라는 의미의 인도어 ‘수냐(sunya)’에서 비롯되어 라틴어 형태인 제피럼(zephirum)에서 영어 ‘제로(zero)’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호 0의 발견으로 인류는 사칙연산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부터 약 1900년 전 만들어진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수학 책인 ‘구장산술’에서는 빨간색 막대를 양수로, 검은색 막대를 음수로 표현하였던 것으로 보아 일찍부터 중국인들은 양수와 음수의 개념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디오판토스는 득과 실의 곱은 실이고, 실과 실의 곱은 득이라고 하여 지금의 양수와 음수의 곱을 언급하였으나 이론적인 설명은 없었고, 7세기께 인도에서 재산을 양수로, 부채를 음수로 설명하면서 양수와 음수의 계산 법칙을 사용하였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의 수학자 피보나치가 음수의 개념을 소개하였지만, 음수를 완전한 의미로 도입한 사람은 프랑스 수학자 데카르트로 수직선의 개념, 음수의 위치를 정함으로써 음수를 정당한 수로 만들었다.
▨ 부정의 부정은 강한 긍정?
(음수)×(음수)=(양수)임을 설명할 때 부정의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는 표현을 가끔 쓴다. 이는 쉽게 이해하고자 하는 표현이지만 수학적으로는 뭔가 미흡한 설명이다.
그럼 (음수)×(양수)=(음수)를 이용하여 (음수)×(음수)=(양수)임을 알아보자.
(-3)×(+3)=(-9)
(-3)에 (+3)보다 1만큼 작은 수인 (+2)를 곱하면 결과는 (-9)보다 3만큼 큰 수인 (-6)이 된다.
⇒ (-3)×(+2)=(-6)
(-3)에 (+2)보다 1만큼 작은 수인 (+1)을 곱하면 결과는 (-6)보다 3만큼 큰 수인 (-3)이 된다.
⇒ (-3)×(+1)=(-3)
(-3)에 (+1)보다 1만큼 작은 수인 0을 곱하면 결과는 (-3)보다 3만큼 큰 수인 0이 된다.
⇒ (-3)×0=0
(-3)에 0보다 1만큼 작은 수인 (-1)을 곱하면 결과는 0보다 3만큼 큰 수인 (+3)이 된다.
⇒ (-3)×(-1)=(+3)
(-3)에 (-1)보다 1만큼 작은 수인 (-2)를 곱하면 결과는 (+3)보다 3만큼 큰 수인 (+6)이 된다.
⇒ (-3)×(-2)=(+6)
따라서 (-3)×(-2)=(+6)이므로 (음수)×(음수)=(양수)임을 알 수 있다.
이승민
<재미난 수학세계> 필자인 이승민 선생님은 중앙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 보성여고에서 11년 동안 수학교사로 재직했으며 재능방송 제작팀장, 마인드맵 인스트럭터 등을 지냈다. 교육부 디지털교과서 개발위원, 국제수학경시대회(WMC) 출제위원, 배재대 수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화신교육그룹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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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 Win hands down…두손 안쓰고도 손쉽게 이길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선 손(hand)을 활용한 영어 표현들을 한번 알아보자.
먼저 “get/take the upper hand”라는 표현부터 알아보자. 그대로 직역하면 “위쪽 손을 취하다”인데, “우위를 점하다, 우세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손과 우세하다는 것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 표현의 유래에 대해선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그럴듯한 것은 미국에서 아이들이 야구경기를 하기 위해 팀을 가를 때 하는 간단한 게임에서 기원했다는 설이다. 이 게임은 선수를 선발할 각 팀 주장 두 명을 정한 뒤, 그 두 명의 주장이 먼저 자신의 팀에 속할 선수를 뽑을 권한을 놓고 겨루는 게임이다. 게임의 방식은 이러하다. 한 주장이 먼저 야구방망이의 가장 아래쪽을 움켜쥐면 상대편 주장은 그 바로 위쪽을 움켜쥔다. 이런 식으로 끄트머리에 도달할 때까지 번갈아서 점점 위를 향해 방망이를 움켜쥐는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상대방이 쥘 공간이 없으면, 마지막으로 방망이의 가장 윗부분을 쥐고 있는 사람이 “upper hand(우세, 우위)”를 갖게 되는 것이고, 자신의 팀에 넣을 선수를 먼저 고를 권한을 갖게 된다.
한편 “Talk to the hand(cause the face ain’t listening)!”라는 표현도 있다. 비교적 최근(1990년대) 미국에서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표현이다. 말 그대로 “손에다 얘기해! (얼굴은 듣고 있지 않으니까)”라는 뜻으로, 듣기 싫은 말을 하는 상대방에게 손바닥을 펼쳐 보이며, 나한테 말하지 말고 손에나 대고 말하라는 것이므로, 다소 무례한 표현이다.
또한 “Keep one’s hands clean”이라는 표현도 있다. 문자 그대로 손을 깨끗이 한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잘못이 없다, 청렴결백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될 수도 있는 표현이다. 더러운 일을 하여 손을 더럽히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말에서도 비슷한 표현 하나가 떠오르지 않는가? “나 손 씻었어”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우리말에서도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 것 이외에도 “부정적인 일이나 찜찜한 일에 대하여 관계를 청산하다”라는 의미로 “손(을) 씻다”라는 표현을 쓴다.
마지막으로 “win hands down”이란 표현이 있다. 직역하면 “양손을 내린 채 이기다”라는 의미인데, “쉽게 이기다”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표현이다. 이 표현은 경마에서 유래하였다. 말을 타고 있는 기수는 말이 계속 달리도록 하기 위해서 고삐의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하지만 만약 1등으로 달리는 기수가 어느 정도 속도를 늦춰도 될 만큼 2등과의 격차를 대단히 크게 벌렸을 경우, 고삐를 쥐지 않고 손을 내려 버리더라도 여전히 이길 수 있다. 여기에서 win hands down이란 표현이 유래하였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우리말에도 역시 “어떤 것을 다루거나 어떤 일을 하기가 퍽 쉽다”라는 의미로 “손”을 활용한 “손쉽다”라는 표현이 있다. 지구 정 반대편에 있는 두 나라의 언어에서 이렇게 비슷한 표현이 존재한다는 것이 흥미롭다.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유티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