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지는 과학교과서 이대로 괜찮은가?

[생글기자 코너] 어려워지는 과학교과서 이대로 괜찮은가? 등
“상대성 이론이 고등학교 물리 교과과정 내에 있다는 거 알아?” 일반적으로 상대성 이론은 과학고나 영재고에서도 일반물리라는 교과과정 하에 역학과 파동 등의 이론을 모두 마친 후 배우는 부분이다. 상대성 이론은 개념이 까다로운 터라, 많은 학생들이 문제를 푸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단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며칠 전, 고교 교과서 물리1 내에 상대성 이론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09년 교육과정에 물리에 포함된 과정은 상대성 이론을 포함한 양자론, 현대물리학 등 크게 3가지다. 이것들은 모두 기존 고교 과정에서 다루어지지 않던 개념이었으며 대학에서는 일반물리학, 현대물리학이라는 과목을 따로 배울 정도로 심화된 개념이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가 2009년 말에 기초 과학 소양으로 판단, 교과 도입을 결정함에 따라 위와 같이 물리 분야뿐만이 아니라 화학 생물 등 많은 심층 개념들이 교과서에 등재되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교과서에 수록된 심화 내용의 깊이와 폭은 과연 고등학생이 배우기에 적합할까?

현재 물리1을 배우는 고등학생의 얘기를 들어보면 내용의 연계가 적은 교과서보다는 참고서를 더 많이 보게 되고, 또 참고서를 본다고 해도 쉬운 문제에 적용만 가능할 뿐 완전한 이해는 어렵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 서울대 물리교육과 연구팀이 상대성 이론에 대한 문제를 통해 개념 이해 여부를 조사한 결과 3%만 정답을 맞혀 아주 적은 학생의 수만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상위 개념을 배운다는 것은 더 많은 이해력을 요구하고, 더 넓은 배경지식을 요구한다. 따라서 상위 개념을 더 빨리 배우기 위해서는 상위 개념의 난이도 조절을 통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거나,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을 넓히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개개인의 지식을 넓히는 것은 불가능함으로 상위 개념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교 교재의 한 단원에 해당하는 방대한 양의 상대성이론이 이해를 배제한 그저 단순한 현상 설명 도구로 전략해버리게 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다른 과목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또한 학생뿐만 아니라 선생님조차도 심화 내용을 어떤 난이도로 전달해야 하고 어디까지 알려줘야 하는지 결정하기 매우 어렵다고 한다. 만약 이렇게 교과서의 질보다는 내용만을 추구할 경우 학교 교과서는 그저 방대하기만 해져서 고등학교 학생들은 소위 말하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기초 소양을 기르는 것이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초 소양을 기른다는 원래 목적이 상위 개념이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림으로써 오히려 학생들의 공부에 해가 되는 원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호기 생글기자(대구과학고 3년) ghrl61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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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이과 구분이 꼭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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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은 인문자연의 구분이 없는 융합형 인재다. 이에 서울의 여러 대학 또한 학교 내에 융합학부를 창설하여 융합형 인재 양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등학교는 융합형 인재보단 문과와 이과의 영역이 확실히 구분되는 전문가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인문, 자연을 구분하는 것이 대학 진학에 더 편하고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문과, 이과를 고등학교 2학년 때 나눈다. 혹은 1학년 입학하자마자 구분하는 학교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입학 직후나 고등학교 때 문과, 이과를 나눌 필요성이 꼭 있을까? 요즘 고등학교 학생들이 인문, 자연의 구분 때문에 진로문제에 혼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나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진로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 적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등학생이 되자마자 문과, 이과를 나눈다는 것은 단지 특정 과목이 좋다 혹은 싫다는 것의 구분에 지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이 문과로 가고 글 읽는 것을 꺼리는 학생이 이과로 가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문과인 한 학생은 자신의 진로도 고민해보지 않은 채 단지 수학이 싫다는 이유로 문과를 선택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과, 이과 구분이 학생에게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든다. 또 대학에 들어간 선배 중에서조차 뒤늦게 자신이 배우지 않는 이과 혹은 문과에서 재미를 발견한다고 한다. 복수전공 등을 통해 이과생은 문과, 문과생은 이과를 공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고교 때 굳어진 습관 등으로 인해 상대 과목에 대한 흥미를 빨리 잃기도 한다.

올해 시행되는 2009 개정교육과정은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학은 단순히 공식을 외우는 학습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과목을 적용시켜 배우는 스토리텔링식의 통합형 교과로 재편되었다. 학생들이 수학교과 안에서 과학, 예술, 역사 등의 여러 과목을 함께 배우는 것이다. 교육과정이 단순한 문, 이과 전문가보다 수학하는 문과생, 책 읽는 이과생을 요구하는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다.

과거 스티브 잡스는 혁신적인 제품은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서 탄생한다고 했다. 현대 사회에서는 단순한 인문학적 지식, 혹은 기술만으로는 사람을 만족시킬 무엇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 정보화 사회에서는 정보량을 빠르고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인재가 필요하다. 비록 인문, 자연의 구분을 없애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통합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사회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주연 생글기자(보인고 3년)rldk124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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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환자들 울리는 신약 특허 연장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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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이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카피약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제네릭은 특허기간이 존속되는 기간 동안은 판매 허가와 특허를 연계하여 시판이 금지되고 있는데, 이 신약들의 특허 기간은 최대 15년이고 연장할 수도 있다.

문제는 신약의 특허 연장제도에서 발생한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신약의 성분이 약간 바뀌었다는 것을 빌미로 계속 특허권을 연장받아 ‘에버그리닝(영원한 신약화)’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적어도 15년 동안 엄청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데다 가난한 제3세계 환자들은 신약의 비싼 약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사망하기 일쑤이다.

이런 논란은 최근 인도에서 일어났다. 지난 4월 인도 대법원이 ‘글리벡’(다국적 거대 제약회사인 노바티스가 생산하는 백혈병 치료제)의 특허 연장 신청을 불허한 것이다. 이는 노바티스가 글리벡의 인체 흡수력이 획기적으로 좋아져 신약으로 인정해 달라는 신청에 대한 인도 대법원의 답변이었다. 사실 인도도 이런 ‘에버그리닝’을 막기 위해 2005년 ‘개량된 약품이 특허권을 인정받으려면 성분과 약효에서 근본적인 혁신이 있어야 한다’라고 특허법을 개정했다. 새로 바뀐 법에 노바티스가 주장하는 ‘신 글리벡’이 보기 좋게 걸려든 것이다.

결국 판결을 통해 많은 사람이 수혜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백혈병 치료제를 독점하다시피한 글리벡의 1개월치 가격은 약 3000~4000달러다. 반면 제네릭의 가격은 100달러대로 오리지널 약에 비해 한참 싸 백혈병에 걸린 가난한 이들도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제네릭으로 인한 복지부의 이익도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라는 약이 지난해 영국에서 특허가 만료되었다. 그 후 수많은 제네릭이 시장에 나오면서 1년 동안 총 3억5000만파운드(약 6000억원)의 신약 재정 지원을 아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를 하루 단위로 계산하면 100만파운드(약 17억원)가 절감되었다는 소리다. 신약 하나의 지원금이 이 정도였으니 다른 신약이 제네릭으로 나왔을 때의 효과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제네릭의 안정성 역시 증명되었다. 식약청 등이 엄격하게 제네릭의 제조를 감시하고 있고 약효 지속 시간까지 동등하게 제작된다고 한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신약 하나로 투자금액의 6배를 번다고 한다. 이처럼 제약회사들이 폭리를 추구할 것이 아니라 15년이란 특허기간에도 가난한 환자들도 약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김형균 생글기자(송원고 3년) hihgk68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