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 올라가 초등학교 시절을 되돌아 보면 온통 아쉬움 천지입니다. “아! 바보, 그걸 그렇게 했다니…” “정말 유치했어!” “그걸 좀 더 열심히 해볼 걸.” 후회는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중학교에서 고교로 진학하면 어떨까요?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중학교 때 뭘 했다니…” “중학교 3년밖에 안되는데 그걸 그냥 보냈으니…” 여기 대학생이 된 선배들이 고교시절을 되돌아 본 후회의 글과 반성의 글을 보내왔습니다. 생글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5월의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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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렇게 싫었던 '야자'의 추억"

[생글기자 코너] 대학생이 된 지금 고등학교 생활 되돌아 보면…고교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
고등학생 시절을 생각해 보면 후회되는 일들이 참 많아요. 여러분은 후회 없는 고교시절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됐어요.

야간자율학습 하기 많이 힘들지요? 전 고등학생 때 야간자율학습이 너무 하기 싫었어요. 공부에 많은 흥미를 느끼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1학기까지만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2학기부터 가장 중요한 고3 때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야간자율학습을 한 기억이 많지 않아서 친구들을 만나도 함께한 추억이 별로 없어요. 되돌아보면 참 바보 같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중요한 시기에 공부는 뒷전이고 집에 가기 바빴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가끔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매일 보는 친구들인데도 무슨 할 얘기가 그리 많은지 야자시간에 복도에서 감독하러 돌아다니시는 선생님들 몰래 친구들과 킥킥대고, 저녁시간에 학교 앞 슈퍼에 뛰어가서 사먹었던 아이스크림 하나에 행복해지던 나의 그때로. 여러분의 지금으로.

두 번째로 해 주고 싶은 말은 대학에 진학할 때 어느 대학 무슨 과를 갈지 꼭 급하게 정하지 말고 미리 잘 알아보라는 거예요. 물론 이건 고3 때 담임선생님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달라지는 경향도 없지 않지만, 저의 경우 담임선생님이 우리를 마지막으로 이미 사직서를 제출하신 상태여서 별로 진학에 신경을 써주지 않으셨어요. 그냥 ‘경쟁이 워낙 심해 대학에 가기 힘드니 하향 지원하라’고 늘 말씀하셔서 정말 그런 줄만 알았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할 때 정시 가, 나, 다군 모두 100점 이상씩 하향 지원했어요. 물론 모두 합격은 했지만, 기쁘지는 않았어요. 만약 그 때 소신 지원을 했더라면 하는 생각에 대학생활 초기 학교에 적응을 못해 힘들었어요. 관광경영학과가 적성에 잘 맞아서 다행이지만 여러분은 저와 같은 후회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교복을 입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그땐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 저는 그립답니다.

최선정 <백석대 관광경영학과 3년 csj26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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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위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생글기자 코너] 대학생이 된 지금 고등학교 생활 되돌아 보면…고교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
머리는 위로 질끈 묶고, 커다랗고 두꺼운 검정뿔테 안경을 쓰고, 옷은 언제나 후줄근한 학교 체육복과 후드티를 입고, 검정색 삼선슬리퍼를 끌고 다니며 손에는 늘 수학 문제집과 연습장이 들려있었던 다소 신경질적인 여학생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전형적인 모범생 혹은 공부벌레가 떠오르겠지요. 이것은 제 고등학교 시절 모습이었습니다.

저렇게 공부를 한다는 명분으로 외모에는 전혀 신경을 안 쓰고, 그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핑계로 주위 사람에게 까칠하게 대했던 저는 1, 2학년 때는 성적이 잘나오는 편이었고, 그래서 제가 공부를 정말 잘한다고 생각해서 오만함에 빠져 있었습니다. 2학년 때까지 성적이 잘 나오다 보니 주위 사람들의 기대치는 높아져만 갔고, 저를 향한 관심도 커져만 갔습니다.

말로만 듣던 고3이 되었습니다. 고3이 되기 직전까지 제가 공부를 잘하는 줄 알았고, 입시에 대한 걱정도 없었습니다. 고3이 되어 처음으로 기출문제를 풀었습니다. 근데 이게 웬걸요, 결과는 반타작. 그날 밤에는 물론 자기 합리화를 했습니다. 시험이 어려운 것일 거야, 다른 애들도 못 봤을거야. 하지만 기출문제를 풀수록,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제 성적은 내리막길에 들어선 롤러코스터처럼 떨어져만 갔습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뒤를 돌아보았더니, 여태까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남들이 보는 앞에서만 열심히 하는 ‘척’을 했고, 정작 혼자 있었을 때는 책을 펴보지도 않았습니다. 늘 두껍고 어려운 책을 들고 다녔지만, 앞장만 지저분하지 뒷장은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성적이 계속 잘나온다면 자만심에 차게 되고, 주위 시선을 의식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보이기 위한’ 공부를 하기 십상입니다. 선생님들, 부모님을 위한 공부가 아닌 여러분 스스로를 위한 공부를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유리 <이대 분자생명과학부 1년 kakiu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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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친구들은 정말 깊이 사귀세요"

[생글기자 코너] 대학생이 된 지금 고등학교 생활 되돌아 보면…고교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
저는 연세대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정금진입니다. 고교시절을 되돌아 봤을 때 가장 후회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째, 독서 부족입니다. 저는 고교시절, 학교에서 수행평가에 반영된다고 해 건성으로 읽고 독서록을 쓰거나, 입학 사정관제에 대비한다고 ‘스펙용’으로 독서 기록을 했던 것 외에는 자발적으로 많은 책을 읽진 않았습니다. 여느 고교생처럼 ‘공부하느라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핑계를 댔는데, 대학을 진학하고 돌이켜보니 실질적으로 중고생 때만큼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시기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적잖은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독서는 수능을 공부하는 데 있어서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배경지식을 넓혀주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는 측면에서 국어, 영어, 사회 공부 등에 간접적인 도움을 줍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시전형과 그에 따른 심층면접이 비중을 점점 넓혀가고 있는 최근 입시에서, 꾸준한 독서는 많은 돈을 들여 연습하는 면접 학원보다도 더 유익한 수업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특히 고1의 경우 수능공부에 치중하기보다는 더 많은 독서를 하기를 권장합니다.

둘째, 친구관계를 소홀히 했던 것입니다.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비평준 지역의 중간 성적쯤 되는 인문계 고교였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고교를 하향 지원했기 때문에 학교에 대한 애정이나 자부심도 크지 않았고, 무엇보다 공부 분위기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것이 가장 불만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학교에서 친구들 사귀어봤자 뭐해? 어차피 좋은 대학에 가면 더 좋은 친구들을 사귈 텐데’라는 생각을 했고 그런 마음이 은연중에 드러났는지 고교 생활 중 친구들과 종종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학생활을 1년 겪고 나서는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들과 그 추억은 다시 없을 소중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공부에만 매달려 고등학생 때만 누릴 수 있는 경험과 추억을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정금진 <연세대 경영학과 2년 free937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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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부족을 뼈저리게 느껴요"

[생글기자 코너] 대학생이 된 지금 고등학교 생활 되돌아 보면…고교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
대학 새내기가 된 지 3개월이 지난 지금 고교 시절을 떠올려 보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할 걸’이라는 후회보다 ‘책을 조금 더 많이 읽을 걸’이라는 후회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고등학생 땐 입시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책은 대학에 가서 읽어야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점이 매우 후회가 됩니다. 자신이 희망하는 학과와 진로에 관련된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에 진학하면 특정 분야에 대해 깊게 연구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의 독서는 해당 과정을 보다 쉽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대학에 진학한 뒤, 많은 학우들과 이야기를 나눠봤고 평소 독서가 습관화 된 친구들이 대학수업에 쉽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내신 성적과 모의고사 성적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공부를 하고 나서 남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책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것을 추천합니다. ‘나는 대학에 가서 책을 많이 읽어야지’라는 생각은 매우 안일한 생각이며, 제가 범했던 실수이기도 합니다. 대학에 진학하면 과제를 비롯해 고등학생 시절처럼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며, 전공서적을 제외한 다른 책들을 접할 기회가 부족합니다.

눈에 보이는 성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보이지 않는 내적인 소양을 기르기 위한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실천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입니다. ‘오늘부터 독서하는 습관을 들여야지’하는 마음먹기에서 끝나지 않고 실천에 옮기실 거라 믿습니다. 많이 양이 아니더라도 독서를 꼭 하세요.

최재영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1년 wodud712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