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ssue] 美 기업 '국내 회귀' 급물살…제조업이어 IT로 확산](https://img.hankyung.com/photo/201304/2013040576771_2013040554991.jpg)
#구글 "복잡한 것은 국내에서"
구글 글라스는 눈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기기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인터넷 검색도 가능하다. 구글은 미국에서 체험단 8000명을 선정, 개당 1500달러에 해당 제품을 시범 판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내 시판에 나설 예정이다. 구글의 미국 내 제품 생산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구글은 2010년 동영상 및 음원 재생기기 넥서스Q를 미국에서 생산했다가 성능 미비를 이유로 생산을 중단했다. 구글은 주로 HTC 대만공장 등에 스마트폰 생산 등을 맡긴다. 구글 글라스는 조립 공정이 복잡하고 부품 단가가 비싸다. 그런 만큼 생산 과정을 쉽게 모니터링하기 위해 미국 생산을 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구글 글라스를 조립 생산할 폭스콘의 산타클라라 공장은 구글 본사와 약 20㎞ 거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제조업 부흥’이 자동차 및 중장비 업종을 넘어 IT 부문까지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멕시코 등에 있는 생산 시설을 국내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 2010년 창설된 리쇼어링이니셔티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미국 내 리쇼어링에 따라 창출된 일자리는 2만5000여개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2009년 말 1147만명이던 미국 내 제조업 종사자 수도 지난해 말 1199만명까지 늘었다.
미국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지난달 ISM 제조업지수는 54.2로 2011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제조업계 근로자도 총 1198만명으로 최근 2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1월 미국 기업 설비투자 지표인 핵심 내구재 신규 주문은 전달에 비해 6.3% 증가했다. 이는 2011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진화하는 실리콘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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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기에서 맞춤형 소량 생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유다. 디자인회사 퓨즈프로젝트의 이베스 베하르 대표는 “개성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쉽게 디자인을 바꾸고 기능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본사와 생산지가 가까울수록 경쟁력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기업이 생산지로 선호했던 중국 제조업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10년 미국의 9% 수준이던 중국의 인건비(근로자 시간당 급여)는 2015년 17%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도 2010년 6월 이후 2년6개월 동안 9.7% 상승,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제조업 르네상스 머나먼 길?
그러나 업계에선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제조업계를 대표하는 이익단체 ‘생산성과 혁신을 위한 제조업연맹(MAPI)’의 대니얼 멕스트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표가 호전되자 일각에서는 미국 제조업이 다시 르네상스를 맞이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통계적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멕스트로스는 “최근 13년간 공장 폐쇄 건수가 계속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신규 공장 설립 비율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10년 3월부터 미국 내 제조업 고용자 수가 조금씩 늘어나면서 현재까지 50만개 일자리가 창출됐지만,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사라진 일자리는 570만개에 이른다는 노동부 통계를 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공산품 중 ‘메이드 인 USA’ 비중도 여전히 낮은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MAPI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공산품 중 수입품이 39.8%에 달했다. 1967년엔 미국 내 공산품 중 91%가 미국산이었다. 미국의 지난 1월 수출은 1845억달러로 전달보다 1.2% 감소했다.
고은이 한국경제신문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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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화되는 '엑소더스 차이나'… "임금 매력 없어졌다"
한때 모든 기업들이 중국으로 달려가던 시절이 있었다. 생산비가 저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반대다. ‘엑소더스 차이나’가 본격화되고 있다. 가파른 인건비 상승, 임금·환경규제 등이 주요 원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기업의 천국이던 중국이 이젠 기업의 무덤으로까지 불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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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소스와 국수로 유명한 골든원더 브랜드를 보유한 영국의 시밍턴스도 ‘탈(脫)중국’ 대열에 동참했다. 시밍턴스는 최근 중국 광저우(廣州)에 국수 제조공장을 설립, 현지 직원 약 50명을 채용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대신 영국 북부 리즈(Leeds)에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경우 2011년 기준으로 7개 기업 중 한 곳이 본국으로 돌아갔다. 미국 나이키는 2009년 중국 생산을 중단했으며 아디다스도 지난해 중국 공장 철수를 결정했다. 스타벅스 역시 중국에서 머그잔을 생산해오던 공장을 지난해 미국으로 이전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최저임금 인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대표 공장지대인 주강삼각주(珠江三角洲)의 평균 임금은 최근 10~20% 올랐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가격적인 매력이 없다면 제품을 가까운 곳에서 생산하길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