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중국은 가깝지만 먼 이웃으로 통한다. 동북아 3개국이 국제 정치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는 의미에서 소위 ‘굉장한 이웃’에 해당한다. 하지만 독도, 위안부, 동북공정, 영유권 문제 등 3국은 여러 역사적 문제로 얼키고 설켜 있다. 생글기자들이 3국 관계를 살펴봤다.

경제 측면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생글기자 코너] '가깝고도 먼 이웃'한·중·일 관계를 돌아보다
한국과 일본, 중국은 오래 전부터 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한국은 중국과 고조선시대, 삼국시대, 고려, 조선시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교류를 해왔다. 또 일본과는 근대 시대에 오면서 활발한 교류관계를 맺었다.

관계는 순탄하지 않았다. 3국이 동북아시아의 주요 국가들이자 시장이라는 점에서 공생관계다. 하지만 독도 문제, 이어도 문제, 만리장성 연장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의 골은 깊다.

한국은 1965년 박정희 대통령 당시 일본과 한ㆍ일협정을 맺으며 일본 자본의 유치를 목적으로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독도, 위안부,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는 우호 관계를 늘 불안하게 만들었다. 일본의 극우파가 양국 관계를 불편하게 만든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본은 그렇지만 경제 측면에서 협력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일본과 한국 간 무역 규모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양국에서 구매하는 부품시장 규모는 정치적, 문화적 갈등을 무색케 할 정도로 크다.

한국은 중국과도 비슷한 관계다. 동반자 관계가 경쟁 관계, 갈등 관계가 존재한다. 최근 중국은 고구려와 발해의 옛 성곽을 만리장성의 일부라고 주장, 남북한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중국의 이 같은 행동은 이른바 동북공정을 통해 한반도에 대한 발언권을 문화적으로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지적이 많다. 탈북자 처리와 한국인권운동가 조사과정에서 보여준 중국의 강압적인 자세는 중국의 이중성을 잘 보여줬다.

그러나 중국은 경제적 측면에서 갈등만 하고 있을 사이는 아니라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이미 중국과 한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추진 중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웃이다. 한·중·일 관계는 역사 속에서 계속해서 변화해왔다. 오늘의 적이 내일의 아군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반대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GDP 2위의 중국과 3위의 일본 중간에 위치한 한국으로서는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이 제일 우방인 한국은 정치적으로 중국과 갈등하고, 일본과 갈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양국은 우리의 핵심 수출시장이다. 앞으로도 중국과 일본은 미운 이웃으로 남게 될 것이다.

경제에 관한한 영원한 적은 없다. 우리는 중국, 일본과 경쟁관계일 수밖에 없다. 국제경제에서는 공짜도 없다. 주고 받는 게 경제이다. 얼마나 잘 주고 받느냐는 우리의 실력이 어느 정도이냐에 달려 있다. 지금처럼 한국이 발전한다면 중국과 일본이 두려운 존재이기만 하진 않을 것이다.

최승희 생글기자(전민고 2년)hs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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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 사이…한국은 지혜로워야 한다

[생글기자 코너] '가깝고도 먼 이웃'한·중·일 관계를 돌아보다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는 중국으로부터 선진문물을 들여왔다. 귀중한 책이나 새로운 물건, 기술은 주로 중국을 통해 들어왔고, 우리나라는 비단이나 인삼 등 귀중하고 값비싼 물건들을 팔았다. 대륙과 한반도 간 전쟁도 많았다. 을지문덕의 살수대첩부터 강감찬의 귀주대첩, 세 차례에 걸친 몽골의 침입, 청의 침입으로 인한 삼종도의 굴욕까지 중국에 받은 크고 작은 침입의 수만 합하면 900여 차례가 넘는다고 한다.

한국과 중국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수도 없이 맞아 왔지만, 활발한 교역을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큰 존재감을 가진 나라이기도 했다. 조선시대로 들어오면서 한반도는 유학을 국학으로 삼았으나 후기에 들어 유교의 한계인 공리공론으로 흐르는 학문적 풍토에 빠진데다 일본의 식민지화로 피폐의 역사를 걸었다.

현대 중국도 공산주의 혁명으로 가난한 국가로 전락했다. 대외 개방을 무시한 나라치고 잘 된 나라가 없다는 역사적 사실이 중국에서 다시 입증됐다. 중국은 평등한 국가를 원했으나 모두가 가난한 나라가 됐다. 중국이 등소평 시대 이후부터 문호를 개방해 사실상 자본주의의 길을 걷게 되면서 가난에서 벗어나고 있다. 역시 개방적인 국가는 번영한다는 말을 중국이 뒤늦게 깨달은 결과다. ‘죽의 장막’ 속에 중국이 머물면서 한국은 중국과 거의 교류하지 않았다. 6·25 전쟁 이후 반공국가가 된 한국은 공산국가인 중국과 북한을 적대시했다. 경제와 정치, 문화적 교류는 전무했다.

일본은 조선 전기때까지 일본은 중국과 한국에 ‘왜놈’이라 불리며 손가락질을 받았다. 섬나라인 일본에서는 식량을 구할 길이 녹록지 않았기에 해적이 많았고 우리나라 해안에 자주 침범해 노략질을 일삼았다. 일본은 삼국시대부터 한국에서문화와 기술을 전수받아가기도 했다.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일본인은 포르투갈의 상인들로부터 전해받은 머스킷 총을 개량해 만든 조총으로 대륙을 삼킬 야망을 품고 조선 중기에 임진왜란을 일으켰다. 역시 개방의 결과였다. 조선이 입은 피해는 막대했다. 조선은 쑥대밭이 되었고, 유적들도 손실됐다. 조선의 내로라하는 기술자들을 일본은 모두 데려갔다. 조선 만민에게 이러한 일본이 좋아보일 리 없었다.

1868년 개방국가 일본은 다시 한번 메이지유신을 단행, 체질을 확 바꿨다.서구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강대해진 일본은 한국과 중국을 점령하는 군국주의의 길을 걸었다. 이후 한국과 중국의 반일감정은 극에 달했다. 지금 그런 감정은 양국에 뼛속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다.

지금은 어떤가. 중국은 G2국가로 성장했고, 일본은 경제대국이 됐다. 한국도 식민지와 전쟁의 아픔을 딛고 무역규모 세계 9위로 올라섰다. 중국과 일본이라는 대국 사이에 위치한 한국은 이런 역사적 감정에만 매몰돼 있을 수 없는 처지다.

이주원 생글기자(동래여고 3년) venus483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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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3국 경제·문화 교류의 중심이 되어야

[생글기자 코너] '가깝고도 먼 이웃'한·중·일 관계를 돌아보다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하는 한국, 중국, 일본은 많은 점에서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특히 종교, 언어, 식습관 등은 삼국을 같은 문화권으로 분류하는 척도가 될 만큼 유사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삼국은 모두 불교와 유교의 영향을 깊게 받았다. 이런 종교들의 영향은 한·중·일 삼국의 사회질서나 가치관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삼국은 모두 한자 중심의 언어를 쓰고 있다. 우리나라나 일본 모두 각자의 문자를 가지고 있지만 각 언어생활 속에는 모두 한자가 바탕이 돼 있다. 농경사회를 바탕으로 쌀을 주식으로 삼고 있는 점도 같다. 세계적으로 자포니카 쌀을 주식으로 삼는 곳은 동아시아 문화권이 유일하다.

한자, 유교, 불교 등 동아시아 문화권을 대표하는 문화적 특성들에서 볼 수 있듯이 고대 삼국의 문화교류는 일반적으로 대륙의 문화를 한국, 일본이 수용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전쟁, 외교, 무역 등의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시대의 문화교류는 정치, 경제적인 분야에 한정됐으며 각 나라에 대해 전반적인 생활 자체를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고대 사회의 문화교류는 근대사회가 시작되면서 그 모습을 달리하게 된다. 우선, 서양의 근대문물을 빠르게 받아들인 일본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가 정착됐고, 다른 나라들에게 전파되는 형식을 보인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사무역이나 유학 등의 규제가 풀리고 각 나라의 사회상이 서로에게 알려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일제 강점기 등 이 시기의 문화교류는 제국주의적인 성격을 띄고 있으며, 각 전통문화를 배척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한류’ 등으로 대변되는 최근의 한국문화는 대중문화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대중문화는 서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화적인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등 한·중·일 삼국의 문화교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대중문화에 의한 문화교류는 상업적이고 일시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서로에 대해 잘못된 이해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대중문화로 형성된 공감대를 기반으로 사회 전반적이고 심층적인 문화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극동아시아의 삼국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고 있으며 그에 따른 충돌이나 협력의 과정은 필연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이 그 숱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유사 이래로 중국보다 잘 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박영준 생글기자(제주제일고 2년)pakyj1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