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TV'는 바보상자 아닌 보물상자

[생글기자 코너] '정규재TV'는 바보상자 아닌 보물상자 등
정규재TV를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다. 정규재TV는 한국경제신문 정규재 논설실장(생글생글을 창간한 분이라는 얘기도 들었다)이 등장하는 팟캐스트다. 인터넷을 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방문객이 2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라는 얘기를 들었다. 광팬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기쁘다.

정규재TV를 좋아하는 이유는 신문보다 인터넷 문화에 더 익숙한 우리 세대의 입맛에 맞게 팟캐스트 형식을 띠고 있어서다. 신문을 구독하기에 어린 나로서는 팟캐스트가 더 꽂힌다.

플랫폼을 능가하는 것은 풍부한 콘텐츠다. 주요 이슈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줘 짧은 시간에 교양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장담컨대 이런 콘텐츠는 어디서도 찾기 어렵다.

경제와 철학, 사회, 정치를 넘나드는 주제는 논술 공부를 하는 나에겐 학원강의보다 100배 낫다. 주제에 따라선 내 수준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많지만 최근 한국과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과 고전을 따라잡기에는 이만한 것도 없다. 어려운 주제를 이해하기 쉬운 말과 속도로, 외우지 않은 듯한 자연스런 진행은 압권이다. TV에 나오는 어떤 교수나 강사, 기자보다 뛰어나다.

사실 학교에서는 이런 강의를 들을 수가 없다. 경제를 전공한 선생님도 드물고, 있다고 하더라도 동서양의 철학과 경제사를 꿰뚫는 강의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며칠 전 새벽 공부하다 잠깐 들은 그리스 사태에 대한 얘기는 어려웠지만 그리스 금융위기의 심각성과 EU 국가들의 입장차이를 알 수 있게 해줬다. 프로그램에 나온 기자는 어떻게 그 많은 통계를 줄줄 외우고 있는지 존경심이 저절로 났다.

한 달 여 전에 들었던 네덜란드 튤립투기 얘기는 정말 재미있었다. 튤립 뿌리 하나가 집값 몇 채보다 비쌀 정도로 투기가 심했다는 말에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놀랐다. 나 같으면 집을 사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당시엔 집 사는 것보다 튤립이 돈벌이가 됐다고 하니 놀랄 뿐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금융시장이다. 투기는 사람들을 미치게 하는 모양이다. 버블, 거품경제가 주는 폐해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얘기는 생글생글에서도 읽은 적이 있지만 하이에크 책(노예로의 길)을 소개하면서 다시 얘기해줘 너무 반가웠다. 대학 가면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재벌의 탄생 얘기는 우리 경제발전사를 잘 짚어줬다.

나는 수학 한 문제를 푸는 것보다, 영어 한 문제를 더 맞히는 것보다 이런 강의가 학생들에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강의가 학교에서 이뤄지고 거기에 대한 에세이를 쓰게 하는 교육이 이뤄진다면 학생들의 인생이 확 바뀔지도 모른다고 본다. 머리 아플 때마다 들어보는 정규재TV는 바보상자가 아닌 보물상자다. 조국 서울대교수의 강의내용을 조목조목 꾸짖는 ‘조국, 아 나의 조국’은 너무 재미있었다.

고원진 생글기자(자운고 3년)wonjin94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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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광고는 '주객 전도' 꼴이다

[생글기자 코너] '정규재TV'는 바보상자 아닌 보물상자 등
‘이 프로그램은 간접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TV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이 시작할 때 자주 볼 수 있는 문구다. 간접광고(PPL)란 특정상품을 프로그램에 노출시켜 광고효과를 극대화한 것으로 현행법상 방송프로그램 시간 5% 이내, 화면 크기의 25%를 초과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다. 간접광고를 통해 방송사는 많은 수입을 더 얻을 수 있게 되었고 광고 협찬사는 광고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어 도입당시 서로 간에 윈-윈 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방송관계자들은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와 시청자들은 간접광고로 인해 프로그램 시청에 집중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 드라마에서는 휴대폰의 성능을 마치 광고하듯이 배우가 연기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고 몇몇 오디션 프로그램은 협찬사의 제품이 화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게 커 오디션 평가단의 심사평에 집중하는 데 거슬린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많았다. 그리고 최근 몇몇 드라마에서는 특정 브랜드 상표를 노골적으로 부각시켜 드라마를 보는 데 불편했다는 시청자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한 드라마 제작PD는 카페촬영분에서 드라마에 맞는 곳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사에서 협찬사의 카페를 이용할 것을 요구해 곤혹스러웠다고 지적했다. 물론 광고는 방송사 및 협찬사와의 계약에서 성립된 것이라 불만을 제기할 수는 없지만 현 상황에서 볼 때 간접광고가 드라마 작품에 끼치는 영향력이 과도하게 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간접광고의 법적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법적인 규제를 넘어서는 간접광고는 보다 더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간접광고 계약에 제작진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프로그램 제작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간접광고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방송의 간접광고가 확대되면서 신문 쪽 광고가 줄어든다는 볼멘 목소리도 있다.

시청자는 드라마를 보고자 TV를 보는 것이지 간접광고를 보고자 TV를 보는 것이 아닐 것이다. 간접광고를 통해 다수가 이익을 공유하는 만큼 앞으로는 간접광고가 프로그램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주형 생글기자(금성고 3년) mirae57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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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관용보다 엄격한 처벌을…

[생글기자 코너] '정규재TV'는 바보상자 아닌 보물상자 등
최근 학교폭력의 가해자에게 관용을 베푸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다. 나쁜 짓을 저지른 학생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지 않고 학교에서 함께 수업을 받고 있는 것이 옳은가? 아직 학생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직접 누군가를 살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떠한 법적 처벌도 없이 버젓이 학교에 다닌다면 피해자들은 어떻게 하며 법의 실현은 어떻게 되나.

가해자인 학생도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이라고 이해해선 안 된다. 가해자인 학생 외에 가해자의 부모와 가해자를 가르친 학교에도 잘못이 있다고 말하지 말자. 일부 언론의 논평을 보면 심지어 피해자와 피해자의 부모도 잘못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학자들이 연구실에서 학문적으로 궁리하거나 정치인들이 학교폭력에 관한 법적, 제도적 대안을 내놓을 때 고려할 몫이다. 최근 자살 학생이 잇따르고 있는 이 시점에서 가해자 자신의 잘못만이 아닌 가해자의 부모, 가해자가 다닌 학교, 가해자 주변의 친구들, 심지어 가해자가 살고 있는 사회까지 우리 모두에게 공동 책임이 있다고 들먹여서는 안 된다.

섣부르게 용서하려 들지 말자. 잘못은 잘못이다. 우리에게 관련 법이 없었기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짓을 하는 것은 법을 어기는 일이고 법을 어기면 타인에게 어떤 피해를 주며 자신에게는 어떤 처벌이 따르는지를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 말이 아닌, 실제로 법을 어겼을 때 법에 따라 엄격히 집행하는 것이 바로 최고의 교육인 것이다.

따뜻한 법, 관용의 법을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에 베풀면 절대 안 된다. 종교적으로 용서하는 일은 있을 수 있어도 국가는 섣불리 불법과 타협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가해 학생은 자신의 목숨을 던진 학생에게만 피해를 준 것이 아니라 그 부모와 형제자매, 친구와 선생님에게까지 평생토록 씻지 못할 상처를 주었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귀한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부모들 마음에, 학교에 즐겁게 다녀야 하는 학생들 마음에, 그리고 수업 외적으로 학생 관리에 이르기까지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학생들에게 정성을 쏟는 데 쓰는 선생님들의 마음에 불안감 의심 좌절감을 주어서는 안 된다.

학교폭력자에게 법이 정한 형벌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장례식에도 찾아오지 말라던 죽은 자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함이 아니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해결 방안 제1의 원리는 엄격한 법 집행이다.

정지용 생글기자 (선덕고 3년)nuky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