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성과와 배당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배당성향이 전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배당을 한 468개사의 배당성향은 20.18%로 전년보다 3.89%포인트 높아졌다. - 4월 16일 연합뉴스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배당은 회사가 주주에게 주는 이익분배금
☞ 배당(Dividend)이란 기업이 일정 기간 영업활동을 해 벌어들인 이익 중 일부를 자본금을 댄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말한다. 배당금은 주주에 대한 회사의 이익분배금이다. 배당은 기업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상법은 회사가 가진 순자산액(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에서 자본금과 자본준비금, 이익준비금 등을 뺀 액수 한도 내에서 배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도한 배당으로 회사 돈이 밖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주주가 아니라 기업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한 사람은 배당 대신 확정 이자를 받는다.

배당은 현금으로도 할 수 있고 주식으로도 할 수 있다. 현금배당은 현금으로 배당을 주고, 주식배당은 현금에 상당하는 신주를 발행해 배당하는 것이다. 보유 주식 1주당 현금 500원 또는 신주 0.1주를 나눠주는 식이다. 주식배당은 주주가 가진 주식수(지분율)에 따라 신주가 분배되기 때문에 회사의 소유 지분은 변동이 없다.

배당을 하고 싶어도 이익을 못 내 못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이익을 냈으나 미래 투자를 위해 배당을 자제하는 회사도 있다. 배당은 연말이나 회계결산일에 맞춰 실시하는 게 보통이나 회기 중간에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회기 말에 실시하는 배당을 기말배당, 회기 중간에 실시하는 배당을 중간배당이라고 한다. 배당을 할지, 한다면 얼마나 할지는 주주들이 모이는 주주총회에서 결정한다.

배당은 주주들이 받는다. 좀 더 구체적으론 사업연도가 끝나는 날 현재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주주들이다. 예를 들어 12월 결산법인인 삼성전자가 배당을 실시하면 12월31일 현재 주주명부에 올라와 있는 주주들만이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3월 결산법인인 대우증권의 배당을 받으려면 3월 말 현재 대우증권의 주주가 돼 있어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대금 결제는 매수 2일 후에 이뤄진다. 따라서 대우증권 배당을 받으려면 3월31일보다 이틀 앞선 3월 29일까진 주식을 사 주주로 등재돼야 한다.

배당과 관련해 배당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여러 지표들이 있다. 배당성향, 배당률, 배당수익률 등이 그것이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이다. ‘배당지급률’ 또는 ‘사외분배율’이라고도 한다. 가령 A라는 회사가 2011 회계연도에 1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이 가운데 2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면 배당성향은 20%가 된다.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이익 중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져 투자매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이익이 사외로 빠져나가 재무구조는 나빠지게 된다. 이에 비해 배당성향이 낮을수록 이익의 사내유보율이 높고 배당 증가나 무상증자의 여력이 있음을 나타낸다.

‘배당률’은 1주당 액면금액에 대해 지급되는 배당금 비율을 뜻한다. 예를 들어 5000원짜리 액면 주식을 발행한 B기업이 주당 10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면 배당률은 20%다. ‘배당수익률’은 액면가가 아니라 현재 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로, 투자 자금에 대해 배당이 어느 정도 되는가를 나타낸다. B사의 주가가 1만원이라면 배당수익률은 10%가 된다. 액면가를 기준으로 하는 배당률의 경우 회사의 주가가 높으면 실제 투자수익은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다. 배당수익률은 이를 보완하는 투자지표로, 해당 주식에 투자했을 때 실제로 배당으로 얼마나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배당수익률은 시가배당률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배당을 많이 하는 회사는 이익을 많이 내고 주주도 중시하는 까닭에 보통 좋은 기업으로 평가되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너무 많은 배당은 연구·개발(R&D) 등 회사의 미래를 위해 쓸 돈을 모두 나눠 쓰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세계적 IT(정보기술) 기업인 애플이 오랫동안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대신 주주들은 회사가 이익을 많이 내면 주가가 올라 이득을 볼 수 있다.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배당은 회사가 주주에게 주는 이익분배금
난해 유가증권 상장사 중 가장 많은 돈을 배당으로 쓴 곳은 외환은행으로 당기순이익 1조6221억원 중 9738억원을 배당금으로 사용했다. 배당성향은 60.03%에 달한다.

배당금 총액 상위사는 SK텔레콤(6565억원), 신한지주(6295억원), S-Oil(5589억원), KT(4866억원), 현대차(4801억원), KT&G(4023억원) 순이다. 배당성향은 동국제강(414.85%), 하이트진로홀딩스(302.44%), 대한제분(234.49%), 덕양산업(227.80%), 모나미(215.22%) 순으로 높았다.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8.25% 수준이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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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환율 통제에서 조금씩 발 빼는 중국 정부

위안화 환율 변동폭 확대

중국이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2배로 확대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4일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기존 하루 0.5%에서 1%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 환율은 16일부터 매일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위안화 환율 중간가격(기준가격)의 ±1% 범위 내에서 변동하게 된다. -4월 16일 한국경제신문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배당은 회사가 주주에게 주는 이익분배금
☞ 원화 환율이 시장에서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엄격하게 정부와 중앙은행이 관리하고 있다. 하루 중 움직일 수 있는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제한하는 방식 등이 동원된다. 중국이 환율 변동폭을 제한하는 것은 외자의 급격한 유출입에 따른 경제 교란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이나 유럽 등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조작)하고 있다며 위안화를 절상하라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촉구해왔다.

위안화 환율은 그동안 인민은행이 매일 고시하는 환율을 기준으로 상·하 0.5% 내에서 환율이 움직였으나 이제는 1% 범위로 확대됐다. 가령 인민은행이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2960위안으로 고시하면 예전엔 달러당 6.2645~6.3275위안에서 위안화 환율이 움직일 수 있었으나 지금부터는 6.2330~6.3590위안으로 확대된 것이다.

중국이 환율 변동폭을 확대한 것은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더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미국 등의 압력에 대응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제 환율 변동폭을 확대해도 위안화가 일방적으로 절상돼 수출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작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또 환율 변동폭 확대를 통해 위안화 국제화에 속도를 내고 내수를 살려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딩즈제 중국 대외경제무역대 교수는 “환율 변동폭 확대는 정부의 위안화 통제가 끝나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 2월 사상 최대인 315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냈다. 1분기 전체로는 6억달러 흑자에 그쳤다. 1분기 성장률도 8.1%로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가 둔화된 상태여서 환율 변동폭을 확대해도 위안화 가치는 크게 변동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한 것은 2007년 0.3%에서 0.5%로 확대한 이후 5년 만이다. 한국도 1997년 자유변동환율제로 이행하기까지 단계적으로 원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했다. 1990년 3월 상하 0.4% 이내였던 변동폭은 △1991년 9월 0.6% △1992년 7월 0.8% △1993년 10월 1.0% △1994년 11월 1.5% △1994년 12월 2.25% △1997년 11월 10.0%로 확대됐으며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 12월 변동폭 제한이 폐지되면서 자유변동환율제로 이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