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하위권 학생 수도권대학 진학 '지름길’

# 수시 대학별고사 비중 증가
[적성검사 정복하기] 적성검사 정복하기 ①
대입 수시모집에서 적성검사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2010학년도(12개), 2011학년도(17개), 2012학년도(21개)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 2013학년도는 적성검사 실시 대학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경기권 주요대학은 수시모집에서 대부분 적성검사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정시모집에서 경기권 대학 진학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따라서 서울지역 중하위권 대학과 경기권 대학을 지원하려는 수험생은 적성검사 준비를 해두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적성검사 전형은 논술 전형, 학생부우수자 전형, 입학사정관 전형 등을 지원하기 힘든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수도권 대학을 갈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어서 인기가 높다. 또한 적성검사 전형 대학은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이 논술이나 학생부우수자 전형보다 현저히 낮고, 대부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유리하다. 때문에 수능과 학생부 3~5등급의 중하위권 학생들은 적성검사 전형 지원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즉, 논술고사에서 학생부 석차등급 두세 등급을 따라 잡으려면 논술 성적이 최상위권이어야 하고, 수능최저학력기준도 통과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적성검사형에서는 학생부 한 등급 간 점수 차이는 쉽게 앞지를 수 있다. 학생부 한 등급 간 점수가 적성검사 한두 문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논술에 비해서 단시간 준비가 가능한 4지선다 객관식 시험이어서 수능과 학생부 석차등급이 3~5등급인 학생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전형이다.

2013학년도 수시모집은 총 모집인원의(37만5695명) 62.9%인 23만6349명을 선발하고, 정시모집에서는 37.1%인 13만9346명을 선발한다. 수시모집 선발비율이 2012학년도 62.1%보다 소폭 상승해 수시강세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또한 2013학년도에도 역시 수시모집에서 미등록 인원을 충원할 수 있고, 특히 수시모집 추가 합격자도 최초 합격자와 같이 정시 및 추가모집 지원이 금지됨에 따라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은 2012학년도보다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2012학년도 수능은 쉽게 출제돼 변별력 문제가 제기됐다. 하지만 쉬운 수능 현상은 2014학년도부터 고교에 실시되는 내신 절대평가와 2014학년도 수능개편과 맞물려 계속될 전망이다. 변별력을 상실한 ‘물수능’은 정시 합격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수시 및 대학별고사의 중요성이 대폭 증가할 것이다. 한편 대교협은 2013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최대 지원 가능 횟수를 6회로 제한하는 개선 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수시모집 경쟁률이 절반 이상으로 낮아지고, 무분별한 ‘묻지마’ 지원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 대입 수시모집 '적성검사’

적성검사의 사전적 의미는 적성(適性)의 유무나 정도를 판정하기 위한 검사다. 하지만 기업체나 타기관에서 실시하는 것과 대입전형에서 실시하는 적성검사는 다른 종류의 시험이다. 대입 수시모집에서 적성검사는 대학에서 교육을 받는 데 필요한 학업 능력과 종합적 사고력 등 잠재된 학습 능력과 및 창의력을 측정하는 평가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이다. 검사라는 명칭 때문에 자칫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논리력, 사고력 등 학업 능력을 테스트하는 4지선다의 객관식 시험이다.

현재 적성검사는 ‘언어사고영역’과 ‘수리사고영역’을 주요 평가 영역으로 하며, 각 대학마다 전형 방법과 문항 수, 시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문제 유형 및 시험 방법은 유사하다. 적성검사 문제 유형은 ‘순수적성형’과 ‘교과적성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순수적성형 대학의 수리사고영역에서 수능형, 즉 교과적성형 문항이 많이 출제되고 있어서 두 유형의 차이는 크지 않다. 예를 들어 세종대는 언어사고영역을 순수적성형으로, 수리사고영역을 교과적성형과 순수적성형을 혼합해 출제하고 있다.순수적성형은 언어사고영역에서 논리력과 추리력 문항이, 수리사고영역에서는 공간지각력과 추리력 문항이 출제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수시모집에서 적성검사가 처음 시행됐을 때는 모든 대학이 순수적성형 문제를 출제했다. 하지만 요즘은 언어사고영역에서 한양대(ERICA)처럼 영어문항을 출제하는 대학도 있고, 수리사고영역의 문제유형이 교과적성형처럼 수능형으로 출제하는 대학도 많이 증가했다. 가톨릭대, 명지대, 고려대(세종), 한양대(ERICA) 등이 대표적인 순수적성형 대학이다.

교과적성형은 수능 난이도 70% 수준의 문제를 고등학교 교육 과정에서 출제하고 있다. 2012학년도부터 교과적성형 대학이 대폭 증가했다. 언어사고영역은 대학별 문제 유형 차이가 크지 않지만, 일부 대학에서 영어와 사회탐구 문항을 출제하고 있으며, 순수적성형 대학과 달리 현대문학과 고전문학에서도 출제가 되며, 어법과 어휘력 문제는 순수적성형에 비해 적게 출제되고, 수능형 비문학과 문학지문의 출제비율이 높다. 가천대(경원·인천), 수원대, 을지대(성남), 성결대 등이 대표적인 순수적성형 대학이다. 올해도 수능형 교과적성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수험생들은 기출문제와 모의적성 등을 통해 자신이 순수적성과 교과적성 중 어떤 유형이 자신에게 적합한지를 냉정하게 판단해 이 유형을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수능형 언어와 수리가 강하거나 정시 준비에 전념하다가 수시2차 적성전형을 응시하려는 학생은 일반적으로 교과적성형 대학이 유리하며, 사고력과 논리력, 공간지각력이 우수한 학생은 순수적성형 대학이 유리하다.


# 수능최저학력기준이 관건

대입 수시모집에서 적성검사형 대학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있는 대학과 없는 대학으로도 나눌 수 있다. 수험생은 본인의 평소 수능모의고사 성적으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 지원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인문은 두 개 3등급, 자연은 한 개 3등급을 요구하는 대학이 많다. 201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가 있었던 대학은 가톨릭대 강원대(춘천) 고려대(세종) 단국대(천안) 한국외국어대(글로벌) 한양대(ERICA) 한국기술교육대 총 7개 대학이다. 수능최저가 없는 대학은 경쟁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합격자의 학생부 성적도 수능최저가 있는 대학에 비해 다소 높다. 즉 적성검사와 학생부가 모두 중요하지만 적성검사가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합격자는 학생부 2등급 후반~5등급 중반에서 많이 배출된다. 수능최저가 있는 대학은 수능최저가 없는 대학에 비해 경쟁률이 다소 낮고 합격자의 학생부 성적도 한 등급 정도 낮은 편이다. 즉 수능, 적성검사, 학생부가 모두 중요하지만 수능이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합격자는 학생부 3등급 초반~6등급 초반에서 많이 배출된다. 또한 가톨릭대 수시2차 일반학생Ⅱ 전형은 적성 100%이기 때문에 학생부는 전형요소에 들어가지 않는다.


# 적성검사의 새변수 '영어’

2012학년도 적성검사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가 언어사고영역에서 영어를 출제하는 대학이 순수적성형과 교과적성형을 막론하고 대폭 늘었으며, 난이도 역시 높아졌다는 점이다. 전년도에는 유의어, 반의어, 비례식형 영어단어 추론, 시제, 부정사, 동명사 수준의 간단한 문법, 단문중문독해 등 고1~2 수준의 쉬운 문항이 출제됐지만 2012학년도에는 어휘와 문법의 난이도가 높아졌으며, 독해도 장문독해가 대폭 증가했다. 대학에서 적성검사의 변별력과 학업능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아래 표처럼 한양대(ERICA)의 경우 영어 문항이 인문계열은 15문항, 자연계열은 12문항에 이르기 때문에 영어를 못하는 학생이 이 대학에 합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적성검사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에서 영어를 출제하는 대학은 가천대(10문항) 강남대(인문 8문항·자연 6문항) 강원대(춘천:6문항) 단국대(천안:인문 15문항·자연 9문항) 성결대(16문항) 세종대(7문항) 을지대(성남:1차 10문항·2차 15문항) 한국기술교육대(25문항) 한국외국어대(글로벌:20문항) 한양대(ERICA:인문 20문항·자연 12문항) 총 10개 대학이다.

최승후 문산북중·고 교사

seunghuchoi@hanmail.net



중·하위권 학생 수도권대학 진학 ‘지름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