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포기하면 수시 지원가능 대학 줄어든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하지만 겨울방학은 매우 소중한 시간입니다. 조금만 놀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바랍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학생 글의 평가기준은 대학에서 제시한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제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작성한 것이며, 평가 점수는 제 개인적인 판단임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그리고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대학의 최신 기출 문제를 제 메일로 보내주시면, 이 중에서 한 주에 한 명 혹은 두 명의 학생의 글을 채점하고 첨삭해 드리겠습니다. 물리적인 여건상 많은 학생들의 글을 봐 드리지 못한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 문제 : 2012년 서울시립대 모의 논술 1번
가합종(合從)이라는 것은 여러 약소국가들끼리 연합하여 강대한 한 나라를 공격하는 것이고, 연횡(連橫)이라는 것은 강대한 한 나라를 섬김으로써 다른 국가들을 공격하는 것인데, 이들은 모두 국가를 보존하는 방법이 아니다.
지금 연횡을 주장하는 책사(策士)들은 누구나 “강대국을 섬기지 않으면 필경 적을 만나 큰 화를 입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강대국을 섬기는 것이 틀림없는 사실로 확정되기 위해서는 강대국에게 자국의 지도를 바치고 옥새를 올리며 간청해야만 한다. 지도를 바치니 국토는 줄어들고, 옥새를 바치니 명예는 실추된다. 나아가 국토가 줄어드니 국세는 약화되고, 명예가 실추되니 정치가 문란해질 수밖에 없다. 이렇듯 연횡책을 써서 강대국을 섬긴 나라들은 국토를 잃고 정치가 문란해질 뿐, 이익을 얻는 것을 나는 본적이 없다.
또한 합종을 주장하는 책사들은 누구나 “약소국을 구원하지 않고 강대국을 공격하면 천하의 균형을 잃게 되고, 천하의 균형을 잃으면 나라가 위태로워지고, 나라가 위태로워지면 군주가 비천해진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실상 약소국을 구원하려면 군대를 일으켜 강대국과 싸워야 한다. 약소국을 구원한다고 해서 그 약소국이 반드시 보전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강대국과 싸우는 데 약간의 실수가 없으리라는 법도 없어서 자칫 조그만 실수라도 저질렀다가는 강대국에 지배당하고 만다. 출병하면 군대가 패할 것이고, 물러나 지킨다고 해도 성이 함락되고 말 것이다. 이렇듯 합종책을 사용하여 약소국을 구원해서는 국토를 상실하고 군대를 잃을 뿐, 이익을 얻는 것을 나는 보지 못했다. (……)
책사들은 합종과 연횡을 내세우며 “외교에 성공하면 크게는 천하를 통치할 수 있고 작게는 국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라고 떠들어댄다. 하지만 천하를 통치하려면 능히 다른 나라를 공격할 수 있어야 하고, 국가를 보전하려면 침략당하지 않을 만큼 강해야 한다. 군대가 강하면 능히 다른 나라를 공격할 수 있고, 정치가 안정되면 침략당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정치의 안정, 군대의 강화는 외교정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실 있는 내정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법과 치술(治術)로써 내정의 충실을 도모하지는 않고 지계(智計)를 동원하여 외교에만 힘쓰니, 이래서는 정치의 안정, 군대의 강화를 이룰 수 없다. 속담에 “소매 긴 옷을 입으면 춤을 잘 출 수 있고, 재물이 많으면 장사도 잘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여건이 갖추어지면 일이 잘 풀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가 안정되고 군대가 강성하면 국정을 모의(謀議)하기가 용이하고, 군대가 약하고 정치가 혼란스러우면 국정을 도모하기 어렵다. 그래서 진(秦)나라의 관리들은 정책을 중도에 열 번이나 바꾸어도 실패하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연(燕)나라의 관리들은 정책을 한 번만 변경해도 실패할 때가 많았다. 따라서 진나라의 관리는 반드시 지혜롭지 않아도 되지만 연나라의 관리는 절대로 우매해서는 안 되니, 이것은 두 나라 간 정치가 안정되어 있는가 아니면 혼란스러운가 하는 점에서 서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나The prisoner’s dilemma was first formalized as a game in 1950 by Merril Flood and Melvin Dresher of the RAND corporation in California and first rephrases as an anecdote about prisoners by Albert Turker of Princeton University a few months later.
The prisoner’s dilemma presents us with a stark example of how to achieve cooperation among egoists. How can individuals be led by self-interest to serve a greater good? The game is called the prisoner‘s dilemma because the commonest anecdote to illustrate it describes two prisoners each faced with the choice of giving evidence against the other and so reducing his own sentence. The dilemma arises because if neither betrays the other, the police can convict them both only on a lesser charge, so both would be better off if they stay silent, but each is individually better off if he betrays the other.
Do not get misled by your morality. What we are seeking is the logically ‘best’ action in a moral vacuum, not the ‘right’ thing to do. And that is to defect. It is rational to be selfish.
But selfishness was not the rational thing to do after all -so long as the game is played more than once. When two colleagues were asked to play the game 100 times for small sums of money, they proved surprisingly keen to cooperate: on sixty of the 100 trials, both of them cooperated and captured the benefits of mutual aid. They were allowed to make notes during the game. Each one admitted in those notes that he was trying to be nice to the other to lure him into being nice back - until the very end of the game, when each saw the chance for quick killing at the other’s expense. When the game was played repeatedly and indefinitely by a single pair of people, niceness, not nastiness, seemed to prevail.
* anecdote: 일화. defect: 변절하다, 배반하다.
다자연이 인간들의 모든 소질을 계발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은,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합법칙적인 질서의 원인이 되는 한에서, 사회 속에서 인간들 상호 간에 벌이는 항쟁이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 있는 ‘항쟁’이란 인간의 반사회적 사회성을 의미한다. 즉 그것은 끊임없이 사회를 파괴하려고 위협하는 일반적인 저항들과 유사한 측면이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려고 하는 인간의 성향을 의미한다.
인간의 소질은 분명 인간의 본성에 존재한다. 인간은 자신을 사회화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상태 속에서 자신의 자연적 소질을 계발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간은 자신을 개별화하려는 (자신을 고립시키려는) 성향도 강하게 가지고 있다. 인간은 자신 속에 단지 자신의 의도대로만 행동하려는 반사회적인 특성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저항하는 성향을 갖고 있음을 스스로 알고 있으므로 도처에서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 저항이야말로 인간의 모든 능력을 일깨워 주며, 인간으로 하여금 나태해지려는 성향을 극복하게 하고, 명예욕, 지배욕, 소유욕 등에 의해 행동하게 함으로써 어울리기도 힘들지만 벗어나기도 힘든 동시대인들 가운데서 어떤 지위를 성취하게 해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조야한 상태로부터 본래 인간의 사회적 가치에서 성립하는 문화에로의 최초의 진보가 일어난다. 그때부터 인간의 모든 재능들이 점차 계발되고 취미가 형성되며, 인간은 계속된 계몽에 의해 도덕적 식별력에 대한 조야한 자연적 소질을 점차로 특정한 실천적 원리들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하여 자연적 감정에 의해 함께 뭉친 인간의 사회를 도덕적인 전체로 바꿀 수 있는 사고방식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반사회성은 그 자체로서는 사랑할 만한 속성이 아니기는 하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이기적인 자만에서 반드시 마주치게 되는 저항을 산출하는 그런 반사회성이 없다면, 인간의 모든 재능은 완전한 조화로움과 만족감 및 서로를 사랑하는 목가적인 삶 속에서 영원히 묻혀버리고 말 것이다.
<문항 1> [나]의 내용을 요약한 뒤, 견해나 관점이 [나]와는 다른 것을 [가], [다], [라] 중에서 택일하여 그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밝히시오. (600자 내외, 배점 30점)
<문항 3> ‘개인이나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상생보다는 경쟁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정한 뒤, [가]~[라]를 모두 활용하여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시오. (1,000자 내외, 배점 50점)
※ 지면 분량상 제시문 [라]는 게재하지 않습니다.
☞ 15면에 계속
문제부터 모두 읽고 제시문 읽어라
① 제시문 나에서는 죄수의 딜레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개인의 입장에서 이기적이고 합리적으로 선택하려고 하는 것보다 오히려 서로 협력적인 관계에서 선택을 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다고 말하고 있다. 즉, 죄수들은 첫 번째 선택에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게 되지만 게임을 더 진행할수록 협력적인 관계에서 선택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임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는 서로가 경쟁하기 보다는 상생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②이와 달리 제시문 다에서는 인간은 결국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은 타인에게 저항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는데 이러한 특성은 인간의 욕심, 즉 명예욕, 지배욕, 소유욕 등을 성취하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③개인의 이기심이 반사회성을 이루고 이것은 곧 인간의 재능들이 사회에 드러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경쟁이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은 서로 협력해야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제시문 가와 대립된다. 즉, ④경쟁을 통해 재능이 계발되고 도덕적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제시문 다는 상생을 주장하는 제시문 가의 죄수의 딜레마와 대립을 이룬다.
- 모든 논술 시험에서는 먼저 문제를 모두 읽은 후 제시문을 읽어야 한다! 실제 학생 답안은 문항 1에 국한되어 있으나 문항 3을 같이 수록한 이유를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제시문을 먼저 읽거나 문항 1번을 읽은 후 이에 해당하는 제시문을 읽고 1번을 작성하고, 문항 2번을 읽은 후 이에 해당하는 제시문을 읽고 2번을 작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출제자의 의도를 잘못 파악하게 되거나, 1번과 2번의 내용이 서로 맞지 않는 답안을 작성하게 되거나 시간을 많이 투자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문제를 보도록 하지요. 1번 문항에서는 제시문 나를 요약한 뒤, 견해나 관점이 나와는 다른 것을 택일하여 차이점을 밝히라고 했습니다. 만약 1번 문항만 읽은 후 제시문 나를 읽기 시작한 학생들이 있다면 조금은 당황했을 것입니다. 제시문 나가 영어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길이가 꽤 긴 영어 제시문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논술의 기본기를 조금은 공부한 학생이라면 제시문 나의 주제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문항3에 이미 개인이나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상생보다는 경쟁을 우선시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라는 정답을 이미 알려주었기 때문입니다. 즉, 제시문 나는 경쟁 혹은 상생 중에 하나를 강조하는 제시문이겠죠. 제시문 나는 상생을 강조하는 제시문이고 이에 반대되는 입장을 취하는 제시문은 가와 다입니다.
결국 1번 문제는 이렇게 바꿀 수 있습니다. 제시문 나를 요약한 뒤, 제시문 가 혹은 다 중에 하나를 택하여 그 둘을 비교하시오라고 말입니다.
- 써야 할 분량은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시문의 수와 문제의 요구 조건의 수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보통 제시문 2개를 비교하는 문제는 많아야 400자 정도입니다. 보통 300자 내외가 되지요. 그런데 이 문제는 왜 600자나 주었을까요?
그리고 보통 제시문 2개를 비교하는 문제는 잘 출제되지 않습니다. 변별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이러한 유형의 문제를 출제했을까요?
이유는 영어 제시문 요약 때문입니다. 논술에서 필요한 기본기인 요약하기 실력을 보겠다는 것도 이 문제를 출제한 의도이겠지만, 학교 측에서 발표한 것처럼 ‘국제화에 따른 사회적 요구와 학업에서의 영어 활용 능력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대학 수학에 필요한 기본적인 영어 능력을 독해 능력을 중심으로 측정하고 평가’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시 말해 영어 독해 실력을 보겠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보면 제시문 2개의 차이점을 쓰라고 하는 변별력이 높지 않은 문제 유형을 출제한 이유, 그리고 분량을 600자를 부여한 이유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수험생 여러분들은 분량이 많으면 “아 길다 짜증나”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써야 할 것이 많으니 무엇을 써야할지 정리해야 겠구나”라고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오지요. 위 학생은 죄수의 딜레마를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죄수의 딜레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지요. 그러다 보니 사전 지식에 의거해서 ①번 단락의 제시문 나를 요약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시문 나는 첫 번째 단락에서는 죄수의 딜레마의 배경, 두 번째 단락에서는 죄수의 딜레마라는 게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와 그 의미, 세 번째 단락에서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반복한 결과와 그 의미에 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제시문을 요약하라고 했으니, 더군다나 영어 제시문을 요약하라고 했으니 ‘내가 얼마나 영어를 잘 독해했는지’를 평가자에게 보여 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내용을 뭉뚱그려 서술해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제시문 다를 이해한 것으로 보이지만 요약의 방법은 좋지 않습니다. ②번 문장과 ③번 문장을 보면, 두 문장 간의 관계가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많은 학생들이 요약하라고 하면, 저자의 주장이 무엇이고 그것의 근거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제시문의 흐름에 따라 제시문을 단순히 압축하여 글을 쓰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저자가 강조한 부분이 아닌,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요약하게 되지요. 바로 ②, ③번 문장이 이러한 배경에서 나오게 된 것입니다. 글의 맥락상 ②번 문장은 없어도 무방하지요.
제시문을 비교하는 부분도 정답을 찾아냈지만 7점 중에 7점을 주지 않은 이유는 ④번 문장이 조금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경쟁을 통해 개인의 재능이 계발되고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는 제시문 다는 상생을 주장하는 제시문 가와 대립을 이룬다’ 정도로 써주면 되겠습니다. 도덕적 사회라는 표현은 제시문에 등장하고 있지만 전체 글의 맥락상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학생은 30점 만점 중 22점을 획득했습니다. 잘 쓴 편이 아닌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정도 난이도의 문제라면 26점 이상 받아야 상위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26점 이상의 점수는 제시문 나를 얼마나 잘 독해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결국 영어를 포기하거나 공부를 등한시한다면 수시 논술에서 지원 가능대학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이화여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동국대, 숭실대 등과 같이 학생들의 인기가 많은 대학에서 영어 제시문을 출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올해 논술 모의고사를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영어 제시문을 출제하려는 대학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니 영어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제시문 [나]에서는 죄수의 딜레마를 통해 상생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죄수의 딜레마’란 두 죄수가 서로의 범행 증거를 경찰에 알리는가 알리지 않는가에서 출발한다. 만약 두 죄수 모두 서로의 증거를 묵인한다면 둘의 형량은 줄 것이다. 하지만 둘 중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배신한다면 배신한 죄수의 형량은 줄지만 그렇지 않은 죄수의 형량은 늘 것이다. 여기에서 개인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행동은 배신이다. 하지만 개인간 소통이 가능해지고 위와 같은 게임을 여러 번 한다면, 개인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생을 선택한다.
[나]는 이처럼 개인 간 협력을 통해 사회의 이익이 실현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에 [다]는 사회 전체 이익의 실현 수단을 경쟁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나]와는 차이를 드러낸다. [다]는 인간들이 상호 간 벌이는 항쟁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항쟁은 인간의 본성이며, 인간에게는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성향이 인간의 능력을 일깨우고, 이렇게 일깨워진 인간의 능력이 결국에는 사회 전체의 진보에 기여한다고 한다. 따라서 [다]는 사회의 이익 실현에서 협력보다는 경쟁이 중요함을 시사해준다고 할 수 있다. (597자)
안녕하세요.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하지만 겨울방학은 매우 소중한 시간입니다. 조금만 놀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바랍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학생 글의 평가기준은 대학에서 제시한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제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작성한 것이며, 평가 점수는 제 개인적인 판단임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그리고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대학의 최신 기출 문제를 제 메일로 보내주시면, 이 중에서 한 주에 한 명 혹은 두 명의 학생의 글을 채점하고 첨삭해 드리겠습니다. 물리적인 여건상 많은 학생들의 글을 봐 드리지 못한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 문제 : 2012년 서울시립대 모의 논술 1번
가합종(合從)이라는 것은 여러 약소국가들끼리 연합하여 강대한 한 나라를 공격하는 것이고, 연횡(連橫)이라는 것은 강대한 한 나라를 섬김으로써 다른 국가들을 공격하는 것인데, 이들은 모두 국가를 보존하는 방법이 아니다.
지금 연횡을 주장하는 책사(策士)들은 누구나 “강대국을 섬기지 않으면 필경 적을 만나 큰 화를 입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강대국을 섬기는 것이 틀림없는 사실로 확정되기 위해서는 강대국에게 자국의 지도를 바치고 옥새를 올리며 간청해야만 한다. 지도를 바치니 국토는 줄어들고, 옥새를 바치니 명예는 실추된다. 나아가 국토가 줄어드니 국세는 약화되고, 명예가 실추되니 정치가 문란해질 수밖에 없다. 이렇듯 연횡책을 써서 강대국을 섬긴 나라들은 국토를 잃고 정치가 문란해질 뿐, 이익을 얻는 것을 나는 본적이 없다.
또한 합종을 주장하는 책사들은 누구나 “약소국을 구원하지 않고 강대국을 공격하면 천하의 균형을 잃게 되고, 천하의 균형을 잃으면 나라가 위태로워지고, 나라가 위태로워지면 군주가 비천해진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실상 약소국을 구원하려면 군대를 일으켜 강대국과 싸워야 한다. 약소국을 구원한다고 해서 그 약소국이 반드시 보전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강대국과 싸우는 데 약간의 실수가 없으리라는 법도 없어서 자칫 조그만 실수라도 저질렀다가는 강대국에 지배당하고 만다. 출병하면 군대가 패할 것이고, 물러나 지킨다고 해도 성이 함락되고 말 것이다. 이렇듯 합종책을 사용하여 약소국을 구원해서는 국토를 상실하고 군대를 잃을 뿐, 이익을 얻는 것을 나는 보지 못했다. (……)
책사들은 합종과 연횡을 내세우며 “외교에 성공하면 크게는 천하를 통치할 수 있고 작게는 국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라고 떠들어댄다. 하지만 천하를 통치하려면 능히 다른 나라를 공격할 수 있어야 하고, 국가를 보전하려면 침략당하지 않을 만큼 강해야 한다. 군대가 강하면 능히 다른 나라를 공격할 수 있고, 정치가 안정되면 침략당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정치의 안정, 군대의 강화는 외교정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실 있는 내정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법과 치술(治術)로써 내정의 충실을 도모하지는 않고 지계(智計)를 동원하여 외교에만 힘쓰니, 이래서는 정치의 안정, 군대의 강화를 이룰 수 없다. 속담에 “소매 긴 옷을 입으면 춤을 잘 출 수 있고, 재물이 많으면 장사도 잘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여건이 갖추어지면 일이 잘 풀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가 안정되고 군대가 강성하면 국정을 모의(謀議)하기가 용이하고, 군대가 약하고 정치가 혼란스러우면 국정을 도모하기 어렵다. 그래서 진(秦)나라의 관리들은 정책을 중도에 열 번이나 바꾸어도 실패하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연(燕)나라의 관리들은 정책을 한 번만 변경해도 실패할 때가 많았다. 따라서 진나라의 관리는 반드시 지혜롭지 않아도 되지만 연나라의 관리는 절대로 우매해서는 안 되니, 이것은 두 나라 간 정치가 안정되어 있는가 아니면 혼란스러운가 하는 점에서 서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나The prisoner’s dilemma was first formalized as a game in 1950 by Merril Flood and Melvin Dresher of the RAND corporation in California and first rephrases as an anecdote about prisoners by Albert Turker of Princeton University a few months later.
The prisoner’s dilemma presents us with a stark example of how to achieve cooperation among egoists. How can individuals be led by self-interest to serve a greater good? The game is called the prisoner‘s dilemma because the commonest anecdote to illustrate it describes two prisoners each faced with the choice of giving evidence against the other and so reducing his own sentence. The dilemma arises because if neither betrays the other, the police can convict them both only on a lesser charge, so both would be better off if they stay silent, but each is individually better off if he betrays the other.
Do not get misled by your morality. What we are seeking is the logically ‘best’ action in a moral vacuum, not the ‘right’ thing to do. And that is to defect. It is rational to be selfish.
But selfishness was not the rational thing to do after all -so long as the game is played more than once. When two colleagues were asked to play the game 100 times for small sums of money, they proved surprisingly keen to cooperate: on sixty of the 100 trials, both of them cooperated and captured the benefits of mutual aid. They were allowed to make notes during the game. Each one admitted in those notes that he was trying to be nice to the other to lure him into being nice back - until the very end of the game, when each saw the chance for quick killing at the other’s expense. When the game was played repeatedly and indefinitely by a single pair of people, niceness, not nastiness, seemed to prevail.
* anecdote: 일화. defect: 변절하다, 배반하다.
다자연이 인간들의 모든 소질을 계발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은,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합법칙적인 질서의 원인이 되는 한에서, 사회 속에서 인간들 상호 간에 벌이는 항쟁이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 있는 ‘항쟁’이란 인간의 반사회적 사회성을 의미한다. 즉 그것은 끊임없이 사회를 파괴하려고 위협하는 일반적인 저항들과 유사한 측면이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려고 하는 인간의 성향을 의미한다.
인간의 소질은 분명 인간의 본성에 존재한다. 인간은 자신을 사회화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상태 속에서 자신의 자연적 소질을 계발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간은 자신을 개별화하려는 (자신을 고립시키려는) 성향도 강하게 가지고 있다. 인간은 자신 속에 단지 자신의 의도대로만 행동하려는 반사회적인 특성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저항하는 성향을 갖고 있음을 스스로 알고 있으므로 도처에서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 저항이야말로 인간의 모든 능력을 일깨워 주며, 인간으로 하여금 나태해지려는 성향을 극복하게 하고, 명예욕, 지배욕, 소유욕 등에 의해 행동하게 함으로써 어울리기도 힘들지만 벗어나기도 힘든 동시대인들 가운데서 어떤 지위를 성취하게 해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조야한 상태로부터 본래 인간의 사회적 가치에서 성립하는 문화에로의 최초의 진보가 일어난다. 그때부터 인간의 모든 재능들이 점차 계발되고 취미가 형성되며, 인간은 계속된 계몽에 의해 도덕적 식별력에 대한 조야한 자연적 소질을 점차로 특정한 실천적 원리들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하여 자연적 감정에 의해 함께 뭉친 인간의 사회를 도덕적인 전체로 바꿀 수 있는 사고방식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반사회성은 그 자체로서는 사랑할 만한 속성이 아니기는 하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이기적인 자만에서 반드시 마주치게 되는 저항을 산출하는 그런 반사회성이 없다면, 인간의 모든 재능은 완전한 조화로움과 만족감 및 서로를 사랑하는 목가적인 삶 속에서 영원히 묻혀버리고 말 것이다.
<문항 1> [나]의 내용을 요약한 뒤, 견해나 관점이 [나]와는 다른 것을 [가], [다], [라] 중에서 택일하여 그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밝히시오. (600자 내외, 배점 30점)
<문항 3> ‘개인이나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상생보다는 경쟁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정한 뒤, [가]~[라]를 모두 활용하여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시오. (1,000자 내외, 배점 50점)
※ 지면 분량상 제시문 [라]는 게재하지 않습니다.
☞ 15면에 계속
문제부터 모두 읽고 제시문 읽어라
① 제시문 나에서는 죄수의 딜레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개인의 입장에서 이기적이고 합리적으로 선택하려고 하는 것보다 오히려 서로 협력적인 관계에서 선택을 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다고 말하고 있다. 즉, 죄수들은 첫 번째 선택에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게 되지만 게임을 더 진행할수록 협력적인 관계에서 선택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임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는 서로가 경쟁하기 보다는 상생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②이와 달리 제시문 다에서는 인간은 결국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은 타인에게 저항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는데 이러한 특성은 인간의 욕심, 즉 명예욕, 지배욕, 소유욕 등을 성취하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③개인의 이기심이 반사회성을 이루고 이것은 곧 인간의 재능들이 사회에 드러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경쟁이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은 서로 협력해야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제시문 가와 대립된다. 즉, ④경쟁을 통해 재능이 계발되고 도덕적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제시문 다는 상생을 주장하는 제시문 가의 죄수의 딜레마와 대립을 이룬다.
- 모든 논술 시험에서는 먼저 문제를 모두 읽은 후 제시문을 읽어야 한다! 실제 학생 답안은 문항 1에 국한되어 있으나 문항 3을 같이 수록한 이유를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제시문을 먼저 읽거나 문항 1번을 읽은 후 이에 해당하는 제시문을 읽고 1번을 작성하고, 문항 2번을 읽은 후 이에 해당하는 제시문을 읽고 2번을 작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출제자의 의도를 잘못 파악하게 되거나, 1번과 2번의 내용이 서로 맞지 않는 답안을 작성하게 되거나 시간을 많이 투자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문제를 보도록 하지요. 1번 문항에서는 제시문 나를 요약한 뒤, 견해나 관점이 나와는 다른 것을 택일하여 차이점을 밝히라고 했습니다. 만약 1번 문항만 읽은 후 제시문 나를 읽기 시작한 학생들이 있다면 조금은 당황했을 것입니다. 제시문 나가 영어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길이가 꽤 긴 영어 제시문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논술의 기본기를 조금은 공부한 학생이라면 제시문 나의 주제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문항3에 이미 개인이나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상생보다는 경쟁을 우선시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라는 정답을 이미 알려주었기 때문입니다. 즉, 제시문 나는 경쟁 혹은 상생 중에 하나를 강조하는 제시문이겠죠. 제시문 나는 상생을 강조하는 제시문이고 이에 반대되는 입장을 취하는 제시문은 가와 다입니다.
결국 1번 문제는 이렇게 바꿀 수 있습니다. 제시문 나를 요약한 뒤, 제시문 가 혹은 다 중에 하나를 택하여 그 둘을 비교하시오라고 말입니다.
- 써야 할 분량은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시문의 수와 문제의 요구 조건의 수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보통 제시문 2개를 비교하는 문제는 많아야 400자 정도입니다. 보통 300자 내외가 되지요. 그런데 이 문제는 왜 600자나 주었을까요?
그리고 보통 제시문 2개를 비교하는 문제는 잘 출제되지 않습니다. 변별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이러한 유형의 문제를 출제했을까요?
이유는 영어 제시문 요약 때문입니다. 논술에서 필요한 기본기인 요약하기 실력을 보겠다는 것도 이 문제를 출제한 의도이겠지만, 학교 측에서 발표한 것처럼 ‘국제화에 따른 사회적 요구와 학업에서의 영어 활용 능력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대학 수학에 필요한 기본적인 영어 능력을 독해 능력을 중심으로 측정하고 평가’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시 말해 영어 독해 실력을 보겠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보면 제시문 2개의 차이점을 쓰라고 하는 변별력이 높지 않은 문제 유형을 출제한 이유, 그리고 분량을 600자를 부여한 이유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수험생 여러분들은 분량이 많으면 “아 길다 짜증나”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써야 할 것이 많으니 무엇을 써야할지 정리해야 겠구나”라고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오지요. 위 학생은 죄수의 딜레마를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죄수의 딜레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지요. 그러다 보니 사전 지식에 의거해서 ①번 단락의 제시문 나를 요약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시문 나는 첫 번째 단락에서는 죄수의 딜레마의 배경, 두 번째 단락에서는 죄수의 딜레마라는 게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와 그 의미, 세 번째 단락에서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반복한 결과와 그 의미에 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제시문을 요약하라고 했으니, 더군다나 영어 제시문을 요약하라고 했으니 ‘내가 얼마나 영어를 잘 독해했는지’를 평가자에게 보여 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내용을 뭉뚱그려 서술해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제시문 다를 이해한 것으로 보이지만 요약의 방법은 좋지 않습니다. ②번 문장과 ③번 문장을 보면, 두 문장 간의 관계가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많은 학생들이 요약하라고 하면, 저자의 주장이 무엇이고 그것의 근거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제시문의 흐름에 따라 제시문을 단순히 압축하여 글을 쓰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저자가 강조한 부분이 아닌,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요약하게 되지요. 바로 ②, ③번 문장이 이러한 배경에서 나오게 된 것입니다. 글의 맥락상 ②번 문장은 없어도 무방하지요.
제시문을 비교하는 부분도 정답을 찾아냈지만 7점 중에 7점을 주지 않은 이유는 ④번 문장이 조금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경쟁을 통해 개인의 재능이 계발되고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는 제시문 다는 상생을 주장하는 제시문 가와 대립을 이룬다’ 정도로 써주면 되겠습니다. 도덕적 사회라는 표현은 제시문에 등장하고 있지만 전체 글의 맥락상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학생은 30점 만점 중 22점을 획득했습니다. 잘 쓴 편이 아닌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정도 난이도의 문제라면 26점 이상 받아야 상위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26점 이상의 점수는 제시문 나를 얼마나 잘 독해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결국 영어를 포기하거나 공부를 등한시한다면 수시 논술에서 지원 가능대학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이화여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동국대, 숭실대 등과 같이 학생들의 인기가 많은 대학에서 영어 제시문을 출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올해 논술 모의고사를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영어 제시문을 출제하려는 대학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니 영어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제시문 [나]에서는 죄수의 딜레마를 통해 상생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죄수의 딜레마’란 두 죄수가 서로의 범행 증거를 경찰에 알리는가 알리지 않는가에서 출발한다. 만약 두 죄수 모두 서로의 증거를 묵인한다면 둘의 형량은 줄 것이다. 하지만 둘 중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배신한다면 배신한 죄수의 형량은 줄지만 그렇지 않은 죄수의 형량은 늘 것이다. 여기에서 개인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행동은 배신이다. 하지만 개인간 소통이 가능해지고 위와 같은 게임을 여러 번 한다면, 개인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생을 선택한다.
[나]는 이처럼 개인 간 협력을 통해 사회의 이익이 실현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에 [다]는 사회 전체 이익의 실현 수단을 경쟁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나]와는 차이를 드러낸다. [다]는 인간들이 상호 간 벌이는 항쟁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항쟁은 인간의 본성이며, 인간에게는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성향이 인간의 능력을 일깨우고, 이렇게 일깨워진 인간의 능력이 결국에는 사회 전체의 진보에 기여한다고 한다. 따라서 [다]는 사회의 이익 실현에서 협력보다는 경쟁이 중요함을 시사해준다고 할 수 있다. (597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