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1
다음은 2011년 7월 말부터 9월 말까지 2개월 동안 우리나라 원화의 대미 달러 환율 추이다. 특히 9월5일 이후부터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와 유럽 은행의 부실 규모 확대로 대미 달러 환율이 급격히 변하는 모습이다. 9월5일 이후 환율 변화와 관련된 추론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국내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증가했을 것이다.
② 국내에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을 것이다.
③ 미국의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④ 미국에 달러를 송금하는 국민의 부담이 늘어났을 것이다.
⑤ 우리나라 국채를 사들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익을 얻게 될 것이다.
해설
환율은 무역과 물가, 국제수지, 국제 간 자본 이동, 기업 재무구조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프를 보면 원화 환율은 9월5일 달러당 1060원 수준에서 1190원대로 급등했음을 알 수 있다. 외국돈과 비교한 우리돈의 가치인 환율이 올라가면(다시 말해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수출엔 긍정적이다. 예를 들어 한 해 1억달러어치를 수출하는 의류업체가 있는데 환율이 1달러=1000원에서 1달러=1100원으로 올랐다고 하자. 그러면 원화로 표시한 수출대금은 1000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100억원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원화 베이스 수출대금이 늘어나면 이익이 증가하고, 달러 표시 수출 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 반대로 원화 환율 상승은 수입업체엔 부정적이다. 상품 수입에 필요한 원화 자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율이 오르면 수입상품 가격이 비싸져 수입물가는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또 원화 환율이 오른다는 건 원화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는 달러화 입장에서 보면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달러 가치는 뛴다는 뜻이다.
환율이 상승하면 외국에 달러를 송금하는 국민의 부담도 커진다. 한 달에 2000달러를 송금한다면 환전 비용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1달러=1000원일 때는 200만원이지만 환율이 1달러=1100원으로 오르면 220만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환율이 오르면 달러화 부채를 많이 갖고 있는 기업들도 부담이 커진다. 환율은 국제 자본 이동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투자 대상국의 환율이 하락 추세(즉 투자 대상국 통화가치가 상승 추세)일 때 투자 유인이 커진다. 가령 1달러=1100원일 때 1억달러를 한국 국채에 투자한 외국인이라면 국채를 팔아 한국에서 투자자금을 회수할 때 환율이 1달러=1000원으로 하락하면 국채 투자에 따른 수익 외에 환차익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투자 당시엔 1억달러로 1100억원을 손에 쥐었으나 자금 회수 때는 환율 하락으로 1000억원만 있으면 1억달러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환율이 오르면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은 환차손을 입게 된다. 정답 ⑤
문제2
적지 않은 국가들이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임금 하한선(최저임금)을 법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로 인한 실업은 다음 가운데 어떤 실업에 속하는가?
①계절적 실업 ②기술적 실업 ③구조적 실업 ④마찰적 실업 ⑤경기적 실업
해설
경제학에서 실업자는 일할 의사가 있는데도 직업을 구하지 못한 사람을 말한다. 이는 다시 일할 의사와 직장을 구할 능력이 있지만 스스로 실업자가 되는 실업(자발적 실업)과 일할 의사가 있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해 실업자가 된 경우(비자발적 실업)로 나눌 수 있다. 자발적 실업은 더 나은 임금 또는 근로여건을 찾거나, 적성에 더 잘 맞는 직장을 찾기 위해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업으로 마찰적 실업 또는 탐색적 실업이라고도 한다. 이에 비해 비자발적 실업은 일시적인 계절적·경기적 실업과 만성적인 구조적 실업이 있다. 계절적 실업은 농업 노동자처럼 어떤 산업의 생산이 계절적으로 변동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단기적인 실업이다. 경기적 실업은 경기가 나빠 유발되는 실업이다. 불경기에 노동력에 대한 총수요의 부족으로 발생하는 실업이 대표적이다. 구조적 실업은 직장 수가 구직자의 수보다 적어 발생하는 실업이다. 사양산업에 속해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나 최저임금제 실시로 일자리가 부족해져 발생한 실업이 이에 해당한다. 최저임금은 보통 노동의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되는 임금 수준보다 높게 형성된다. 이렇게 되면 노동 공급량은 늘고 수요량은 줄어 공급 과잉현상이 일어나며, 일자리에 비해 일을 구하는 사람의 수가 더 많기 때문에 적지 않은 근로자들은 실업자가 된다. 기술적 실업은 기술의 발전으로 노동력을 기계가 대체하면서 생겨나는 실업이다. 정답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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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은 왜 문제인가
전기요금 인상과 한국전력의 막대한 누적 적자가 논란을 일으키는 시점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선업체들의 오랜 조직적 담합을 적발했다고 한다. 공정위는 한전의 전력선 구매입찰에서 11년간 담합해온 32개 전선업체를 적발하고 막대한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한편 검찰에 고발했다. 이 같은 담합으로 한전은 27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추가로 지급했다. 이 돈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됐을 터다. 담합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축내는 비신사적 행위일 뿐만 아니라 경제학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담합은 일반적으로 과점 시장에서 발생한다. 시장은 공급자를 기준으로 다수 공급자의 완전 경쟁 시장과 공급자가 하나뿐인 독점 시장을 양 극단으로, 그 중간에 소수의 공급자가 시장을 나누어 갖는 과점 시장으로 구분한다.
완전 경쟁 시장에서는 많은 공급자들이 경쟁을 통해 시장에 참여하기 때문에 공급하는 상품의 양이 가장 많고 균형가격은 가장 저렴하다. 반면 독점 시장은 경쟁이 없기 때문에 공급자는 완전 경쟁 시장보다 훨씬 비싼 값을 받으면서도 이윤을 가장 크게 얻기 위해 생산량을 완전 경쟁 시장의 공급보다 훨씬 적게 책정한다. 따라서 독점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완전 경쟁 시장에 비해 누릴 수 있는 이득을 상당 부분 독점기업에 빼앗긴다. 그런데 독점의 피해는 단지 소비자 피해에만 그치지 않는다. 경쟁 시장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인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깨지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후생이 감소한다. 말하자면 소비자들의 이득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그 중 일부가 생산자의 몫으로 돌아가지만 나머지는 시장구조가 왜곡되면서 공중으로 사라진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사회적 순후생손실’이라고 한다.
그런데 완전 경쟁과 독점의 중간쯤에 있는 과점 시장의 기업들은 이 시장에서 경쟁적 성격이 강해질수록 이윤은 줄어들고 영업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늘 독점적 성격이 더 강한 시장으로 만들고 싶은 유인을 갖게 된다. 과점 시장에서 이미 존재하는 기업들이 이윤을 가장 크게 만드는 방법은 모든 기업들이 합의 아래 독점기업처럼 행동함으로써 독점이윤을 확보하고 이를 나누어 갖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담합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니 담합은 독점의 경제적 폐해를 그대로 초래한다고 할 수 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이번 전선회사들의 담합은 32개에 달하는 기업이 참여했고 11년이나 지속됐다는 점에서 다소 특이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전력선을 공급받는 기업이 하나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 아닌가 생각해 보면서도 공정위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 하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한국외국어대 경제학 교수 tsroh@hufs.ac.kr
다음은 2011년 7월 말부터 9월 말까지 2개월 동안 우리나라 원화의 대미 달러 환율 추이다. 특히 9월5일 이후부터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와 유럽 은행의 부실 규모 확대로 대미 달러 환율이 급격히 변하는 모습이다. 9월5일 이후 환율 변화와 관련된 추론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국내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증가했을 것이다.
② 국내에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을 것이다.
③ 미국의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④ 미국에 달러를 송금하는 국민의 부담이 늘어났을 것이다.
⑤ 우리나라 국채를 사들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익을 얻게 될 것이다.
해설
환율은 무역과 물가, 국제수지, 국제 간 자본 이동, 기업 재무구조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프를 보면 원화 환율은 9월5일 달러당 1060원 수준에서 1190원대로 급등했음을 알 수 있다. 외국돈과 비교한 우리돈의 가치인 환율이 올라가면(다시 말해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수출엔 긍정적이다. 예를 들어 한 해 1억달러어치를 수출하는 의류업체가 있는데 환율이 1달러=1000원에서 1달러=1100원으로 올랐다고 하자. 그러면 원화로 표시한 수출대금은 1000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100억원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원화 베이스 수출대금이 늘어나면 이익이 증가하고, 달러 표시 수출 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 반대로 원화 환율 상승은 수입업체엔 부정적이다. 상품 수입에 필요한 원화 자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율이 오르면 수입상품 가격이 비싸져 수입물가는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또 원화 환율이 오른다는 건 원화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는 달러화 입장에서 보면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달러 가치는 뛴다는 뜻이다.
환율이 상승하면 외국에 달러를 송금하는 국민의 부담도 커진다. 한 달에 2000달러를 송금한다면 환전 비용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1달러=1000원일 때는 200만원이지만 환율이 1달러=1100원으로 오르면 220만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환율이 오르면 달러화 부채를 많이 갖고 있는 기업들도 부담이 커진다. 환율은 국제 자본 이동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투자 대상국의 환율이 하락 추세(즉 투자 대상국 통화가치가 상승 추세)일 때 투자 유인이 커진다. 가령 1달러=1100원일 때 1억달러를 한국 국채에 투자한 외국인이라면 국채를 팔아 한국에서 투자자금을 회수할 때 환율이 1달러=1000원으로 하락하면 국채 투자에 따른 수익 외에 환차익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투자 당시엔 1억달러로 1100억원을 손에 쥐었으나 자금 회수 때는 환율 하락으로 1000억원만 있으면 1억달러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환율이 오르면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은 환차손을 입게 된다. 정답 ⑤
문제2
적지 않은 국가들이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임금 하한선(최저임금)을 법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로 인한 실업은 다음 가운데 어떤 실업에 속하는가?
①계절적 실업 ②기술적 실업 ③구조적 실업 ④마찰적 실업 ⑤경기적 실업
해설
경제학에서 실업자는 일할 의사가 있는데도 직업을 구하지 못한 사람을 말한다. 이는 다시 일할 의사와 직장을 구할 능력이 있지만 스스로 실업자가 되는 실업(자발적 실업)과 일할 의사가 있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해 실업자가 된 경우(비자발적 실업)로 나눌 수 있다. 자발적 실업은 더 나은 임금 또는 근로여건을 찾거나, 적성에 더 잘 맞는 직장을 찾기 위해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업으로 마찰적 실업 또는 탐색적 실업이라고도 한다. 이에 비해 비자발적 실업은 일시적인 계절적·경기적 실업과 만성적인 구조적 실업이 있다. 계절적 실업은 농업 노동자처럼 어떤 산업의 생산이 계절적으로 변동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단기적인 실업이다. 경기적 실업은 경기가 나빠 유발되는 실업이다. 불경기에 노동력에 대한 총수요의 부족으로 발생하는 실업이 대표적이다. 구조적 실업은 직장 수가 구직자의 수보다 적어 발생하는 실업이다. 사양산업에 속해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나 최저임금제 실시로 일자리가 부족해져 발생한 실업이 이에 해당한다. 최저임금은 보통 노동의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되는 임금 수준보다 높게 형성된다. 이렇게 되면 노동 공급량은 늘고 수요량은 줄어 공급 과잉현상이 일어나며, 일자리에 비해 일을 구하는 사람의 수가 더 많기 때문에 적지 않은 근로자들은 실업자가 된다. 기술적 실업은 기술의 발전으로 노동력을 기계가 대체하면서 생겨나는 실업이다. 정답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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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은 왜 문제인가
전기요금 인상과 한국전력의 막대한 누적 적자가 논란을 일으키는 시점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선업체들의 오랜 조직적 담합을 적발했다고 한다. 공정위는 한전의 전력선 구매입찰에서 11년간 담합해온 32개 전선업체를 적발하고 막대한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한편 검찰에 고발했다. 이 같은 담합으로 한전은 27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추가로 지급했다. 이 돈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됐을 터다. 담합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축내는 비신사적 행위일 뿐만 아니라 경제학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담합은 일반적으로 과점 시장에서 발생한다. 시장은 공급자를 기준으로 다수 공급자의 완전 경쟁 시장과 공급자가 하나뿐인 독점 시장을 양 극단으로, 그 중간에 소수의 공급자가 시장을 나누어 갖는 과점 시장으로 구분한다.
완전 경쟁 시장에서는 많은 공급자들이 경쟁을 통해 시장에 참여하기 때문에 공급하는 상품의 양이 가장 많고 균형가격은 가장 저렴하다. 반면 독점 시장은 경쟁이 없기 때문에 공급자는 완전 경쟁 시장보다 훨씬 비싼 값을 받으면서도 이윤을 가장 크게 얻기 위해 생산량을 완전 경쟁 시장의 공급보다 훨씬 적게 책정한다. 따라서 독점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완전 경쟁 시장에 비해 누릴 수 있는 이득을 상당 부분 독점기업에 빼앗긴다. 그런데 독점의 피해는 단지 소비자 피해에만 그치지 않는다. 경쟁 시장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인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깨지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후생이 감소한다. 말하자면 소비자들의 이득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그 중 일부가 생산자의 몫으로 돌아가지만 나머지는 시장구조가 왜곡되면서 공중으로 사라진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사회적 순후생손실’이라고 한다.
그런데 완전 경쟁과 독점의 중간쯤에 있는 과점 시장의 기업들은 이 시장에서 경쟁적 성격이 강해질수록 이윤은 줄어들고 영업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늘 독점적 성격이 더 강한 시장으로 만들고 싶은 유인을 갖게 된다. 과점 시장에서 이미 존재하는 기업들이 이윤을 가장 크게 만드는 방법은 모든 기업들이 합의 아래 독점기업처럼 행동함으로써 독점이윤을 확보하고 이를 나누어 갖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담합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니 담합은 독점의 경제적 폐해를 그대로 초래한다고 할 수 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이번 전선회사들의 담합은 32개에 달하는 기업이 참여했고 11년이나 지속됐다는 점에서 다소 특이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전력선을 공급받는 기업이 하나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 아닌가 생각해 보면서도 공정위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 하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한국외국어대 경제학 교수 tsroh@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