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경제체험대회

大賞 함양고등학교 팀
친환경 지역경제 파헤친 당찬 고교생들
경남 함양고등학교 팀과 단성중학교 팀이 ‘2011 전경련·한경 청소년 경제체험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제신문은 8일 서울 중림동 한경 다산홀에서 시상식을 열고 이들에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과 장학금 300만원·교사연구비 100만원(중등부는 장학금 200만원·교사연구비 100만원)을 수여했다.

올해 대회에는 총 400여개 팀(팀당 학생 4명·지도교사 1명)이 참가신청을 한 가운데 고등부 70개, 중등부 30개팀이 본선에 올라 실력을 겨뤘다.

주최 측은 이들이 낸 △경제체험활동 보고서 △기업탐방 보고서 △경제관련 도서 감상문을 평가해 대상 수상자를 정했다.

7월 경제체험 캠프에서 주제토론·발표를 한 것도 평가에 반영했다.

강성진 심사위원장(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은 심사평에서 “보고서에서 명확한 문제의식이 나타나고 끝까지 일관성과 연관성을 유지한 팀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의견을 얼마나 많이 반영했는가도 중요한 심사 기준이었다”고 덧붙였다.

함양고에서는 2학년 김소완·박혜리·이슬기 양, 조늘찬 군(17)이 정창욱 지도교사와 함께 참가했다.

이들의 경제체험활동은 모교의 학생 수가 줄고 있다는 것을 관찰한 데서 시작됐다. 평범한 발견을 군 전체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라는 큰 문제로 연결시켰다. ‘함양군 지역경제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이라는 주제가 나왔다.

함양군청 경제과, 함양 산삼축제, 재래시장, 지역기업 7곳 등을 방문해 관계자를 인터뷰했다.

이들은 인터뷰를 통해 투자 유치의 중요성, 지역축제의 경제성, 지역 중소기업의 역할 등을 배웠다. 재래시장 방문으로 함양 상권이 침체돼 있다는 것도 알았다.

보고서에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네 가지로 구분해 제시했다. △지역 축제 및 기업 홍보를 활성화하고 △함양 고유의 이미지를 개발해야 하며 △문화·교육시설에 투자해 젊은층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발이 잘 안 돼 있다는 단점은 ‘깨끗한 자연환경’이라는 장점을 보는 역발상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심사위원장은 “문제의식을 갖고 조사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웠고 조사한 내용을 자신들만의 시각으로 해석한 점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경제관련 도서 감상문은 기업가 정신과 관련된 책 네 권을 골라서 썼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그린 《너의 이름보다는 너의 꿈을 남겨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을 담은 《청소년을 위한 정주영의 성공멘토링》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기업가 정신의 주가 되는 것은 창조·도전정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독서를 통해 나도 기업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입을 모았다.

박양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나보다 훨씬 나쁜 조건의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크게 성공했다”며 “나도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네 명은 뚜렷한 개성만큼이나 장래희망도 제각각이다. 김양은 드라마PD를 지망하고 있고 박양은 미국 사회사업가 헬렌 켈러의 스승인 앤 설리번 같은 선생님이 되려고 한다.

이양은 ‘인권 검사’라는 특이한 일을, 조군은 경제학과 교수를 꿈꾸고 있다. 각자 갈 길은 다르지만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경험이 앞날을 개척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박양은 “실패를 딛고 일어선 기업가들을 보고 감동했다”며 “‘교사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든다’는 말이 들리지만 나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자다운 차분한 말투의 조군은 “현장에서 생생한 얘기를 듣고 글을 쓰니 문제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양은 “지역 기업인들의 산전수전 경험담을 들으며 인격적으로 많이 성장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들은 “상금을 어디에 쓸 거냐”는 질문에 “5만원씩 20만원을 모아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에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귀띔했다.

한편 이번 대회 금상은 서울 진관동 하나고등학교와 목동 월촌중학교가 받았다.

은상은 강원 횡성군 민족사관고등학교와 전북 부안여자중학교가, 동상은 성화여고·소명여고·영훈국제중·포항제철중이 각각 차지했다.

양병훈 한국경제신문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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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뛰고… 온몸으로 체험한 '현장 경제’

大賞 단성중학교 팀

중등부 대상 단성중에서는 김동현·이병걸 군, 심한나ㆍ정지현 양(15)이 팀원으로 참가했다.

이 학교 문성숙 교사의 지도를 받았다. 이 팀은 ‘보고, 듣고, 뛰고 온몸으로 느끼며 터득한 주변 생활경제’라는 주제로 경제체험활동을 했다.

이들은 캠코더와 마이크를 들고다니며 열심히 지역경제 일꾼들을 만났다. 먼저 산청군농협 단성지점을 방문해 지점장과 마주앉았다.

농협은 농산물의 주요한 유통창구이며 조합원들에게 보험 제공 등 여러 혜택을 준다는 말을 들었다. 진주상공회의소도 방문했다.

지역 기업인들이 모여 한목소리로 정부에 의견을 내는 등 공동의 이익을 도모하는 곳임을 알게 됐다.

농협에서는 농업인들이, 상공회의소에서는 기업인들이 서로 돕고 있음을 보고 지역 상부상조 경제의 윤곽을 잡았다. 김군은 “지역 발전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곳들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산청 양수발전소, 지역 생수 공장·장난감 공장 등을 방문했다.

단성 5일장에 가서 직접 물건을 팔기도 했다. 또 시장 상인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불편한 점이 뭔지, 개선책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등을 설문조사했다. 대형마트로 위축되는 재래시장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이군은 “직접 현장에서 부딪쳐보니 우리 지역 생활경제의 모습이 생생하게 보였다”고 말했다.

도서감상문도 체계적으로 준비했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권 소송 기사를 보고 특허와 관련된 책 《에디슨에서 아이팟까지》를 골랐다. 책 읽는데서 그치지 않고 특허청 관계자와 변리사를 인터뷰해 지식의 폭을 넓혔다.

강성진 심사위원장은 “스스로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돋보였다”며 “사전조사를 충분히 하고 탐방활동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했다”고 평가했다.

심양은 “이 대회를 계기로 현장을 다니다보니 경제문제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며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양은 “재래시장을 방문한 뒤 지역경제 침체가 심각하다는 점을 알았다”며 “앞으로 정부의 경제정책을 주의깊게 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