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전국 단위 청소년 경제체험대회인 ‘2011 전경련-한경 청소년 경제체험대회’가 참가팀들의 과제 접수를 마치고 20일부터 본격 심사에 들어갔다.

전국 100개 중·고교(중학교 30·고교 70)팀들은 지난 7~8월 한 달여 동안 경제 관련 독서 감상문, 기업탐방 보고서, 경제 체험활동 일지 작성 등의 과제를 수행했다.

생글생글 고교생 기자들도 열띤 취재를 벌였다. 생글기자 최예린 양(민족사관고 1년)은 “학생들이 시장에서 물건이 유통되는 과정을 알아보면서 책에서만 보던 경제 개념들을 한층 친숙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생글기자 김준형 군(대전외고 2년)은 “1990년대부터 탄소발생을 줄이는 친환경 작업환경을 구축한 한라공조를 탐방하고 산업 발전과 환경 보호가 병행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경제체험대회는 학계와 산업계 전문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거쳐 오는 11월8일 수상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대상(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에게는 교사 연구비 100만원과 학생 장학금 300만원이 주어진다.


------------------------------------------------------------------

“살아있는 경제, 창업과 시장에서 배웠어요”

“우리가 아는 경제는 현실의 학문인데 현실적이지 않아요.

학교에서 배우는 경제와 학교 밖에서의 경제가 너무 달라요. 이런 면에서 이론과 실사를 아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청소년 경제체험대회는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어요.”

민족사관고 2년 한재연 군은 경제체험대회가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한재연 학생을 포함한 네 명의 학생들이 이 대회를 통해 체험한 것은 우리 사회의 진짜 경제였다.

지난 7월25일부터 8월16일에 걸쳐 진행된 청소년 경제체험대회에 참가한 민사고팀을 만나봤다.

이 학생들은 ‘혁신’이라는 주제로 처음부터 경제에서 가장 기본적이고도 핵심적인 ‘장사’에 뛰어들었다.

모의 창업 같은 것이 아닌 진짜 장사를 시작한 것이다. ‘나무’를 뜻하는 스페인어 ‘아르볼’을 이름으로 내걸고 이들이 시작한 것은 친환경 문구류 사업.

아르볼의 활동은 제품 기획부터 시작해 제품생산을 위한 주문, 판매까지 모두 학생들이 담당하고 진행하는 형식이다.

현재 제품 기획이 모두 끝나고 주문 단계에 있으며 오는 10월 500권의 노트를 첫 판매할 계획이다.

한군은 “경제 관련 시험이나 모의 창업 대회는 많지만 실제적으로 장사를 해봐야 진짜 살아 있는 경제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제 체험활동의 일환으로 창업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혁신이라는 소주제 아래 이들은 경영 혁신 중 벤치마킹에 입각해 제품을 기획했다.

벤치마킹은 다른 사례와 자신의 성과를 비교하고 그속에서 상대의 장점을 적용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민사고팀은 이를 위해 친환경 문구류 제작 업체인 ‘공장(gongjang)’에 찾아갔다.

‘공장’ 방문을 통해 학생들은 아르볼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기존의 아르볼은 ‘친환경’이라는 타이틀 아래에서 ‘어떤 종이를 쓰느냐’에 초점을 맞추며 소재의 친환경성만을 고려했지만 ‘공장’의 경우를 참고해 유통 등 종합적 부분에 친환경을 적용하게 되었다.

500권 단위 배송, 제품을 통한 환경 메시지 전달 등이 그런 결과다.

이런 활동을 통해 아르볼은 작은 혁신을 맞이하게 됐다.

이어서 이들은 전통시장을 찾아갔다.

늘어나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속에서 전통시장이 어떠한 혁신을 통해 도약을 꿈꾸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찾아간 전통시장은 사람들의 인식 속 재래시장과는 많이 달랐다.

시장에는 궂은 날씨에도 쇼핑을 가능하게 하는 아케이드 천장, 고객 편의센터, 깔끔한 화장실, 유아보호시설 등이 완비되어 있었다.

배달 시스템이나 쿠폰 사용 등 대형 마트와 백화점에서만 보던 서비스들이 제공되기도 했다. 학생들이 시장의 상인 연합회 회장을 인터뷰한 결과 요즘은 상인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며 시장 상인들이 함께 봉사를 감으로써 사회 환원을 위해 힘쓴다고도 한다.

이 모든 것은 확실히 전통시장이 변화해감을 보여주고 있었다.물론 이 ‘변화’가 ‘진정한 혁신’인지는 학생들이 좀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였다.

시장 방문 후 팀원들은 ‘대기업의 위협으로부터 시장 상인의 일자리를 지켜낸 것 자체가 성공적 혁신’이라는 긍정적 입장과 ‘경쟁자인 대형마트 등을 흉내내기만 하는 것이 어떻게 성공적 혁신이냐’는 부정적 입장으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 함께 얻은 것은 ‘혁신’이라는 소주제에 대한, 나아가 ‘경제’라는 학문에 대한 인식의 변화였다. 이 모든 것이 생소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어려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책 속에만 있다면 학문은 빛을 발할 수 없다.현실과 만날 때 학문은 비로소 그 빛을 발한다.현재 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경제는 그런 의미에서 죽은 경제일 수밖에 없다.

교실 밖으로는 나오지 못하는 경제인 것이다. 살아 있는 경제를 체험할 수 있는 청소년 경제체험대회가 그래서 더욱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최예린 생글기자(민족사관고 1년) yerin0708@nate.com

-----------------------------------------------------------------


그리노믹스(Greenomics), 환경을 통해 경제의 미래를 보다


지난 한 달 동안 대전외고 학생 김수현, 김예윤, 박지원, 최열매 등 4명(지도교사 홍정화)은 경제를 실제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학생들은 그리노믹스(Greenomics)를 연구 주제로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그리노믹스란 환경(Green)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환경과 경제가 상충한다는 낡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환경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을 모색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이들은 그리노믹스가 어떻게 실생활에 사용되는지 알기 위해 기존의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태양광에너지와 지구온난화를 늦출 수 있는 탄소배출감축 두 가지 분야에 대해 자세히 탐구했다.

우선 한국수출입은행을 방문해 그리노믹스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4월 한국수출입은행은 녹색 기업 50곳을 집중 육성하기로 밝힌 바 있다.

학생들은 25일 한국수출입은행 대전지점을 직접 방문, 그곳에서 추진하고 있는 녹색성장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으며,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열에너지 관련 산업에 대한 기업 지원을 늘리는 이유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의 탄소시장 규모가 작고 거래 제도가 아직 미약하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 그 대안으로 ‘탄소시장 시스템 구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학생들은 탄소시장의 기본적인 시스템을 더 자세히 연구했다.

그들은 이어 한라공조를 방문했다.

한라공조는 1996년 최초의 녹색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지속적인 녹색성장을 실천해오는 기업이다.

학생들은 한라공조 녹색경영의 방향과 한라공조가 독자적으로 실행하는 친환경전략인 HCC 에너지 관리 시스템, 그린 파트너십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실시되는 탄소풋프린트제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들었다.

학생들은 ‘친환경적 기업으로의 이미지 개선’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얻는 효과보다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으로써 얻는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기업들의 저탄소상품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전외고 학생들의 주제는 태양열에너지와 저탄소를 통한 그리노믹스의 실천, 즉 친환경적인 상품과 기술들을 경제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미래에 각광받고 보편화될 수 있는 친환경 제품과 신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고 체험하기 위해 녹색성장 체험관(EGG Hall)을 방문했다.

녹색성장 체험관은 6가지의 주제로 나누어져 있었으며 주거공간에 이용되는 신기술과 저탄소 친환경상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그린 홈’ ‘녹색 교통’ ‘스마트 그리드’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 수 있었다.

이어 ‘그린 에너지’ ‘녹색성장 다짐’을 둘러봤다.

학생들은 위 활동 이외에도 녹색 직업을 탐구하고 직접 들었던 설명과 최근 시사경제의 흐름을 통합해 앞으로의 주가를 분석, 예측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한 달간의 경제체험을 통해 학생들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최열매 양은 “청소년 경제체험대회를 통해 낯선 사람들과 직접 부딪혀보고 팀원들과 협동해 하나의 완성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지식보다 값진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예윤 양은 “우리의 주제가 미래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졌던 만큼 이번 체험들을 통해 시대를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안목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번 경제체험대회를 통해 녹색성장 속에 포함되는 많은 내용을 배우고 관련된 지식을 쌓았으며 환경을 경제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안목을 갖추게 됐다.

김준형 생글기자(대전외고 2년) showw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