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보다는 독해력, 논리력에 ‘무게’
[대학 논술 Profiling] (15) 성신여대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벌써 여름방학이 거의 끝나갑니다.

자신이 준비하고 계획한 것이 잘 지켜졌기를 바랍니다. 이번 논술 프로파일링에서는 서울 성북구에 위치해 있는 성신여대 논술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성신여대는 고려대와 인접한 위치에 있고 4호선 성신여대역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지요.

그리고 이번 2012학년도 수시의 성신여대 논술전형 일정은 10월 3일 개천절입니다. 오전 9시에는 국문, 영문, 독문, 불문, 일문, 중문, 사학과 법학과가, 오후 1시에는 정외, 심리, 지리, 경제, 경영, 커뮤니케이션, 간호, 자율전공, 오후 5시에는 의류, 소비자, 사회복지, 교육, 사회교육, 윤리교육, 한문교육, 유아교육과가 논술을 치르게 됩니다.

이렇게 논술 시험을 시간을 정해서 3교시로 나누어 미리 고지한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작년의 경우 몇몇 대학에서 논술고사 시간을 미리 고지하지 않아 많은 학생들이 응시자체를 못한 적이 있었습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수시에서 논술시험은 주말을 활용하여 진행됩니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평일에는 대학교 수업이 진행되어야 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2~3개 정도 대학들의 논술시험 일정이 항상 겹치게 됩니다.

미리 논술시험이 고지되어 있지 않으면 학생들은 혹시나 해서 원서를 접수하지 못하거나 원서를 접수했지만 시험을 볼 수 없는 문제가 발생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작년에는 건국대 수시 1차 논술 시험이 10시~13시까지 진행된 날 오후 14시에 한국외국어대 시험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험 30분전에는 입실해야 하는데, 건국대를 지원하는 많은 학생들이 한국외국어대도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거리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 않지만 차로는 30분 만에 절대 도착할 수는 없지요.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위험천만하게도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타고 응시를 했었고 이것이 문제가 되어 교육부에서 논술 일자와 시간까지 정확하게 사전에 공개하도록 대학에 요구했습니다.

또한 수시 논술의 경쟁률은 보통 30~40:1 정도는 쉽게 넘어가 버립니다.

작년의 경우 98:1까지 간 대학도 있었답니다. 하루에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는 것이 현실이니 계열별로 나누어 몇 교시로 나누어 논술 시험을 보게 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성신여대의 경우 작년 논술 전형의 평균 경쟁률은 23.43:1이었고 수능최저등급도 적용되었습니다.

올해 수시 논술전형에서 뽑는 인원이 251명(인문+자연)을 기준으로 보면 약 6천명 정도가 작년에 지원을 한 것이지요.

올해는 아마도 6천명 이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능최저등급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작년의 불미스러운 사고와 놀라운 수시경쟁률이 일정과 시간까지 미리 3교시로 나누어 고지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수험생 여러분들은 원서접수 전에 지원하려는 대학들의 논술고사 일정과 시간을 꼼꼼하게 따져야 하겠습니다.

학생들에게 성신여대 논술이 잘 알려져 있지는 않은데, 이유는 논술이 꽤나 어려운 학교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지금도 그렇게 여전히 어려운지 어떤 주제가 어떤 문제 유형으로 나오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성신여대 논술의 특징
-철학적이고 사상적인 내용을 담은 난이도가 있는 제시문 출제. 하지만 전제 주제에 대한 소개를 통해 논지일탈은 어려운 논술


먼저 성신여대 논술의 첫 번째 특징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각 대학들의 논술에는 난이도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일반적으로 상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난이도는 올라가게 되는데, 가끔 예외적인 대학들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예외 대학이 2군데 있는데 첫 번째는 홍익대이고 두 번째는 바로 성신여대였습니다.

과거형으로 쓴 이유는 이후에 밝히도록 하고, 홍익대의 경우 글 좀 쓰는 학생들도 쓰기 버거운 논술난이도를 자랑합니다.

성신여대 역시 2009년· 2010년 논술의 경우 난이도가 꽤나 높았지요.

난이도가 높은 이유는 철학적이고 사상적인 내용을 담은 제시문들이 출제되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유형은 어렵지 않습니다. 요약과 비교 분석 정도입니다.

수리문제도 출제되지 않으며 영어제시문도 출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시문의 난이도 하나로 변별력을 가를 수 있는 논술이 바로 성신여대 논술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손도 못 댈 정도로 어렵지는 않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두 번째 특징 때문입니다.

성신여대 논술의 두 번째 특징은 제시문의 제일 상단에 논술시험의 주제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12학년도 모의논술의 경우 “제시문 가와 나는 경제정책에서의 국가 개입과 관련된 글이고, 다와 라는 오늘날 한국이 직면해 있는 고등교육 관련 상황입니다.

제시문을 읽고 질문에 답하되 제시문에 근거를 두기 바랍니다.” 라고 나와 있습니다. 논술을 조금이라도 준비한 학생이라면, 제시문 가와 나는 경제에 국가가 개입해야 하는가 그렇지 말아야 하는지로 입장이 각각 나뉜다는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아주 흔한 주제이기 때문이지요.

다시 말해 제시문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엄청난 정보를 주고 있기 때문에 제시문 난이도가 높아도 조금 생각해 보고 따져보면 답을 찾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창의력보다는 독해력, 논리력이 중심인 논술
성신여대의 논술은 학생들의 창의력보다는 독해력과 논리력을 중심으로 측정하는 논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판단한 것이기보다는 학교 측의 발표입니다.

학교 측에서는 자신의 논술을 “지문을 충분히 이해했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지문의 내용을 요약하고 주장의 논리적 분석과 추론하는 것을 물으며, 지문에서 이해한 내용과 논지의 분석을 토대로 현상에 대한 비교, 재구성 및 응용을 묻는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평가기준 역시 “①지문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가 ②지문 내용의 연관성을 서로 정확히 비교 분석하는가 ③글의 내용이 제시문에 근거하고 있는가 ④글의 서술이 논리적인가 ⑤글의 서술이 다각적이고 종합적인가 ⑥정확한 어법과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가”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 어디에도 학생들의 창의적인 사고를 평가하려고 한다는 말은 없습니다.

얼마나 정확하게 제시문을 이해하고 제시문의 논리를 잘 응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자신의 글이 논리적으로 잘 전달되고 있는지를 보겠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특징은 사실 성신여대만의 독특한 것은 아닙니다.

전체적인 대학의 논술의 추세, 혹은 트렌드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맞을 것입니다.

# 최근 2년 출제 주제

-학문적이고 두 입장이 대립되는 주제를 통해 구체적인 현실을 살펴볼 수 있도록 주어지는 논술

성신여대 논술의 주제 상 특징은 학문적인 주제를 엿볼 수 있는 난이도 있는 제시문 2개가 주어지고 이것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현실에 적용하여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는 형태를 띤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2011년 수시 3교시의 경우 전체 주제는 분배정의였습니다.

분배정의에 관한 대표 학자는 롤스입니다. 고등학교 도덕 교과서에 등장하는 유명한 학자입니다.

‘최소수혜자에게 최대혜택을’이라고 배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롤스의 대척점에는 노직이 있습니다.

이 시험에서 제시문 가는 바로 노직의 입장을 보여주었고 제시문 나는 롤스의 입장을 보여주었습니다. 만약 정의에 대해 미리 공부한 학생이라면 어렵지 않았을 수도 있으나 학교 측의 설명과 달리 미리 공부하지 않은 학생들이 정확하게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해진 정답’에 가깝게 쓸 수 있으면 합격권
[대학 논술 Profiling] (15) 성신여대
☞ 14면에서

이렇게 롤스와 노직이라는 분배정의에 관한 학문적이고 대립을 보이는 주제를 실제 1번 문제에서 비교하도록 합니다.

학생들에게 학문적인 주제에 대한 이해 정도를 묻는 것이지요. 그리고 제시문 다는 노직의 관점으로 설명될 수 있는 정약용의 인재등용관과 양궁국가대표 선발과정을 보여주고, 라는 롤스의 관점으로 설명될 수 있는 미국식의 지역균형선발을 보여줍니다.

제시문 마는 이동통신시장의 독점규제에 관련된 법을 담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2번 문제에서는 가-다, 나-라로 각각을 연결하고 비교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고 3번 문제에서는 나의 관점에서 마를 설명한 후 가의 관점에서 비판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조금 이해가 될 것입니다. 다소 추상적일 수 있는 주제에 대한 학문적인 접근만 하거나 구체적인 현실을 중심으로 묻는 것이 아니라 이 두 가지를 모두 물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나머지 주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느끼는 난이도는 꽤 높은 것이지요.

하지만 학생들은 문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출제의도가 무엇인지는 잘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그래서 논술을 어려워하고 좋은 답안을 쓰지 못하는 것이랍니다.

논술을 어느 정도 준비한 학생이라면 이제는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출제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논술문제 전체를 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전체 주제는 무엇이고 각각의 제시문의 입장은 무엇이며, 제시문들의 관계는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묻고 있는지를 따지면서 문제에 접근한다면 다소 추상적인 주제와 어려운 난이도의 제시문이라는 문제가 있어도 좋은 답안을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 논술 Profiling] (15) 성신여대
# 문제 유형 분석
- 요약, 비교, 분석, 비판이라는 논술의 기본기가 적용되는 논술


위의 표를 보면 알겠지만, 거의 모든 문제가 요약, 비교, 분석, 비판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분석을 한 후 입장을 선택하는 문제도 출제되었는데, 입장을 선택하라는 문제 유형은 비판하기 문제 유형과 글 쓰는 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위에서 설명한 2011년 3교시 문제의 경우 노직과 롤스의 주장은 대립됩니다.

만약, 이 주제 중 하나의 입장을 선택해서 논술하라고 하면 어떻게 쓰면 될까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자신이 선택한 입장을 여러 가지 근거를 들면서 지지하는 방법과 두 번째로는 상대방의 입장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입장이 타당함을 보여주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어느 것이 쉬울까요? 후자입니다.

해당 주제에 대해 잘 모르는 수험생이 또 다른 예를 들면서 자신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주장이 옳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쉽답니다.

성신여대 논술 문제 유형은 요약, 비교, 분석, 비판하기라는 논술의 기본기를 묻는 유형이 출제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논술의 기본기는 기본기이면서 전부일 때도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논술 프로파일링을 검토해 보면 많은 대학들이 요약, 비교, 분석, 평가, 비판하기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답안의 분량이 길어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분량은 써야 하는 내용과 비례
성신여대의 논술 문제의 경우 2011년까지는 300, 600, 1000자의 분량을 보이다가 이번 모의논술을 기점으로 800, 1000자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120분의 논술시험에 1600~2000자를 쓰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게 볼 때, 성신여대의 논술 분량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마다 써야 하는 분량이 꽤나 길다는 것은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분량을 채우기 어려워하고 부담스러워합니다.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도 벅찬데 분량까지 많아져 버리면 힘들어 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래서 논술을 포기하거나 논술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걱정을 합니다.

하지만 분량을 채우기 힘들어 하는 학생들은 첫째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지 않거나 둘째 써야 할 것은 다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논술에서 분량은 임의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써야 할 내용의 분량을 중심으로 정해지는 것입니다.

만약 자신이 어떤 글을 썼는데 주어진 분량을 채우지 못했다면, 자신이 글을 못 써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아직 더 쓸 것이 남아있다고 판단해야 합니다. 2012년 모의논술 1번 문제를 보겠습니다.

제시문 가와 나의 입장을 설명하고 다의 상황에 적용하여 각각의 입장에서 설명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 먼저 제시문 가와 나의 입장 차이를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의 300자 내외로 쓰게 될 것입니다.

이후 가의 입장에서 다를 설명하고, 나의 입장에서 다를 설명해야 합니다.

이 역시 각각 200~300자 내외로 쓰게 될 것입니다. 다 합치면 요구되는 분량이 나오게 되지요.

쓸 것이 많으니까 분량을 많이 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문제의 요구조건을 꼼꼼하게 따져 무엇을 써야 하는지를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분량을 채우기 힘들어하는 학생들의 특징은 ‘친절한’ 글쓰기를 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제시문을 읽은 나도 알고 문제 낸 사람과 평가하는 사람 모두 제시문에 대해 알고 있으나, 이 정도만 생각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면 분량 채우기가 힘들어 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학생들은 논술의 목적이 “자신이 이해한 것을 상대방에게 납득시켜 평가받는 것”임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답안은 하나의 완결된 글이 되어야 하며 읽는 사람에게 자신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정확하고도 자세한 설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강의를 할 때 농담으로 “부모님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답안을 쓰라”고 말합니다.

제시문을 읽지 않은 부모님이 답안을 읽어도 학생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자신이 쓴 답안을 내 글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읽어보기를 권해드립니다.

과연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전달이 되는지를 살펴보자는 것이지요.

이제는 올해의 수험생들은 논술의 기본기를 착실하게 준비하는 것에서 논술문제의 큰 그림을 파악하고 자신의 글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할 때입니다.

# 성신여대 논술 대비법 및 총평
성신여대 논술은 이른바 정해진 답이 있습니다.

학교 측의 평가기준을 보면 정확하게 답을 찾아 논리적으로 글을 쓰길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궁금하다면 성신여대 입학처에서 공개하고 있는 논술관련 강의를 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그 내용 중에는 답을 찾아야 1~2등급을 준다고 합니다.

또한 학교 측이 발표한 작년의 입시 현황 자료를 보면, 논술 전형 합격자들의 평균 논술 등급은 전체 6등급 중 2.3~2.7 등급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정답에 가깝게 접근한 학생들이 합격했다는 것이지요.

재미있는 것은 1등급 초반이 아닌 2등급 중반대로 평균 합격선이 나타난다는 것인데, 이는 논술 1등이 합격하는 것이 아니라 논술의 상위권 학생이 합격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학생들의 논술 실력은 아주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정답에 가깝게 쓸 수 있다면 성신여대 논술에서 좋은 결과를 예상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강현정 S·논술 선임 연구원 basekangg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