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버릇 여든 간다는데... 신용 관리는 청소년기부터"

[신용 이야기]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 / 인터뷰
"가정은 신용교육의 현장입니다. 유대인처럼 부모가 자녀에게 근검절약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몸소 보여줄 때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입니다. "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은 가정에서의 신용교육 중요성을 이처럼 강조했다.

여신 전문 금융회사는 신용카드사,리스사,할부금융사 등 예금(수신)을 받지는 못하고 대출(여신)만 해주는 기능을 가진 금융회사를 뜻한다.

여신금융협회는 이런 회사들이 모인 단체다. 이두형 회장을 만나 청소년들을 위한 신용교육 등에 대해 들어봤다.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신용이란 무엇인가요?

"신용이란 돈을 빌려 쓰고 약속한 대로 갚을 수 있는 능력이에요. 개인이나 기업,나라에 '신용이 있다'는 것은 곧 빌려간 돈을 갚을 능력이 충분히 있다는 뜻이지요. "

▼신용이란 무엇인지 설명해 주셨는데요,청소년들에게 왜 신용관리가 중요한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대사회를 신용사회라고도 하는데,그 이유는 신용을 이용해서 물건을 사거나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신용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금융회사는 고객 개인별로 신용등급을 나눠서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에게는 돈을 빌려주고 신용카드도 발급해주지만,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에겐 돈을 빌려주지 않거나 빌려주더라도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보다 이자를 더 많이 받아요.

신용등급을 높이려면 평소 신용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관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신용관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청소년 시기부터 합리적으로 소비하고 저축하며 신용을 관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해요. "

▼ 우리나라의 신용교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신용교육은 어릴 때부터 생활 속에서 배우고 익혀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청소년을 위한 신용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요.

신용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란 청소년이 성년이 돼서야 신용의 중요성을 깨닫지만 그때부터 신용교육을 받고 관리를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요.

유대인의 경우 부모는 자녀가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한 올바른 시각과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직접 가르치고 모범을 보여주죠.그러니까 가정이 바로 생생한 신용교육 체험의 현장이 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의 신용교육도 유대인처럼 부모가 자녀에게 근검절약하고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생활을 몸소 실천하며 보여줄 때 생활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거예요. "

▼회장님께선 공직 생활을 오래 하시고 금융회사 CEO(최고경영자)로도 계셨습니다. 자녀들에게 어떻게 신용교육을 시키셨는지 궁금한데요.

"특별한 교육보다는 제가 오랫동안 공직에 있다 보니 절약이 습관이 됐습니다.

이런 저를 보고 자녀들도 자연스레 절약정신이 몸에 밴 것 같아요.

또 용돈은 직접 현금으로 주지 않고 자녀들의 예금통장에 넣어서 체크카드를 쓰도록 장려하고 있답니다. "

▼신용사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신용카드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신용카드는 당장 돈이 없어도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외상카드예요. 신용카드가 있으면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돼 편리하고,포인트 적립이나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또 카드를 연체 없이 잘 사용하면 신용도 쌓을 수 있지요.

하지만 신용카드는 당장 돈이 없어도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물건을 충동적으로 사거나,분수에 넘치는 소비를 하도록 유혹하기도 하죠."

▼신용카드 사용시 꼭 기억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신용카드는 요술방망이가 아니에요,신용카드는 물건을 공짜로 얻는 게 아니라 빚을 지고 외상으로 사는 거예요. 잘 사용하면 매우 유용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아주 해로울 수 있어요.

그래서 평소에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습관을 길러야만 해요. 또 일단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연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연체는 신용을 무너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답니다. "

▼'생글생글'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생글생글'은 우리나라 청소년 경제논술신문의 선구자로서 고등학생들이 보다 쉽고 폭넓게 경제를 이해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왔는데요.

앞으로는 고등학생뿐 아니라 중학생,초등학생까지 독자층을 확대해 청소년들이 어릴 때부터 경제를 접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지요.

바로 어릴 때부터 꾸준히 배우고 익힌 합리적인 소비습관과 신용의식이 평생 간다는 뜻이에요.

여러분이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생활속에서 하나씩 실천해나갈 때 어느샌가 신용의 달인이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신용사회의 주인공은 자기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임을 잊지 마세요. "


정리 =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신용 이야기]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 /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