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잘하는 것 혹은 관심 있는 분야의 직업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들어본 말이거나 누구에게 조언을 할 때 한번쯤 사용해봤음직한 말이다.

꿈을 결정하는 데 있어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꿈은 단순히 미래의 직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직업이기 이전에 평생의 계획이며, 삶에 대한 행복과 만족도의 지표이다.

그러나 그 꿈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 이전에 학생들은 발바닥에 불붙은 양 학교와 학원 사이를 오가며 시간에 쫓기게 된다.

그리고 이상적인 직업에 대한 막연한 선망만을 가지고 '대학'에 간다.

대학으로의 진학은 꿈이 아닌 본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과 과정일 뿐이다.

또한 '필수'적인 것이 아닌 '선택' 가능한 교육이다.

하지만 현재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알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기 위해 대학 진학을 '선택'하는 고등학생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자신을 알지 못하는 학생들의 꿈은 간단하다.

흥미와 상관없이 유명 직업이나 돈을 많이 번다고 알려져 있는 한정적인 범위의 직업을 꿈꾸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 이외는 일단 수능 점수에 맞춰서 대학에 간 다음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왜 학생들은 자신만의 꿈을 가지지 못하는가?

학생들이 자신만의 꿈을 가지지 못하고 대세에 맞춰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생각이 없다기보다는 무언가를 생각해볼 시간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육체제도 대학진학에 직결되는 수능에 맞춰진 교육 제도로 변해가면서 학생들은 좀 더 넓은 분야를 접할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

정작 자신의 흥미를 찾을 만한 시간과 생각을 가지고 정리할 시간은 부족해지는 것이다.

덴마크의 교육은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의무교육을 마친 뒤에 일반 고등학교나 직업고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는데, 중학교 졸업생 중 약 50%만 고교에 진학한다.

더 놀라운 것은 대학 진학자 수는 청년인구의 8%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대학을 갈 필요성을 느끼는 학생만이 대학에 가는 것이다.

이런 수치는 그만큼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목표를 알고 그에 맞게 교육을 받는 학생이 우리나라에 비해 많다는 것을 뜻한다.

대학에 가지 않고도 충분히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갈 수 있음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반값 등록금을 외치는 학생들, 청년실업문제로 근로의욕을 잃어가거나 공무원 몰림 현상 등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등록금이 비싼 것이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이 전부 대학에 가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문제다.

꼭 가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는 아이들만이 대학을 선택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대학에 가는 이들에 한하여 재정적 지원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며, 거리에서 반값등록금을 외치는 학생들도 없었을 것이다.

청년실업 또한 학생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전문적인 교육시스템이 세부적으로 갖춰져 있다면 굳이 대학까지 진학할 필요 없이 좀 더 효율적으로 사회 전반의 다양한 분야에서 직업을 가질 것이고, 이렇게 된다면 직업 몰림 현상도 줄어들 것이다.

현 사회적 분위기에서 학생들에게 무조건 꿈을 가지라고 하는 것은 폭력이나 다름없다. 이미 사회에서는 학생들의 목표를 대학으로 한정지어 놓고, 그곳에서 꿈을 찾으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꿈을 가지라는 요구를 하기 전에 학생들이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하며, 현실적인 교육시스템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꿈은 가지고 싶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나'라는 존재에 대한 깊은 생각과 고민이 필요한 문제인 것이다.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학생에게 꿈을 꾸라고 하는 것은 물만을 주고 냉장고 없이 물을 얼리라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러므로 사회적 추세에 따른 편협되고 추상적인 꿈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만의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사회가 도와주어야 한다.

이런 사회가 조성된다면 자기 자신만의 꿈을 개척하고 성취하여 그 삶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이 많아지지 않을까.

이가연 생글기자(해성국제컨벤션고 3년) rkdus15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