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한-EU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되면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아빠, 또 생글생글 들고 회사 갔었지."

300호 특집 - 생글 열혈 독자
울산 함월고 3학년 김현담 양(19)은 아빠(김선현 씨 · 47)의 느닷없는 질문에 "아빠가 생글생글을 들고 회사로 출근하는 바람에 학교 다녀온 후 온종일 생글생글을 찾아 헤맸다"며 대답 대신 아빠를 향해 응석을 부렸다.

에쓰오일 중질유 분해공장에서 4조3교대 근무를 하는 김씨는 "야근 근무조일 때 휴식시간에는 딱히 할 일이 없는데 이때 생글생글을 읽으면 한 주간 경제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고 정신도 맑아지고 해서 딸 몰래 종종 생글생글을 가져갔다가 이렇게 혼쭐이 난다"며 웃었다.

어머니 안춘옥 씨(47)는 "대학 입시를 앞둔 딸을 위해 아빠가 요즘 생글생글을 더 열심히 챙기는 것 같다"면서 "퇴근 후 딸에게 경제이슈를 놓고 장시간 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 정말 다정해 보인다"고 말했다.

1990년 에쓰오일 입사 후부터 한국경제신문을 열독해온 김씨는 "회사일 때문에 매일 신문 전체를 다 읽어보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면서 "하지만 매주 발행되는 생글생글 덕분에 한 주간 일어났던 주요 경제이슈와 현안 등을 빼놓지 않고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인 안씨도 남편 못지않은 생글생글 열성팬이다.

부부가 이렇게 생글생글에 많은 애정을 보이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주식투자 등 재테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이들 부부는 무남독녀인 딸이 어릴 때부터 잔병 치레를 많이 하는 바람에 딸 곁에서 신문을 함께 보며 투자종목을 고르고 경제이야기를 하는 게 일상사였다.

안씨는 "어깨 너머로 부모의 신문 읽는 모습을 봐온 현담이가 자연스럽게 신문 읽기에 친숙해진 것 같다"며 "딸이 초등학교 6년 때 생글생글을 처음 접했는데, 무려 2시간 이상을 한눈 팔지 않고 생글생글을 읽고 아빠에게 내용을 조목조목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간접적이나마 경제교육의 힘이 얼마나 큰지 새삼 놀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담양은 중학교에 들어가자 아예 전문 경제서적까지 구입해 줄줄 읽을 정도로 경제에 대한 지적수준이 남달랐다.

이들 부부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 딸 덕분에 주식투자 손실을 줄였고 투자 수익을 적잖게 챙기는 행운도 안았다.

당시 중3이던 딸이 "중국의 경제성장 엔진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미국발 충격은 1~2년 내에 상당 부분 흡수될 것"이라며 보유한 주식을 팔지도 사지도 말고 장농 속에 꽁꽁 묻어두라는 말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 지금은 큰 수익원이 됐다.

김씨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세계 경제가 극한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어떻게 딸이 그런 전망을 자신했는지 정말 신기했다"면서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현담양은 "집에 오면 눈에 띄는 생글생글을 중2 때부터 열독하기 시작했는데, 커버스토리와 이코노믹 뉴스를 주제별로 스크랩하다 보니까 경제 현상 뒤에 일어날 미래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해지더라"고 말했다.

현담이 아빠는 작년 말 주식투자를 전제로 딸에게 종잣돈을 지원했다.

시장경제를 더 깊숙이 느껴보라는 취지였다. 현담양은 이후 가스 관련 업계 주식에 투자해 불과 6개월여만에 수익을 배 이상 불리는 수완을 발휘해 또 한번 부모를 깜짝 놀라게 했다. 수익금 일부로 최근 종신보험에도 가입했다.

평소 워런 버핏과 조지 소로스를 우상으로 삼고 있다는 현담양의 꿈은 펀드매니저다.

이를 위해 서울권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키로 하고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 중이다.

그녀는 "생글생글을 열독하면 경제공부는 물론이고 논술 면접에도 자신감이 생긴다"며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생글생글을 읽으며 공부한 것을 입학사정관에 적극 활용하면 경영학과에 합격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담양은 생글생글이 300회를 맞은 것과 관련,"시험 준비하기 바쁜 학생들에게 요점 정리가 잘 돼있는 생글생글보다 더 좋은 교재나 수험서가 없는 것 같다"며 "특히 학업여건이 좋지 않은 농어촌과 도서지역 학생들에게 생글생글이 널리 보급됐으면 정말 좋겠다"고 희망했다.

아빠 김씨는 "울산은 전형적인 기업도시인데도 대다수 고교들이 사회탐구에서 경제과목을 멀리하는 경향이 높다"면서 "전면 복지 등 포퓰리즘이 만연하는 현 시점에서 청소년의 올바른 경제교육은 100년대계를 열어가는 중요 좌표가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울산=하인식 한국경제신문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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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로 우리아이 논술 걱정 덜었죠"

# 학부모 윤미영씨

300호 특집 - 생글 열혈 독자
한국경제신문이 발행한 생글생글이란 논술 신문을 알게 된 것은 우리 아이가 용화여고에 입학하면서부터다.

학교에서는 전교생에게 신문을 무료로 나눠주고 아침 자습시간과 수업 시간에 보조 자료로 활용한다고 했다.

처음에 나는 '경제 신문에서 발행한 논술 신문이니 경제 · 경영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나 보는 신문'이라는 선입견으로 별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하지만 무심코 펼쳐 본 신문은 상식과 정보의 갤러리였다. 경제에 관련된 것뿐 아니라 시사,역사,철학,경제,정치,수리 논술 등 알찬 기사들로 넘쳐났다.

특히 시선을 끈 것은 한 주간을 뜨겁게 달구어 이슈가 된 시사 문제를 여러 면을 통해 보여주는 커버스토리였다.

평소 입시 준비에 바쁜 학생들이라 교과서 밖 세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데,그 눈을 세상으로 돌리는 계기를 마련해 줄 뿐 아니라 최근 시사 이슈에 대한 생각을 깊고 넓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듯했다.

또 시사이슈 찬반토론은 각 사안에 관한 다양한 생각들을 접하면서 균형 있는 시각을 갖출 수 있게 되어 유익한 것 같았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생글생글을 의무적으로 보게 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신문을 통해 세상을 읽기를 가르치고 있다.

선생님들께서는 교과서만으로 배경 지식을 쌓는 데 한계가 있으며 비판적 · 창의적 사고와 논리적 서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문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교육 시장에서는 수능이 쉬워질수록 대학 입시에서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가 논술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용화여고 학생들은 생글생글 덕분에 논술에 대해 불안해 하지 않는다.

신문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앞으로도 생글생글과 함께 우리 학생들이 멀리 보고 함께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