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매주 30분 생글방송 수업...“생글생글은 버릴게 하나도 없는 큰 고래”
▶생글 1300부를 구독하는 용화여고
=매주 화요일 30분간 생글방송 수업=경제 공부 너무 재미있어요.
=생글 담당교사 및 학생 지정운영,“논술공부엔 생글만한 교재가 없다”
=수행평가,nie교육,경제수업 등 활용폭도 다양.
“안녕하세요 여러분,이번 주 생글생글 커버스토리는 FTA 입니다.
국가간 자유무역협정을 뜻하는 말인데요.
FTA가 우리나라 경제와 국민의 삶에 미칠 영향을 상세히 분석해 놓았네요.자, 공부해 볼까요.”
지난달 28일 오전 7시35분 용화여고(서울 노원구 상계동) 1,2학년 28개 교실.
인기 총각교사인 김지훈 선생님(32)의 다정다감한 ‘생글생글 방송수업’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사회문화와 논술을 담당하는 김 선생님은 이인수,김소미 선배의 뒤를 이은 3대 생글 교사다.
김 선생님의 수업이 시작되자 980여명의 눈길이 ‘FTA 경제학…삶의 질이 달라진다’라는 제목의 1면 기사와 4,5면에 실린 심층해설 기사에 쏠렸다.
생글수업은 30분간 이어졌다.
강북의 명문 사립여고로 급부상하고 있는 용화여고는 ‘생글생글 여고’라고 불릴만큼 매주 발행되는 생글생글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용화여고는 생글생글 1호가 발생된 2005년 7월11일부터 6년간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한 논술교재로 활용해 왔다.
이 학교는 매주 화요일 오전 7시30분~8시를 생글 방송수업 시간으로 정해놓고 있다.
이 학교가 무료로 구독하는 부수는 전국 최고 수준인 1300부.
생글 수업은 화요일 아침 학교정문에 배달된 생글생글을 각 반의 생글 담당 학생이 30여부씩 가져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1학년 493명과 2학년 490명에겐 생글이 우선 할당된다.
이렇게 해서 남는 부수는 310여부.3학년 428명 모두가 1부씩을 가져가기엔 부족하다.
제1대 생글 담당 교사였던 이인수 선생님은 “한국경제신문에 부수를 더 신청할 수 있지만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며 “부수가 약간 모자라야 학생들 사이에서 서로 먼저 가져가려는 경쟁이 벌어진다”고 귀띔했다.미처 생글을 확보하지 못한 학생은 친구 것을 빌려봐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박흥원 교장 선생님은 생글생글 예찬론자다.
“이렇게 엄선된 컨텐츠를 무료로 매주 볼 수 있는 교재는 없다”는 게 교장 선생님의 평가다.
“생글생글은 시험위주가 아니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좋다”는 박 교장님은 “시장경제에 대한 보편적 가치와 관점을 시대성에 맞춰 잘 전달하는 게 생글생글이 가진 차별화된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용화여고에 2005년 9월1일 부임한 뒤 생글생글을 처음 보고 컨텐츠 수준에 깜짝 놀랐다”며 “우리 아이에게 생글생글 읽기를 권했던 기억이 새로운데 벌써 300호를 맞았다”며 축하했다.
학생들은 생글생글을 ‘일촌 친구’로 생각한다.
화요일 생글생글 방송수업을 듣고 1주일간 가지고 다니면서 읽으면 국내외 경제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반응이다.
1학년 이경진 양은 “중학교를 마치고 와보니 생글생글 읽기를 해서 처음엔 내용이 어렵게 느껴졌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찬찬히 읽으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생각이 큰 것같다”고 말했다.
정문에서 생글신문을 가져오는 당번이기도 한 이 양은 “반 아이들이 생글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스크랩도 해놓는다”며 “2,3학년이 되면 논술을 공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웃었다.
2학년 8반 이가현 양은 “화요일 신문을 받은 뒤 1주일 내내 집에 보관해두면서 읽고 있다”며 “커버스토리를 먼저 읽고 흥미있는 기사,시사토론 찬반 등을 중점적으로 읽고 있다”고 말했다.
2면에 실리는 인물기사와 시사 찬반토론을 많이 읽는다고 했다.
3학년 6반 윤수현 양은 “경영학과에 진학하려 한다”고 소개한 뒤 “3학년에게 배당되면 신문이 적어 일찌감치 생글을 확보하는 전략을 쓴다”며 활짝 웃었다.
“이인수 선생님의 지도로 1,2학년 때부터 꾸준히 생글을 봐 이젠 익숙하다”는 윤 양은 “논술에 대비해야 하는 3학년으로서 생글생글은 진짜 도움이 된다”고 했다.
3학년 1반 마건희 양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생글생글 내용을 주제로 토론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사토론 찬반 코너는 아주 유익하다”고 말했다.
2대 생글 담당 교사였던 김소미 선생님은 생글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고래와 같은 신문이라고 평했다.
그는 지면별로 분석한 자료까지 내밀었다.1면과 4,5면에 실리는 커버스토리는 매주 가장 중요한 경제 사회 이유를 다룬다고 했다.
“K-POP,반값등록금,전관예우,SNS의 두얼굴,양심이 무너지는 사회, 한국기업의 기상,줄줄 새는 개인 정보 등 최근 실린 커버스토리를 줄줄 꿰고 있었다.
“학생들이 꼭 읽어봐야 할 논술의 주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어 정말 좋습니다.”
그는 2면에 실리는 ‘피플인 포커스’에 실리는 주요 인물기사는 학생들에게 표상이 된다고 했다.
김 교사는 “글로벌 이슈면은 학생들의 시야를 세계경제로 이끌어 주는 생글만의 컨텐츠이며 주경철 서울대교수가 쓰는 경제사 뒤집어 읽기는 학생은 물론 교사들이 읽어도 좋을 내용”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또 ‘한국작가가 읽어주는 세계문학’코너는 우리나라 학생에게 절대적으로 부족한 작가와 작품 해설이 충실하게 담겨 있어 학생들에게 꼭 읽게 한다”고 했다.
논술따라잡기와 입학사정관제 따라잡기는 학생들에게 입시정보를 전달해주는 기능을 한다는게 김 교사의 설명이다.
김 교사는 “처음에 생글은 한 반에 5부씩 할당됐는데 이젠 30부 이상으로 늘었다”며 “중학교와 고교에 제대로 된 경제교과서가 없는 현실에서 생글생글은 공교육용으로 너무 우수하다”고 극찬했다.
생글수업 개척자인 이인수 교사는 “사회수업 시간에 수행과제로 생글 스크랩을 채택하고 있고 방과후 NIE 수업과 생글논술반을 운영할 정도로 용화여고는 생글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 교사는 “이런 생글이 무료라니 요즘도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생글 담당교사들은 생글이 좀더 시각적으로 재미있게 편집됐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함께 생글을 보지 않는 고교에 생글신청을 권하기도 했다.
또 학생들이 보고 싶어 하는 대학탐방 코너나 대학 명강의 같은 연재물이 실렸으면 하는 바람도 나타냈다.
문과 외에 이과 학생용 컨텐츠 보강도 주문했다.
이인수,김소미,김지훈 교사는 인터뷰 말미에 “생글 300호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며 손으로 ‘하트’표시를 날렸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