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와 애국심은 서로 소통


성실·고액 납세자 존경해야

[세금을 바로 알자] (5) 납세가 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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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얼마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인 페이스북을 찾아 '국민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이때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와 의미심장한 조크를 주고받았다.

"솔직히 말해 나와 저커버그 같은 사람들은 ○○을 더 내야 합니다. "

"찬성합니다. "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2올해 벽두부터 해외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우리 해군의 청해부대가 '아덴만의 여명' 작전을 펼쳐 소말리아 해적을 소탕하고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을 모두 구출했다는 소식이었다.

국민들은 대단한 활약을 펼친 우리 해군에게 박수갈채를 보냈고,그때의 영웅담을 소재로 한 영화까지 만들어진다고 한다.

통일신라를 부흥시켰던 장보고가 완도에 설치한 해상무역기지 청해진에서 따온 청해부대가 맹활약을 펼친 것은 최영함이 있기에 가능했다.

물론 최영함은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자랑스러운 군함이다.



3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몰은 해마다 엄청난 관광객들이 찾아드는 명소다.

미국의 역사를 상징하는 건축물과 박물관을 구경할 수 있는 데다 1년 내내 광장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져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관광객 중에는 미국 각지에서 수학여행을 온 학생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학생들에겐 이들 모두가 살아 있는 교육장이다.

드넓은 광장의 양쪽 끝에 자리한 링컨기념관과 의사당 사이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연사박물관, 항공우주박물관, 민속박물관, 미국역사박물관 같은 대형 박물관을 찾아 공부도 하면서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곤 한다.

# 세금의 토대는애국심

위의 세 가지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세금의 역할과 애국심이다.

조국을 사랑하지 않으면 저커버그가 기꺼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얘기에 수긍하지 않았을 테고, 혁혁한 공을 세운 청해부대와 최영함에 눈과 귀가 쏠리고,미국 학생들에게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 주는 내셔널몰이 존재하는 것도 세금 덕분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선 자신뿐만 아니라 저커버그를 비롯한 잘나가는 기업가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고 했고,해적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며 우리 국력을 과시했던 청해부대와 최영함의 활약에 우리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찬사를 보낸 것도 세금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미국 학생들이 수학여행지로 내셔널몰을 찾아 애국심을 기르는 것 또한 세금 없이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세금이 애국심의 바탕에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결코 틀린 얘기가 아니다.

나라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데는 세금의 역할이 무척 크다.

집안살림을 꾸릴 때 돈이 들어가듯 나라 살림에도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국가는 세금으로 각종 공공시설을 세울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실 납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것은 국가와 사회에 대한 기여와 함께 이웃을 위한 나눔 활동이다.

국가를 튼튼하게 함으로써 국력 신장의 기틀이 되고, 여러 사람이 함께 누리는 공공 혜택을 늘림으로써 국민들에게 행복한 삶을 안겨 주기 때문에 개인이든 기업이든 성실한 납세는 바로 애국이다.

# 세금이 만든강한미국

미국을 강대국으로 끌어올린 것도 세금의 힘이다. 그만큼 고액 납세자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국민이 잘살지 못해 제대로 세금을 낼 수 없다면 오히려 짐이 될 수밖에 없다.

세금을 많이 내야 나라가 부강해진다.

따라서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애국자로 존경받아야 한다는 것이 미국 자본주의 시장의 논리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고액 납세자들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등 성실하게, 그리고 세금을 많이 낸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우대를 해주고 있다.

산업의 발달과 다양화가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세금이 생겨나기도 한다.

하지만 새로운 세원(세금을 매기는 바탕이 되는 소득이나 재산)을 만들기보다는 성실 납세를 유도하는 게 훨씬 더 바람직한 일이다.

세금을 만들어 추가로 걷는 것은 반감을 야기해 오히려 성실한 납세자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루이 15세가 프랑스를 다스리던 때의 일이다.

재정 담당 장관을 맡은 실루에트는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세원 확보에 주력했고, 국민들도 그에게 거는 기대가 대단했다.

하지만 실루에트의 지나친 의욕이 화근을 불렀다.

심지어 사람이 호흡하는 공기에까지 과세하겠다는 악수를 둠으로써 성실 납세자들마저 등을 돌렸고, 결국 세금에 시달린 성난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 몇 달 만에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프랑스 사람들은 짧은 임기에 그친 그의 이름을 '지나가는 그림자'라는 뜻으로 사전에 실었다고 한다. 실루에트의 에피소드는 새로운 과세가 성실 납세에 역행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좋은 교훈이다.

# 성실납세 존경 분위기 시급

국세청은 성실 납세 의식을 더욱더 북돋우기 위해 '성실 납세자는 편안하게, 탈세자는 엄정하게'라는 정책을 펴고 있다.

세금을 성실하게,그리고 많이 낸 사람들이 사회에서 존경받는 풍토 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하고 실질적인 성실 납세자 우대 혜택을 마련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국민들의 성실 납세를 유도하기 위해 국세청은 매년 3월3일을 납세자의 날로 정해 모범 납세자를 선정해 왔다.

다른 사람이나 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납세자를 뽑아 긍지와 자부심을 높여 주기 위해서다.

모범 납세자에게는 세무조사 유예 같은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예를 들어 성실 납세를 인정받아 모범 납세자로 선정되면 상을 받은 날부터 일정 기간 각종 세무조사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어 사업이나 자신의 일에 전념하는 이점이 생기게 된다.

소득세 납부 금액에 따라 일정한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세금포인트제도도 시행 중이다.

포인트에 따라 납세 담보를 면제하는 한편 세금포인트가 1000점을 넘을 경우 세무서에 들르지 않고도 민원 서류를 무료 택배서비스로 받을 수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신용카드 포인트로 국세를 납부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혜택과 더불어 성실 납세자가 존경받는 문화가 자리잡게 되면, 국민들에게 성실한 납세 의식을 고취시켜 원활한 국가 재정 확보로 이어질 것은 틀림없다.

기부에 앞장서는 사람들은 많은 박수를 받는다.

고액의 세금을 납부해 밝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 성실 납세자들에게도 박수갈채와 함께 찬사를 보내는 게 마땅하다.

투명하면서 공정한 재정 집행도 빼놓을 수 없다.

신중하고 엄격한 재정 집행으로 세금 낭비를 막는 것도 성실 납세를 유도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세금과 애국심의 활발한 소통이 이뤄져야 성실 납세가 늘어난다.

자료:국세청 세정 홍보과 (02) 397-7506~8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 세금 퀴즈 / 정답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는 해마다 납세자의 날을 마련해 다양한 행사와 함께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해 국가재정에 기여한 모범 납세자들에게 상을 주고 있습니다.

납세자의 날은 언제일까요?

① 3월2일 ② 3월3일 ③ 3월4일 ④ 3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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