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주 금요일 밤마다 많은 국민들을 설레게 했던 '슈퍼스타K 2'라는 프로그램을 기억하시나요?

전국적인 예선을 거쳐 선발된 톱 11명이 매주 공연을 하고 시청자들의 투표와 심사위원 점수를 합산해서 꼴찌들을 계속 탈락시킨다.

슈퍼스타K 2의 인기는 최종회 당시 18%의 시청률로 케이블TV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동시대 지상파 방송들을 모두 제치는 성과를 올렸다.

슈퍼스타K 2를 시작으로 최근 '나는 가수다''위대한 탄생''오페라스타'등 지상파나 케이블을 막론하고 서바이벌 오디션프로그램이 인기를 몰고 있다.

특히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은 가창력이 뛰어난 중견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나는 가수다'는 7명의 가수가 2주에 한 번씩 한 달간 총 두 번의 공연을 하고 그 두 번의 공연을 합산한 점수가 가장 낮은 가수를 탈락시키고 한명의 새로운 가수를 영입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7명의 가수들이 탈락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한다.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의 선전은 우리 사회의 만연하는 경쟁풍토를 보여주는 일례로 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나서까지 경쟁만을 강조하는 이런 풍토가 과연 바람직할까.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경쟁의 사회에 직면한다.

다른 아이들보다 앞서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엄마들은 좋은 유치원을 찾아다니고,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과외를 시키고,그렇게 해서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경쟁의 세계에 발을 디디게 된다.

이런 상황은 초등학교를 넘어 중학교에 가면서부터 더욱 심화된다. 중학교에서는 명문대 진학 실적이 좋은 외국어고등학교나 과학고등학교와 같은 일명 특목고에 진학하기 위한 학생들 간의 경쟁이 본격화된다.

특목고에 진학한다고 해도 경쟁은 끝이 아니라 오히려 잘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탓에 경쟁은 더욱 심해진다.

학교성적문제로 친구들과의 사이가 틀어지는 것은 다반사이며 심지어 선생님들과도 다투는 일이 잦다.

그렇게 대학을 들어간다고 해도 경쟁은 끝나지 않는다.

취업경쟁이 이어지고, 취업을 한 후에도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실적을 만들어 내야한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이상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극심한 경쟁 속에서 살아야한다. 물론 경쟁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경쟁은 사람들의 의욕과 창의력을 고취시키고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는 자본주의사회를 지탱하는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경쟁이 인간사회에 기여한 바도 적지 않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경쟁만을 추구하는 사회로 가고 있다.

이러한 무한 경쟁 사회의 풍토 속에서 KAIST학생들의 자살과 같은 사회적인 병폐도 속속 일어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드는 상황 속에서 핀란드는 이에 대해 강력한 반증사례가 된다.

핀란드는 등수가 없는 교육으로 유명하다. 핀란드 교육방식은 경쟁이 아닌 협력이 주를 이룬다.

또한 핀란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하는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학업성취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미국이나 영국 등 수많은 나라들이 선택한 경쟁으로 얼룩진 실용주의 교육보다 경쟁 없는 협력에 의한 교육이 효율성 측면에서도 앞서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한 경쟁을 추구하는 풍토로 인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는 시점에서 협력이란 새로운 가치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다.

황인성 생글기자(성남외고 3년) hwag10000@naver.com